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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블루오션 전략>은 “기업으로 하여금 경쟁 없는 시장공간을 창출함으로써 유혈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게 만든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이른바 전략적 이동이다. 이런 전략적 이동이 눈길을 끄는 것은 지상에는 영원히 성공하는 기업도, 영원히 성공하는 산업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시장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뮤추얼 펀드, 휴대전화, 바이오테크, 특급 택배 서비스 등은 3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당신이 기업가가 아니라도 좋다. 제1 야당 대표가 대학 캠퍼스를 찾아 ‘블루오션 정치’를 주제로 민생정치론을 펴고, 여당 의장이 정당 간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국민이라는 푸른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블루오션 정치를 역설하는 시대다. 지금은 고인이 된 필자의 선배 한 분은 교수가 되는 것이 소싯적 꿈이었고, 경쟁이 덜 치열한 대학의 신설 학과에 진학해 그 꿈을 이뤘다.
이 책의 저자들도 밝혔듯 블루오션이라는 용어는 신상품이지만 블루오션 자체가 과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인상적인 사례를 보자. 호주의 와인 회사 카셀라 와인즈는 와인을 즐기지 않는 주당들이 맥주나 완제품 칵테일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옐로 테일’이라는 와인을 선보임으로써 와인을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 주류로 만들었다.
와인업계는 그러나 비난을 퍼부었다. 좋은 품종의 포도를 사용해 전통에 빛나는 양조 기술로 만드는 와인이 아닐 뿐더러 이 술의 달콤한 향이 와인의 질을 떨어뜨렸다는 것이었다. 이런 주장은 일견 타당하지만 고객들은 개의치 않았다. 세계적으로 와인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이지만 옐로 테일의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레드오션은 게임의 법칙이 확립돼 있는 시장이다. 이 법칙을 주도하는 기업이 경쟁을 주도하기 때문에 레드오션은 좀처럼 뚫기 어렵다. 반면 블루오션은 기존의 게임 법칙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이다. 처녀지다.
오늘의 블루오션도 내일은 레드오션화할 수 있다. 블루오션 전략에 매몰되기보다 레드오션을 지키면서 동시에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 까닭이다. 어쩌면 레드오션에서 성공한 기업이 블루오션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클지 모른다. 이 책에 추천사를 실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현실에서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은 언제나 공존했고, 이런 현실은 기업들에 두 개의 바다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고 두 바다 모두를 위한 전략에 숙달할 것을 요구한다”고 적었다.
저자들은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기회를 탐색할수록 시장 공간은 확장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 푸른 바다로 나아가는 기회는 늘 우리 주변에 있었다고 일깨운다. 파랑새를 찾으러 떠났던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긴 여행에서 돌아와 자기 집 문에 걸려 있는 새장에서 파랑새를 발견했듯, 행복은 먼 곳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듯 블루오션이라는 신세계로 진입하는 비상구는 당신 곁에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이다.
<블루오션 전략>은 세계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블루오션이라는 인상적 조어야말로 블루오션적 발상을 잘 담아내고 있다. 기존의 시장과 새로운 시장을 각각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아무도 노리지 않는 잠재력 있는 시장’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RIGHT]이필재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편집위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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