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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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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발등의 불’… 정부·기업·가정 모두 나서야



2009년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지속되고 있다. 결혼 및 출산 기피 경향이 확산됨에 따라 이 같은 출산율은 앞으로도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저출산이 왜 문제가 될까. 출산율이 떨어져 인구가 줄면 경쟁도 감소해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살기 좋아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커다란 착각이다.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는 인구와 상관없이 부(富)가 생산되기에 사람 숫자가 적을수록 개인당 부가 증가할 수 있으나, 가진 거라고는 인적자원이 전부인 우리나라는 유감스럽게도 그렇지가 못하다.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은 기본적으로 국민경제의 생산과 소비 수준, 국가 재정의 건전성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면 국가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소비가 줄기 때문이다. 신생아 1명이 평생 12억2천만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15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출생아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소비가 줄고 이에 따라 생산과 일자리도 줄어들게 된다.
 

인구 감소보다 더 큰 문제가 인구구조의 고령화다. 저출산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고령화가 가속화해 인구의 상당 부분을 고령인구가 차지한다. 당연히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노동생산성이 낮아지게 된다. 이는 국민경제의 생산 측면을 악화시킴으로써 소비 위축과 병행해 국가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출산 추세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잠재성장률이 2010년대 4.2퍼센트에서 2040년대에는 0.7퍼센트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고령화가 진행되면 세수 기반은 약화되는 반면, 사회보장 지출 수요가 증가해 재정수지가 악화되는 것이 필연적이다.

결국 저출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촉진해 국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저출산의 덫’에 빠지기 전에 빨리 정상 수준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정부는 그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6년 범정부적으로 ‘제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해 인식 개선, 보육지원 확대, 임신·출산 지원체계 확립, 산전후 휴가와 육아휴직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민들은 여러 자녀를 낳고 키우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제도적으로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고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그동안 시행해온 1차 대책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제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올해 중 마련할 예정이다. 일과 가정생활을 균형 있게 병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 및 이용환경 조성에 주력하는 한편, 다자녀에 대한 우대, 보육료 지원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국가 사회 전반에 총체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다. 따라서 저출산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계획적 투자와 사회 각 주체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저출산 정책이 미래를 향한 투자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고 범국가적 추진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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