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제25호>중미 순방과 유엔 정상외교
- 작성일
- 2005.09.16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center[/SET_IMAGE]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9월8일부터 13일까지 멕시코·코스타리카를 국빈방문해 정상외교를 펼쳤다. 한인들의 중미 진출 100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적극적으로 이들 국가에 대한 정상외교에 나선 것은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노 대통령의 이번 중미 순방은 지난해 11월 남미에 이어 중남미 국가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중미 순방은 우리나라 중남미 외교의 폭을 크게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남미는 천연자원이 무궁무진해 성장 잠재력이 어느 곳보다 높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에서 매년 50억 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낼 만큼 통상외교에서도 중요한 상대국들이다. 자원이 없으면서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에게는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할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지리적으로 머나먼 중남미에 ‘공’을 들이며 우의를 돈독히 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번 중미 정상외교에서는 경제·통상 분야뿐 아니라 유엔 문제, APEC 정상회의 참가 등에 관해 광범위한 공감대와 지지를 끌어냈다는 평가다.
멕시코는 우리와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가진 나라다.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05년 1,033명의 한인이 영국 상선에 몸을 싣고 제물포항을 출발해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의 농장에 내렸다. 이것이 한인들의 멕시코 에네켄 농장 정착의 시초다.
‘100년 친구’ 멕시코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그
후 100년. ‘에네켄의 나라’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9월9일
오전(한국시각 10일 새벽)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1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두 정상은 각각 동아시아와 중미 지역을 대표하는 중심국가로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발전에 의견을 함께 했다. 특히 두 정상은 이른 시일 내에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Strategic
Economic Comple- mentation Agreement)’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SECA는 무관세 무역협정을 추진할 때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자유화 대상 상품 범위를 별도로 정하는 방식의 협정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 협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양국은 그동안 FTA 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자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몇 가지 품목에서 이견을 보임에 따라 먼저 SECA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80% 수준의 FTA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자유화 대상 품목을 최대한 많이 포함해 FTA와 버금가는 효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정상은 정보기술(IT)· 자원·에너지 분야에 이르기까지 실질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가 발전할 수 있도록 멕시코를 돕고, 대신 멕시코는 자원·에너지를 한국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상호 보완적 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양국 국민 간 이해와 우호 증진을 위한 문화·학술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 같은 회담 성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멕시코 방문은 한인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각별한 중요성을 가지며, 대한민국 국민과 멕시코 국민 간의 지난 100년에 걸친 우호 관계를 기념한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선언했다. 공동성명은 또 ▷국제무대에서 양국 입지·참여 강화에 합의하고 ▷1996년 설립된 고위정책협의회를 활성화하며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럼(FEALAC)’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수산업·항공·에너지·정부조달에서의 협력 증진에 합의했다고 천명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경제교류 중 핵심은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 전략적 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라며 “양국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경영·시장개척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인 만큼 획기적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 대통령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양국은 국제사회 다자간 상호 조율과 양국 국가 이익에 공조하는 비전을 갖고 있고, 유엔 상임이사국과 관련한 유엔 개혁에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국가는 관계 장관들이 형사·사법 공조 조약과 세관상호지원협정에 서명했다. 또 정부혁신 분야 협력 약정과 광물자원 협력 약정도 체결했다.
|
◎노무현 대통령은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으로 멕시코를 국빈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한인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맞아 양국 국민 간의 지난 100년에 걸친 우호관계를 기념한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양국 정상은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구축을 통해 정치·경제·교육·문화·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하고 국제무대에서 양국의 입지와 참여를 더욱 강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폭스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 대통령의 노력에 공감을 표시했으며, 대화와 협상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는 신념을 재확인했다. ◎효율적 다자주의의 미래를 위해 광범위한 유엔 개혁 논의가 중요하며, 총회 및 경제사회이사회를 강화하고 안전보장이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국제사회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국 간 경제 관계를 긴밀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현존하는 잠재력 극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와
관련해 전략적 경제 보완 협정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한다. ◎중소기업이 양국의 협력 강화를 통해 가져올 잠재적 혜택에 인식을 같이했다. 또한 농업·항공·에너지·천연자원·사회간접자본과 같은 주요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증진, 강화하기로 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산업 협력 및 인적, 기술적 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 증진 방안을 양국 경제관계 강화를 위한 구상에 포함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멕시코 IT협력센터의 경험과 성공 모델이 여타 과학기술 협력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평가해 볼 것을 양국 외교부에 지시했다. ◎문화 및 교육 분야의 관계 증진을 통해 양국 국민 간 문화적 접촉 기회 확대 등을 장려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하여 현존 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
중미 국가들과 광범한 우호협력 체계 구축
이어
코스타리카를 국빈방문한 노 대통령은 지난 9월11일 오후(한국시각 12일 오전) 과테말라·니카라과·파나마·엘살바도르
등 중미 4개국 정상과 연쇄회담을 갖고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1996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제1차 정상회담 이후 9년 만에 열린 베르셰 과테말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주개발은행(IDB) 가입과 중미개발은행(CABEI) 가입 추진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열린 볼라뇨스 니카라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제2차 한·중미통합체제(SICA)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대 중미 외교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니카라과는 2005년 하반기 SICA 의장국이다. 두 정상은 우리 중소기업들의 니카라과 투자 확대와 미국시장에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우리나라가 니카라과 상수도사업에 경제개발협력기금(EDCF)을 지원하는 약정도 체결했다.
