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노사는 합작 투자자



한국의 노사관계는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경제, 기술, 사회의 급속한 변천과 노동법 개정은 기존의 노사 생태계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세계화, 개방화, 정보화 시대를 맞아 노동세계는 무한경쟁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뿐만 아니라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 새로운 노사관계 제도의 실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실로 우리의 노사관계는 지각변동기 앞에서 산업평화 유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지평을 적극 펼쳐야 할 전환점에 서 있다.


노사관계의 발전단계는 개별종속-대립투쟁-갈등협력-사업동반 공동체 등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의 노사관계는 2단계인 ‘대립투쟁의 노사관계’ 틀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노사관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노사관계, 양보와 희생을 외면하는 노사관계, 상생과 고통분담을 거부하는 투쟁적 노사관계란 점이다. 이는 기업성장과 국가발전의 걸림돌이다. 우리의 노사관계도 4단계인 ‘사업동반 공동체 노사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짜야 할 것이다.
 

노사관계에는 ‘이해 공통적인’ 측면과 ‘이해 대립적인’ 관계가 동시에 공존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노사관계를 ‘갈등 동반자 관계’로 규정짓기도 한다. 세계는 자본과 노동이 융합된 공동체 기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선진 산업사회에서는 1980년대부터 노사관계를 노동과 자본의 계급투쟁이나 노동 상품의 거래관계로 보는 ‘기계론적’ 패러다임에서, 가치창출을 실현하는 자본과 노동의 사업 공동체인 ‘유기체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바라보기 시작했다. 노사가 합작투자자로서 사업 공동체, 소위 ‘소셜 조인트 벤처(Social Joint Venture)’의 이념과 행동으로 이해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도 갈등과 투쟁관계에서 벗어나 사업동반 공동체 관계로 변신토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업 동반자로서 노사관계를 기대하기 위해 경영자는 노동을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합작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근로자에 대한 보상도 노동 상품의 대가로서, 원가 절감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투자 동반자로서 보는 눈이 필요하며, 경영성과에 따른 보상정책도 적극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은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 또 경영 객체로서의 노동이 아닌 주체로서의 노동 참여와 혁신이 적극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람을 주체로 삼는 경영, 사람을 중시하고 이들의 유기적 협동관계를 중시하는 경영이 추구돼야 한다. 동시에 노동도 한시바삐 이념적 투쟁에서 벗어나 사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중시하고, 작업장 혁신과 경영 혁신에 동참함으로써 경영의 가치창출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
 

또한 사업 동반자적 공동체 노사관계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적합성이 있는 국가정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는 법과 질서를 지키는 노사 관행을 비롯해 공동체 노사문화 창달, 일자리 창출과 고용 촉진을 위한 노동시장 개발, 공공 부문의 노사 선진화,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제도 정착화 등 정책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사관계는 한 나라의 사회적 기반구조(Social Infrastructure)이며 국가경쟁력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이다. 따라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예외 없이 국가발전 모델에 노사관계 발전전략을 적극 포함시키고 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더 적극적이고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