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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47호>지구촌 양극화에도 눈을 돌리자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B]단상 1 : 바그다드에도 봄은 오는가[/B] 2003년 5월 11일 망망한 사막 저편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이글거리는 태양을 뒤로하고 긴장 속에 입성한 바그다드에는 전쟁의 상흔만 어지러이 널려 있었을 뿐 아라비안나이트의 화려함은 어디에도 없었다. 문명의 발상지에서 문명은 찾아볼 수 없었고, 세계 2위의 석유대국에 석유는 없었다. 매캐한 연기와 태울 듯이 뜨거운 태양의 열기 속에, 굴러다니는 게 신기한 낡은 차량들이 단 몇 방울의 기름을 넣기 위해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바그다드는 요르단을 떠나 사막 길을 15시간 이상 헤치고 들어간 세 한국인을 그렇게 맞이했다. 그 이후 차량폭탄의 폭음과 콩 볶는 듯한 총성, 손에 잡힐 듯 낮게 날면서 괴성을 지르는 미군 헬기, 그리고 전기를 쓰기 위해 종일 돌려야하는 발전기 소리는 일상의 한부분이 되었다. 필자가 바그다드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무소를 개설한 것은 현지에 입성한 지 3개월이 지난 2003년 8월 중순. 전쟁의 상처로 고통받는 이라크의 재건을 지원하는 것이 사무소의 임무였다. 2007년까지 4년 반 동안 2억60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한 우리 정부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기 위해 지금도 KOICA 바그다드사무소 직원들은 방탄복과 권총으로 무장한 채 차량폭탄과 납치의 위험을 무릅쓰고 임무를 수행 중이다. 알카라마병원·국립직업훈련원·기획부 청사 건축 등의 재건사업이 진행 중이고, 스쿨버스·도시 청소차량·석유시설 보안 차량·건설 중장비 등 우리 정부가 지원한 각종 차량들이 지금 현재도 이라크 전역을 누비고 있다. [B]단상 2 : 지구촌은 달동네[/B]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지구촌 하면 필자는 달동네가 연상된다. 성냥갑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가 하면 군데군데 번듯한 양옥집도 몇 집 볼 수 있는 그런 달동네. 전 세계 250여 개의 국가 중 소위 선진국클럽이라는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나라는 불과 23개국. 소위 양옥집에 사는 부자나라들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나라는 달동네의 판잣집이나 아니면 양옥집에 세 들어 사는 신세들이라고 하면 지나친 연상일까? 우리나라는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살아온 결과 이제는 번듯한 양옥집도 짓고 소형이지만 새 차도 하나 들였다. 살만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좀 살게 되었다고 옆집의 배고픔과 아픔을 모른 척해도 되는 걸까? 불이라도 나면 한 집도 안전할 수 없는 곳이 달동네다. 새 집을 짓는 동안 국제사회로부터 수백억 달러의 원조를 받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젠 되돌려줄 때가 됐다. UN에서는 선진국들이 GNI 대비 0.7%를 개도국 원조자금으로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원조규모는 GNI 대비 0.06%에 불과하다. 선진국은 1인당 연간 90달러를 원조자금으로 부담하는 데 반해 우리는 고작 8달러를 내놓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과거의 은혜를 모르는 스크루지 같은 나라라고 손가락질이나 받지 않을까. 남는 걸 던져주면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는다. 모자란 걸 아껴서 나눠 먹을 때 받는 쪽이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달동네 같은 지구촌, 서로 돕고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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