[SET_IMAGE]6,original,left[/SET_IMAGE]토르호스 파나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획기적인 교역 증진을 위해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이와 함께 유엔 개혁, 한국의 미주개발은행(IDB) 가입,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협력포럼’을 통한 협력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노 대통령은 에스코바르 엘살바도르 대통령 권한대행과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IT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번에 체결된 IT협력 양해각서(MOU)에 만족을 표했다.
중미 국가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은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중미 대부분의 국가가 한국의 IT 분야 발전을 높게 평가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또 파나마는 50억~60억 달러 규모의 파나마 운하 공사, 과테말라는 전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9월12일 오후(한국시각 13일 오전)에는 아벨 파체코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1962년 외교 관계 수립 후 한국 대통령이 코스타리카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코스타리카 생물자원 공동연구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코스타리카는 특히 생물자원이 풍부해 전 세계 5% 이상의 식물종을 보유한 나라다. 단위면적당 생물자원 밀도가 세계 2위다. 공동연구센터가 설립되면 양국 생물공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범죄인 인도조약과 IT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한국 정부는 코스타리카 전자정부 프로젝트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양국 정상은 조세의 이중과세 회피 및 탈세 방지를 위한 협약 체결을 위해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테러리즘·마약 등 모든 형태의 조직범죄에 대해서도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 같은 내용의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상호 협력 의지를 밝혔다.
정우성 외교보좌관은 “중미 국가 정상들은 각 국가가 추진하는 다양한 국책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와 투자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한국과 중미 국가 간 상호 호혜적 경제·통상 교류 증진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
++
“이번 순방이 멕시코를 비롯한 핵심 중견국가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제4차 6자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을 가시화·가속화하는 큰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한다. 참가국들 모두 6자회담 발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휴회 기간
동안 건설적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
“살아남는 것 자체가 힘든 환경 속에서 당당하게
독립운동에 참여한 것은 한국 역사의 아주 자랑스러운 일부로 기록될
것이며, 오랫동안 후손들은 그 역사를 배우게 될 것이다. 해외동포들이
살고 있는 그 국가의 기준에 따라 한국경제와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직업훈련 기회를 많이 드리도록 적극 노력하고 최대한 폭을 넓히도록
하겠다.” ++
“양국 간 경제교류 중 핵심은 한국기업이 멕시코에
전략적 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다. 양국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경영,
시장 개척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인 만큼 획기적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 ++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양 지역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비전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은 현재 섬유 등 일부 품목에
편중된 대중미 교역을 점차 정보기술(IT)·환경·생명공학
등의 분야로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
“한국과 중미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지만
비슷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가까운 이웃’이다. 식민지배, 이념대립,
군사독재 그리고 빈곤으로부터 벗어나 독립과 평화, 민주주의, 번영을
향해 발전해 가고 있다. 오늘 이 자리는 이러한 경험을 나누고 실질협력을
강화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통상·투자 증진과 문화교류
확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등에 있어서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봄에 씨를 뿌리면 가을에 수확을 거둔다. 오늘은
씨를 뿌린 것이다. 사과를 심으면 4년 뒤에 과실을 딴다. 오늘 정상회담은
사과나무를 심은 것과 같다.정부는 기회를 제공하고 다리를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길을 열어나가고 기업인들이 그 길 위에서 자동차를
달릴 것으로 본다.” |
|
모두 12개 조항으로 구성된 공동선언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01 대한민국 대통령과 중미통합체제(SICA) 회원국인 벨리즈·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니카라과·파나마 그리고 준회원국 도미니카공화국 정상들은 제2차 한·SICA정상회의를 2005년 9월12일 코스타리카 산호세 시에서 개최하였다. 02 양측 정상들은 금번 정상회의가 전통적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데에 공감하였다. 03 대한민국 대통령은 SICA 회원국 정상들이 2005년 3월 한국의 미주개발은행(IDB) 가입시 보여준 지지에 대해 사의를 표하였다. 