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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칼럼 -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이 위기 탈출 대안


2006년 제정된 현행 비정규직보호법은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에 제동을 걸기 위해 만들어진 법임에도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함으로써 비정규직의 실직과 빈번한 교체, 일자리 축소, 외주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해왔다. 이처럼 현행 비정규직법이 당초 입법의도와는 달리 고용 불안정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내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특히 현행 비정규직법을 시행한 지 2년이 되는 올해 7월이면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한 지 2년을 초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가 1백만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만일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면 대량 실업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비정규직법이 당초 기대했던 정규직 전환보다는 비정규직 해고를 초래하게 된 상황에서 보완책만으로는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재 고용상태를 유지하면서 정부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행법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해온 선량한 사업주가 법 개정으로 오히려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며, 나아가 그동안 정규직 전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차별을 감내해온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신뢰이익을 박탈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개정안에 따른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이 비정규직을 더 늘릴 뿐 그들에 대한 보호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노동계의 비판은 정부가 반드시 경청해야 할 주장이다. 특히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사전에 보완책을 준비했어야 함에도 갑작스레 비정규직 사용기간의 연장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들고 나온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례없는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고용사정 악화’라는 특수한 사정을 감안하면, “비정규직법이 당초 기대했던 정규직 전환보다 비정규직 해고를 초래하게 된 상황에서 보완책만으로는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이영희 노동부 장관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즉, 다양한 비판의 여지가 있는 것만은 틀림없지만 세계적 금융위기로 초래된 최근의 경기 침체와 고용시장 냉각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이번 비정규직법 개정안은 불가피한 고육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 같은 갑작스런 궤도 수정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를 떠나, 정부는 앞으로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바탕 위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보호장치(Adequate Safeguard)를 제공하기 위한 법과 제도 마련에도 최선의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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