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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박두용 한성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안전이야말로 과학이요 투자

 

현대사회는 위험사회다. 건물이나 시설은 점점 고층화하고 땅속으로도 깊이 들어간다. 구조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교통수단은 점차 고속화, 대형화한다. 가스와 전기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설비는 갈수록 대형화, 집적화한다.

미래사회는 더 큰 위험사회다. 미래산업의 주역으로 꼽히는 나노, 유전자조작, 발광다이오드(LED) 등과 같은 신기술이나 신산업은 새로운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신기술과 신산업을 포기할 수도 없다.
 

위험사회란 위험을 회피하거나 배척하는 사회가 아니라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회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고도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 선진국일수록 위험은 점점 대형화, 복합화, 고도화하지만 사고발생률은 점점 더 낮아진다. 고도 경제성장의 양날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사고공화국’이다. 안전에 관한 한 후진국이다. 불편하지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사고로 다쳐서 병원 치료를 받은 건수는 1년에 무려 1천3백만 건에 이른다. 직접비용만 27조5천억원이다. 간접비용에다 다친 사람을 돌보기 위한 제2의 노동력 손실까지 고려하면 그 손실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짧은 기간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안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온 탓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땜질식 처방이나 대증요법으로 버텨온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처한 결과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대충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신기술과 첨단산업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꿈꾸는 우리나라는 이미 고도의 위험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소한 위험도 순식간에 기업을 망하게 하거나 사회적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안전은 공짜가 아니다. 공짜 점심만 없는 게 아니라 공짜 안전도 없다. 안전이야말로 과학이요, 투자다. 안전 선진국은 안전한 나라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나라다. 신기술과 첨단산업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꿈꾸며 선진국 진입을 준비하는 우리나라가 안전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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