또한 한국이 역외국으로서 양 지역 간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기 위해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가입하고자 하는 한국정부의 결정을 천명하였다. SICA 회원국 정상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러한 중요한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한국의 CABEI 가입이 중미의 통합과 경제·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04 SICA 회원국 정상들은 중미지역의 경제정세와 투자환경, 특히 미·중미자유무역협정(CAFTA-DR)이 곧 발효됨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대중미 투자를 확대, 다변화시켜 줄 것을 요청하였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양 지역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활용하여 경제·통상·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임을 밝혔다. 05 양측 정상들은 양 지역 간 관계 강화를 위해서는 국민간 이해를 심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특히 치안·보건·교육·기술·관광·어업·문화·예술 그리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를 확대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06 SICA 회원국 정상들은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시아 및 세계평화 유지와 관련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핵 문제는 남북 간의 화해와 6자회담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였다. SICA 회원국 정상들은 한반도의 평화, 안보 및 번영을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을 지속 지지할 것을 약속하였다. |
한국 안보리 진출, 평창 동계올림픽 지지 확대
[SET_IMAGE]7,original,right[/SET_IMAGE]노
대통령은 9월12일(한국시각 13일 오전)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제2차 한·SICA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한·SICA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한국과 중미지역
발전을 위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것도
이런 성과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한·SICA 정상회의는 ‘미국·중미국가 간 자유무역협정(CAFTA)’ 발효를 앞두고 우리 상품 및 자본의 중미시장 진출 기반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CAFTA가 발효되기 전에 미국시장 우회 진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SICA 8개 회원국에는 모두 260여 한국기업이 진출해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한·중미 간 경제통상협력 강화를 위해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가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중미국가들은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들 8개국에 대한 무상원조 규모를 현 240만 달러에서 대폭 증액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ET_IMAGE]8,original,left[/SET_IMAGE]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외교활동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및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를 썼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증설을 추진하는 일본 등에 맞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증설과 한국의 비상임이사국 진출이라는 우리 정부의 유엔 개혁안에 중미국가들은 공감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한·SICA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간 합의 없이 상임이사국을 확대하는 결의안 표결 강행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조장할 것”이라며 한국의 유엔 개혁안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멕시코·엘살바도르 등 주요 국가들이 공조를 약속했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노 대통령은 명시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노력에 적극적 지지를 당부한다”고 밝혔고, 각국 정상은 이에 큰 관심을 보였다. 1996년 제1차 한·SICA 정상회의에 이어 9년 만에 열린 이번 다자정상회의를 통해 우리의 국제적 위상은 한껏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
SCIA는 지역경제 통합 도모, 평화·자유·민주주의·발전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중미통합기구’를 말한다. 1991년 12월 ‘중미 기구 헌장 개정 의정서(테구시갈파 의정서)’를 채택했으며, 1993년 2월 중미 전체를 통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SICA를 정식 발족했다. SICA 전체 인구는 4,852만 명이며, 면적 57만2,143㎢, 역내총생산(GDP) 1,042억 달러(1인당 GDP 2,052달러), 총교역량은 675억 달러 규모로(2004년 기준) 현재 회원국은 8개국이다. 과테말라·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니카라과·온두라스· 파나마 6개국으로 출범한 후 2000년 벨리즈가 일곱 번째로 정회원국으로 가입했고, 도미니카공화국이 2003년 12월 준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역내외 협력 확대 일환으로 역내에서는 멕시코(2004.11), 역외에서는 대만(2000.3)·스페인(2004.11)이 옵서버로 가입했다. |
|
++
노 대통령 방문은 멕시코 국민 개개인을 포옹하는 것 ++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 배워야
|
[SET_IMAGE]9,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10,original,left[/SET_IMAGE]1905년 4월 어느 날, 1,033명의 한인이 영국 국적의 화물선에 실려 당시로는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던 묵서가(墨西哥, 멕시코의 한자음)를 향해 제물포를 떠났다. 이들이 한달 반의 항해 끝에 도착해 정착한 곳은 멕시코 남단의 유카탄 반도였다. 한국과 멕시코의 첫 만남은 100년 전 이렇게 이루어졌다.
21세기 초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상호 개방과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회와 함께 다방면에 걸친 도전에 직면한 오늘날, 멕시코는 공동 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로서 우리에게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안보리 개혁 핵심 멤버, 세계 경제적 지위도
비슷
멕시코는 우리와 많은 공통점과 보완성을 가지고 있다. 두 나라는
시장경제를 추구하면서 국내적으로 민주제도의 공고화, 사회·경제 제도의
선진화, 그리고 사회적 결속을 조화시키면서 국가 발전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두 나라의 경제 규모도 세계 10∼12위 권으로 세계 무대에서 지위나 여건, 목표가 유사하다. 특히 최근 국제사회에서 주요한 이슈로 논의되는 유엔 안보리 개혁에서 한국과 멕시코는 ‘Uniting for Consensus’의 핵심 멤버로 유엔 안보리가 더 민주적이고 효율적이며 지역 대표성을 갖춘 방향으로 개혁되도록 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두 나라는 1990년대에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었고, 이를 성공리에 타개한 경험도 있다. 아직도 신자유주의와 복지정책의 조화, 빈부격차 등 사회적 갈등 해소, 환경 보전, 국가경쟁력 제고 등 선진국 진입을 위해 해결해야 할 사회·경제적 도전을 공유한다.
