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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거르거나 늦은 저녁, 또는 과식과 폭식을 반복하면서 소화불량은 현대인에게 당연히 따라오는 증상이 된 것 같습니다. 불규칙한 식사로 인해 우리의 위와 장은 예기치 않던 일로 매일 과로를 하게 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위와 장의 근육이 긴장을 하면 소화를 위한 내장의 연동운동이 멈추게 됩니다. 소화불량으로 괴로워 내시경을 해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답답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렇게 딱히 병변이 없어도 소화 기능은 저하되는 상태를 ‘기능성 위장장애’라고 합니다.
소화가 안되는 이유
소화는 단지 위장관의 건강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몸의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여러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얻기 위한 과정의 첫 단계가 소화이기 때문이죠.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는 일상의 활동이 이뤄지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을까요? 바로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서입니다. 섭취한 음식을 위에서 소화하면 장에서 영양소를 흡수해 우리 몸의 세포로 전달하고 결국 에너지로 변환됩니다. 그 모든 과정의 시작인 소화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얻기 어렵게 됩니다. 그로 인해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이상 신호가 나타나겠죠?
여러 가지 영양성분 중 특히 단백질과 미네랄의 소화 흡수가 가장 어렵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증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단백질 부족으로 인해 손톱이 얇아지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며 탈모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포 대사에 조효소로 작동하는 미네랄의 부족으로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고 미네랄과 단백질로 구성되는 뼈와 근육이 약해집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단백질 식품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근육이 늘지 않는다면 소화나 흡수가 저하돼서일 수 있어요.
소화가 안될 때는 위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서 부드러운 음식을 소량씩 먹어야 해요.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먹으면 소화가 더 안됩니다. 영양제도 많이 먹으면 소화가 안됩니다. 좋다는 것을 더 먹는 것이 아니라 안 좋은 것을 안 먹고 쉬어주는 것이 소화를 개선하기 위한 토대입니다.
소화를 돕는 식품, 무
다행히 우리가 쉽게 접하는 식품에 소화를 돕는 식품이 있답니다. 바로 ‘무’인데요. 무는 고대부터 민간요법에서 사용될 만큼 여러 가지 건강 효능이 있어요. 무에는 대표적으로 다이아스테이스와 같은 소화 효소가 풍부해 음식의 소화를 돕고 소화불량을 완화합니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소화력을 높이고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무를 섭취하면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무는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효과적이며 이뇨 작용을 촉진해 해독과 부종 완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또한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적합하며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를 예방합니다.
또 무의 비타민C와 항산화 성분은 피부 재생을 돕고 잡티와 주근깨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겨울철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되는데요. 무는 가래를 묽게 하고 기침을 완화하기 때문에 따뜻한 무즙이나 무꿀차는 감기증상 완화에 효과적이에요. 목의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감기가 오래 계속되면서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이 지속되거나 기침이 잘 안 낫는 경우에는 무를 차로 따뜻하게 마셔보세요.
무의 제철은 가을부터 겨울(10~3월)까지입니다. 특히 제철인 겨울 무는 더 장점이 많은데요. 겨울 무는 쓴맛이 적고 단맛이 강해 먹기에 좋습니다. 낮은 기온에서 재배되면 무 안의 전분이 당분으로 변해 단맛이 증가하기 때문이에요. 또한 겨울철 무는 비타민C와 소화 효소가 더 풍부해 감기 예방과 소화에 효과가 더 좋습니다. 이렇게 건강 효과가 무궁무진한 무를 안 먹을 이유가 없겠죠? 특히 제철 무는 맛 좋고 영양소는 더 풍부하니 다양한 요리에 활용해보세요.
다만 소화가 안될 때는 질긴 생채소보다 익힌 채소가 더 도움이 되므로 이왕이면 생 무보다는 무국, 동태탕, 갈비탕 등의 국물요리에 넣거나 콩나물무밥처럼 익혀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이경미 가정의학과 전문의
차움 푸드테라피 ‘만성염증클리닉’ 및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로 약물·수술적 ‘치료’를 넘어 통합적인 ‘치유’를 돕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루 한끼 면역 밥상’, ‘만성염증을 치유하는 한접시건강법’, ‘음식이 약이 되고 약이 음식이 되어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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