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 경계가 예전처럼 분명하지 않다. 세계화·정보화의 진전은 지리적 공간과 국가 간의 경계를 의미 없게 만들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역할 분담이나 경계도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이 책은 자녀 양육과 교육, 장애인 및 노인 수발과 봉양 등 보살핌의 유대가 더 이상 개별 가족만으로는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사회에서 재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
이 책은 <경계에서 말한다(talking at the edge)>는 제목으로 일본의 월간지 <세카이(世界)>와 한국의 계간지 <당대비평>에 연재됐던 ‘우에노 치즈코-조한혜정 서신 교환’을 묶어 낸 것이다. 이 책은 일본과 한국의 출판사가 양국에서 동시에 발행했다.
2003년 3월 우에노 치즈코 교수가 첫 번째 편지를 조한혜정 교수에게 보낸 것으로 시작해 2004년 1월까지 모두 6통의 편지가 교환되었다. 연재가 끝난 뒤에도 교류는 계속되었으며 이에 완결된 프로젝트로 단행본을 낸 것이다.
조한혜정 교수는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로 ‘또 하나의 문화’, 청소년센터인 ‘하자센터’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내는 이론가이자 활동가다. 우에노 치즈코 교수는 도쿄(東京)대 사회학과 교수로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학과 여성학 연구자다. 그의 대표적 저서인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딱딱한 이론서도, 여성학 관련 서적도 아니다. 두 학자는 지금까지 자신의 영역인 여성·청소년·노인·문화·교육·복지 등에서 이루어낸 연구 성과를 들고 ‘편지’라는 형식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나를 주어로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개인의 생각과 삶이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다른 어떤 책보다 두 여성 학자의 학문적 영역과 개인적 삶을 엿볼 수 있어 글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두 여성학자가 주고받는 주제는 탈근대성, 차이의 정치학, 돌봄과 보살핌의 유대다. 한국과 일본의 경계를 뛰어넘고 어른과 아이, 여자와 남자, 중심과 주변,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 우리가 어떻게 다양한 접속을 시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선 미국 중심의 세계에서 아시아의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이런 사고의 바탕이 되는 조국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여성의 급진성으로 세상을 다르게 만들자고 제안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시대,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기도’ ‘지역에서 함께 늙어가는 노년에 대한 희망’ ‘마을 공동체에서 함께 교육하는 아이들에 대한 꿈’ 등의 주제 아래 가정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고민을 나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 경계가 예전처럼 분명하지 않다. 세계화·정보화의 진전은 지리적 공간과 국가 간의 경계를 의미 없게 만들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역할분담이나 경계도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과 사고는 그 경계와 울타리에 여전히 갇혀 있다. 두 학자의 대화는 바로 이렇게 막히고 닫힌 사고로부터 그 경계를 넘나들면서 우리에게 자유로운 사유를 가능하게 해준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저출산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일과 가족, 임금노동과 보살핌, 여성과 남성 등 분리적 사회 시스템을 뛰어넘는 새로운 틀짜기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인 것 같다. 이 책 <경계에서 말한다>는 자녀 양육과 교육, 장애인 및 노인 수발과 봉양 등 보살핌의 유대가 더 이상 개별 가족만으로는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사회에서 재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
[RIGHT]최영재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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