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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11일 백악관에서 2시간여에 걸친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를 포함한 폭넓은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양국 정상의 우정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과거, 현재, 미래에 걸친 한·미 동맹의 변함없는 공고함을 확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계가 매우 특별하고 굳건하며 중요한 전략적 동맹(unique, strong, important, strategic alliance)”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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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 재조정 및 일부 감축, 방위비 분담 등 십수 년간의 동맹 현안이 참여정부 들어 지난 2년간 원만하게 타결되고 한·미 동맹 관계가 더욱 공고하게 발전하고 있는 데 만족을 표시했다.
또 한·미 간 중요한 현안들은 이미 대부분 해결됐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일부 남아 있는 현안도 합의한 대로 양국 실무자가 긴밀하게 협의해 한·미 동맹 정신과 양 국민의 의사를 상호 존중하며 원만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한·미 동맹을 공동의 가치와 방향을 지향하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규정한 것은 탈냉전 후 전략적 환경의 변화와 한·미관계의 성숙함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지난 6월10일 주한미군 차량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한국 여성에게 조의를 표했다. 이는 미국 측이 우리 국민의 정서와 주권의식을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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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6월6일 북·미 ‘뉴욕접촉’을 계기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가 분수령을 맞은 가운데 열린 시의적절한 회담이었다. 즉,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한·미 양국 정부의 협력 의지를 과시한 의미 있는 회담으로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북핵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입장과 평화적·외교적 해결 의지를 다시 천명했다. 6자회담이 다시 열리면 북핵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벌일 것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또 2004년 3차 6자회담 때 한·미 양측이 제의한 방안에 기초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다자 안전보장과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포함한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합의했다. 궁극적으로는 북·미 간에 ‘더욱 정상적인 관계(more normal relations)’도 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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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침공하거나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남북 화해협력을 지지하며 남북대화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며 6자회담에 유용한 채널로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북장관급회담에 대한 관심도 표명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언론 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호칭했을 뿐 아니라, 미국 측 제안에는 ‘수많은 유인책(a lot of inducements)’이 들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렇게 언급한 것은 부시 행정부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시 대통령의 목소리로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입장 표명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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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은 동북아 정세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한·일 관계에 관심을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의 대일정책과 동북아 정세의 핵심 사안을 부시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공감을 표시했다. 이번 회담은 동북아 정세를 미국이 이해하고, 한·미 간 상호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평가다. 양 정상과 한·미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을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양국의 공동목표와 인식을 확인한 매우 성공적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의례적, 의전적 요소를 최대한 생략하고 실질 회담 자체에 역점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주변국 정상과 긴밀히 협의할 사안이 있으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라도 정상외교에 나서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노 대통령은 실사구시형 정상외교를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RIGHT]최영재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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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는 네번째 만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만날 때마다 항상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이 없는지 걱정을 많이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노 대통령은 “하지만 만날 때마다 확인하는 것은 기본 원칙에 있어 완벽하게 합의하고 문제를 긴밀히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중대한 불협화음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시 대통령에게) 한·미 동맹 잘 돼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부시 대통령은 “동맹 관계는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고 화답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장시간 중요한 문제를 논의했다”며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은 전략적 동반자이고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한·미 동맹 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한·미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시 논의한 북핵 해법 역시 이런 확고한 한·미 동맹 관계의 재확인에서 출발한다. 부시 대통령은 또 “한국과 미국은 공동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서는 6자회담이 유일한 방안”이라며 6자 회담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여 핵을 포기하도록 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촉구하는 것과 한·미 양국이 이에 대해 똑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6자회담 참가국들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기대한다. 합리적이고 가능성 있는 제안인 만큼 북한의 답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상회담 및 오찬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양국 정상은 북한이 최근 6자회담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점을 평가하면서 북한이 조속히 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며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한·미 양측은 북한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반 장관은 또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재확인했다”면서 “이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 또는 침공하지 않을 것이며,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동맹 관계와 함께 북한 핵 문제가 핵심 의제였다. 북한 핵 문제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해결책이 제시되었다. 즉, 부시 대통령이 직접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안전보장은 물론 더 나은 정상적 관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RIGHT]최영재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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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 간의 통산 네번째 정상회담이 6월11일 워싱턴에서 개최됐다. 회담이 있기 전부터 형식과 내용 그리고 양국 간의 입장차이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됐으나, 회담의 성과를 볼 때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다고 생각된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와 관련해 가장 핵심 사안인 북한 핵 문제와 한·미 동맹에 관해 양 정상은 공동의 입장에 있으며, 확고한 신념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동 대처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는 항간에 나돌았던 ‘6월 위기설’을 불식시키고,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경주하는 한편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현안에 앞서 동두천에서 발생한 한국 여성 사망 사건에 대해 깊은 조의를 표하고 “마음이 아프다”는 말로 회담을 시작했다. 이는 미국식 정서와 관례에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그간 한국민의 정서에 대한 미국의 이해와 인식이 매우 발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협력하며 한국을 “전략적 동반자·동맹·우방”이라고 지칭한 것은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동맹국인가를 확인하고 강조한 것이다. 나아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인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역할 수행의 기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하겠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동맹과 관련해 “한두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것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한·미 동맹을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써 한·미 동맹과 관련한 한국의 입장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확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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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은 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추가적인 유인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면 2004년 6월 열렸던 제3차 6자회담에서 제시한 방안을 기초로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미국은 한편으로는 유화적 언사를 구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폭정의 전초기지’ ‘폭군’ ‘위험한 인물’ 등 북한을 자극하는 언사를 사용함으로써 회담 재개 분위기에 제약 요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호칭하면서 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노력하였다.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이나 한국만의 목표가 아니라 여타 회담 참가국이 공유하는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성과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또 하나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4차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이제는 북한이 호응할 차례다. 북한은 더 이상 주저하거나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고 이른바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북한이 회담에 조속히 복귀하고 비핵화를 위해 협력해 나갈 때 북한의 안전은 보장될 수 있고, 지연과 돌출행동은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 설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6·15남북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와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북한을 더욱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하고 행동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수행할 ‘주도적 역할’이다.
또한 우리 안보의 한 축인 한·미 동맹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감정이 아닌 냉철한 이성, 희망사항(wishful thinking)이 아닌 명확한 미래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가지고 솔직하고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바람직한 한·미 동맹의 미래상을 정립하고 이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실행 계획을 마련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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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