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계절 중에서도 가장 급격한 변화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자연의 변화 속도를 미처 따라잡지 못해서인지 환절기에 우리 몸은 더 피곤해지고 잔병치레도 자주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맙게도 자연은 시기적절하게 해결책을 전해줍니다.
봄에 나오는 다양한 봄나물을 비롯한 제철식품들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우리 몸을 깨우고 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천연 비타민과 미네랄은 영양소가 에너지로 전환되는 대사 과정의 촉매제로 작용해 우리 몸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바지락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은 낮으면서 고품질의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B12가 풍부해 신경기능을 돕고 신진대사를 도와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에요. 게다가 타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간 해독 작용을 도와 간 건강을 돕고 피로를 풀어줍니다.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특히 여성이나 어르신들에게 유익하고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도 좋습니다.
식품은 가공할수록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식사는 대체로 칼로리는 높고 필수 영양소는 적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만성 위축성 위염 등의 위장 질환이 있을 경우 위산 분비가 줄어들어 미네랄 흡수에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또한 역류성식도염이나 위궤양 등으로 제산제를 자주 복용하면 약제로 인해서 미네랄 흡수가 방해를 받습니다. 이렇게 식품 자체의 미네랄 부족, 질환과 약제로 인한 흡수율 저하로 인해 현대인은 미네랄 부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에너지대사가 느려지고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영양제를 복용하기도 하지만 미네랄 영양제는 소화와 흡수가 잘 안되고 과다하게 복용할 경우 혈관 벽의 칼슘 침착과 같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지락과 같이 식품으로 미네랄을 섭취하면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어요. 미네랄 영양제와 달리 소화도 잘되고 흡수율도 높으면서 체내 침착과 같은 부작용도 없기 때문입니다.
바지락 제철은 봄(3~5월)과 가을(9~11월)입니다. 특히 3월에서 5월 사이가 가장 살이 오르고 맛이 좋아지죠. 이때 바지락은 육즙이 풍부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에요. 가을에도 맛이 좋지만 봄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살이 덜 찬 편이니 봄 바지락은 꼭 즐겨봐야겠죠?
주의할 점은 조개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섭취를 삼가야 하고 부패한 조개는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신선한 바지락을 구입해서 되도록 빨리 드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한 바지락에는 퓨린이 포함돼 있어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통풍이 있을 경우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바지락은 영양도 풍부하고 감칠맛이 뛰어나서 따로 간이나 양념을 하지 않아도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뛰어난 요리사가 될 수 있습니다. 찜, 국물요리,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해보세요.

이경미 가정의학과 전문의
차움 푸드테라피 ‘만성염증클리닉’ 및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로 약물·수술적 ‘치료’를 넘어 통합적인 ‘치유’를 돕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루 한끼 면역 밥상’, ‘만성염증을 치유하는 한접시건강법’, ‘음식이 약이 되고 약이 음식이 되어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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