다른 한편 두 나라의 경제구조와 여건은 상호 호혜적이고 보완적이다. 멕시코는 석유·가스·광물 등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가공·조립 부문에서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인적자원을 활용한 공학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는 천혜의 기후와 광대한 영토를 기반으로 농업·목축·수산업 부문의 발전 잠재력이 크다. 우리는 이 분야에서 수요가 크며, 가공 및 조업 기술을 갖추고 있다.
[SET_IMAGE]11,original,right[/SET_IMAGE]이와 동시에 멕시코는 미국을 위시한 북미 및 중남미 지역 관문(gateway)으로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동북아의 허브를 지향하는 한국은 멕시코에 중국·일본을 위시한 동북아 지역으로의 관문이 될 수 있다. 양국 간 교역은 1990년 10억 달러대에서 2004년 50억 달러(멕시코 통계)에 이르고, 멕시코에 대한 한국의 총투자액은 15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재의 교류 수준은 그 잠재성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양국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다. 멕시코 폭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방문은 두 나라 간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시대적 요청을 배경으로 한다.
멕시코 한인 이주 100주년을 맞은 해에 이루어진 우리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멕시코 전역에 흩어져 사는 3만여 한인들에게 자랑스러운 뿌리가 있음을 일깨우고 그들의 정체성을 고취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한·멕시코 차원에서는 이번 노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이 양국 관계를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산업협력 및 정보통신 분야 기술협력, 중소기업 교류, 수산·광물, 에너지 및 과학·기술 등 다방면에 걸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한·멕시코 두 정상은 정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정부혁신 분야에서의 교류 방안을 협의했다.
또 다자 차원에서는 유엔 개혁 및 국제안보 문제와 함께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태평양 공동체 실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국제사회 중견국가로서 상호 이해와 협력의 폭을 확대했다.
[SET_IMAGE]1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13,original,left[/SET_IMAGE]제 60차 유엔총회 고위급 본회의(유엔 정상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9월14일(한국시각 15일)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 무대에 데뷔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이 예정된 40개국 정상 중 나이지리아에 이어 25번째로 본회의 단상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17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한 이날 회의를 통해 우리정부의 입장인 비상임이사국 증설안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개도국과 중견국가들을 설득했다. 특히 유엔 정상회의 주의제인 유엔 개혁에 대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21세기 국제질서는 강대국과 약소국, 그리고 중견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공존하며 함께 이익을 누리는 공동번영의 질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 여러 분야에 남아 있는 제국주의적 사고와 잔재를 완전히 청산해야 하고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강대국 중심주의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공동번영의 질서를 위해 각종 분쟁과 억압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빈곤으로부터의 자유와 차별을 없애기 위해 범세계적 프로젝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며 유엔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이 밝힌 유엔 개혁방향의 골자는 ‘강대국 중심주의 경계’ ‘힘의 논리에 기초한 질서가 아닌 호혜적 공동체 지향’ ‘국제사회의 화합을 촉진하는 개혁안’이라는 표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재 유엔 안보리 개혁논의는 상임이사국을 늘리자는 ‘G4’그룹과 비상임이사국을 증설하자는 ‘상임증설 반대 중견국가 그룹(UFC: Uniting For Consensus)’간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늘리자는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G4’국가들의 입장과 맞서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에서 다른 개도국과 중견국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즉 회원국의 광범위한 합의 절차를 거쳐 비상임이사국을 늘리자는 우리 정부와 중견국가 그룹의 유엔 개혁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특히 “오늘날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들이 먼저 자신들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각별한 성찰과 절제가 있어야 한다”며 “이웃나라에 대한 존중과 국제적인 합의 창출, 대립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하고, 강대국들이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국제질서를 이루려고 노력할 때 ‘힘’과 ‘대의’간의 긴장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면서 후안 소마비아 ILO(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정상회의 참석기간 동안 여러 행사에서 각국 정상들과 활발히 접촉하며 우의를 다졌다.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 폴 마틴 캐나다 총리와 인사를 나누었다. 회의장 안에서도 오만 국왕,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주최로 열린 오찬에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좌우에 두고 같은 테이블에서 이라크, 핀란드, 브루나이, 카타르, 베네수엘라 정상들과 함께 앉아 환담했다.
한편 당초 관심을 모았던 북핵 문제의 경우 베이징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기조연설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최영재 기자
|
존경하는 각국 정상,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귀빈 여러분, 의장과 지도자 여러분,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