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국인 4천만명 이상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그중 2천만대 이상이 스마트폰이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부모는 스마트폰을, 자녀들은 일반폰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자녀들도 곧 스마트폰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은 기기 값이 비싸 거의 다 할부 약정으로 쓰고 있어 한달에 최소 6만원 이상이 빠져 나간다. 추가적인 음성 통화까지 감안한다면 한 가정에서 휴대폰 사용료로만 20만원 이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집집마다 유선 인터넷도 깔려 있고 집 전화나 인터넷 전화에 케이블 방송료 또는 IPTV 사용료까지 내고 있다. 여기에 TV 시청료와 신문 구독료까지 합치면 최소한 한 가정에서 30만원 이상 빠져 나간다. 인터넷으로 구입해 보는 책이나 음악 등을
문화비로 따로 계산하더라도 스마트폰의 유료 앱, 컴퓨터나 IPTV로 다운받아 보는 유료 동영상 구입비도 무시할 수 없다.
인터넷 망, 무선 망 등 물리적인 선을 깔아놓고 월정액을 받아가는 것은 세금과 같다. 통신사들은 오늘도 ‘사용자당 평균이익률’ 올릴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물리망 자체는 아무런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을 통해 요금이 저렴해져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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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 LTE가 되면서 요금 또한 올랐다. 4G는 속도가 빨라 동영상도 볼 수 있을 정도지만 3G에 있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사라졌기 때문에 인상 효과가 훨씬 더 크다. 전국 망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더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과도기인 탓에 3G와 4G 하드웨어를 모두 내장하느라 하드웨어 제조 원가도 비싼데 이 비용까지 모두 사용자 부담이다.
성능이 우수한 단말기는 4G용으로만 출시하고 있다. 단말기만 사용하기를 원하는 3G 사용자에 대한 혜택도 없다. 최근까지 돈주고도 사용할 수 없었으나 다행히 3G 유심을 사용할 수 있게 정책이 바뀌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려면 뻥튀기된 단말기 가격을 다 줄 수밖에 없어 전혀 실효성이 없다.
통신사들이 4G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대리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정작 사용자를 위한 혜택은 전무하다. 완전한 데이터 통신인 4G에서는 음성 통화, 문자 메시지, 그리고 데이터 사용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3G까지는 이들을 구분한 탓에 문자는 남고 음성은 모자라는 등 불합리한 면이 있었다. 4G에서는 이들을 모두 통합하여 합리적인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동통신 기본료는 애초에 2G 인프라 구축을 보전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설비투자에 들어간 비용을 이미 넘어선 지 오래다. 통신사들은 3G와 와이브로 망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4G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동통신망은 국가 기관시설이 아니다. 사기업인 통신사들의 미래 영업을 위한 시설 구축을 사용자들의 돈으로 해결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통신사들은 실적이 악화되었다고 엄살을 피우고 있지만 올해도 3사 합해서 총 2조가 넘는 돈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배당금을 망 구축 재투자로 돌린다면 4천만에 육박하는 사용자들이 기본료를 낼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당연한 시장 논리가 무시되는 것은 통신시설 구축이 국가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국민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런 국민들의 애국심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
방통위의 통신요금 포털 구축도 좋은 일이지만 그보다는 훨씬 강도 높은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서 재판매하는 MVNO 사업자도 활성화시키고 제4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제5, 제6의 이동통신사도 허용해야 한다. 이들은 특히 와이브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국가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는 5월이면 사용자가 원하는 단말기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고 통신사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여태까지는 한국에서 통신사들이 허용한 휴대폰만 쓸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운영했으나 이제 블랙리스트에 오른 휴대폰을 제외하면 어떤 폰이라도 쓸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의 하드웨어 선정 과정의 횡포도 사라질 것이다. 단말기 제조사들끼리 자유롭게 하드웨어 성능 경쟁을 할 수 있고 유통 경쟁이 치열해져 통신료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말고 좀 더 미래를 보는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4G에서는 음성 통화도 디지털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동형 인터넷 전화가 활성화될 것이다. 벌써 외국에서는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이 음성 통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광고 수입을 노리고 사용자 확보를 위해 음성 통화 자체는 무료로 서비스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에서는 통신사들이 수익의 보전을 위해 모바일 인터넷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이 상황을 계속 방치함으로써 국내 포털과 같은 인터넷 업체뿐만 아니라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되면 결국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에게 국내 음성 통화 시장도 내주게 될 것이다. 눈앞의 이익 대신에 미래의 경쟁력을 위해서 국가가 나서야 할 시점이다.
하루빨리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국가 정책을 고쳐야 한다. 그리하여 국내 업체들이 세계로 진출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사이버 통신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신사들은 이들 업체에 투자하고 적극 지원함으로써 오히려 글로벌 통신사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점차 인터넷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통신의 자유를 넘어 정보 접근권이 국민의 기본권화되고 있다. 통신 요금을 낮추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통신사들이 물리망 위주의 사업 정책을 고수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데이터 통신 시대에는 국가 단위 통신사들보다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이 사용자를 많이 확보한 업체들이 중심이 되는 사이버 통신사가 위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물리망 위주 정책 포기는 통신사들이 이런 시대를 선도하도록 만드는 좋은 방안이 될 수도 있다.
글·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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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