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연봉 대폭 낮추고 대표팀에 마지막 헌신 김연경이 ‘통 크게’ 돌아왔다
▶11년 만에 국내 프로배구로 복귀하는 김연경이 6월 10일 흥국생명 입단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 수어를 하고 있다.│연합유튜브 구독자 38만 명 이상, 꼭지당 접속자 수십만 명. 이건 배구선수의 영역을 넘었다. 대중의 스타다.
‘식빵언니’ 김연경(32)이 돌아왔다. 2009년 국외 리그로 진출한 지 11년 만이다.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그동안 바깥에서 받던 연봉을 크게 줄인 1년 3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흥국생명은 단숨에 우승 후보가 아니라 우승을 예약한 팀이 됐다. 배구판도 흥행 기대감에 부풀었다.
김연경의 복귀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여파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국외의 주요 리그가 휴지기에 들어갔고, 마침 터키의 엑자시바시와 계약도 5월에 끝났다. 오랜 국외 생활의 피로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을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무대로 생각하는 만큼 대표 자원을 다수 보유한 흥국생명에서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식빵언니’를 보고 싶어 하는 국내 팬들의 열망도 한몫했을 것이다.
돋보이는 것은 그의 넉넉한 행보다. 흥국생명에 복귀하면서 그는 욕심을 내지 않고 예상 연봉보다 크게 낮은 액수에 계약을 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팀과 선수를 위해 양보했다. 앞으로 김연경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2021년엔 좀 더 많은 연봉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2007~2008시즌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에서 활약하던 모습│ 여자프로배구연맹“동료 희생시키며 더 받고 싶지 않았을 것”
김연경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다. 몸값은 남녀 배구선수 통틀어 최상급에 속한다. 앞서 터키 등 국외 리그에서 받은 연봉은 10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억 원 이상이 줄어든 연봉으로 복귀를 결단한 것이다. 김연경 쪽 관계자는 “김연경이 정상적인 대우를 받는다면 기존의 흥국생명 선수 2~3명이 그만둬야 했다. 김연경으로서는 동료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더 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자배구팀의 선수 연봉 총액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연봉 상한제(샐러리캡, 23억 원)로 정해놓았다. 과도한 연봉 지출로 구단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이미 선수 구성을 마친 흥국생명이 김연경에게 줄 수 있었던 최대치의 연봉은 6억 5000만 원(연봉 4억 5000만 원+옵션 2억 원) 정도였다.
만약 김연경 쪽이 최고 액수를 고집했다면 팀은 흔들린다. 팀의 조화가 중요한 배구 종목에서 팀원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기면 오랜만에 국내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연경으로서도 좋을 것이 없다. 김연경은 “무엇보다 국내 팬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 많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연경의 복귀는 지난 시즌 3위 흥국생명을 무적의 팀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이미 10억 원을 투자해 국가대표 ‘쌍둥이 스타’ 이재영(24·레프트)과 이다영(24·세터)을 확보했다. 여기에 키 194cm 라이트 루시아 프레스코(29)를 갖췄다. 외국인 선수급인 김연경이 합류하면서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두 명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연경과 이재영이 어떤 공격 조합을 이뤄낼지도 관심을 모은다.
흥국생명 입단 이후 4년 동안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정규리그 우승 3회를 이끌었던 김연경의 가세는 다른 팀에는 위협적이다. 벌써 2007∼2008시즌 흥국생명의 역대 여자부 최고 승률(24승 4패·0.857)을 깰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당시 김연경은 공격 종합 1위(47.59%)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의 독주 가능성에 일부에서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경기 결과가 뻔할 경우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연경의 관중 동원 파워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을 보기 위해 그의 유튜브 팬들이 체육관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2019년 시작한 유튜브 ‘식빵언니’는 매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김연경은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소소한 얘기부터 배구 전문 지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잘 소화하고 있다. 지상파 등 각종 방송 출연도 잦아질 수 있다. 구단이 팀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외부 활동을 인정해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방송으로 더 많은 대중과 접해
스포츠 스타가 코트 밖의 활동을 통해 더 많은 대중과 접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현상이다. 축구에서는 김보경과 구자철이 유튜브를 만들어 축구 뒷이야기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농구에서는 은퇴한 하승진이 활발하게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다.
김연경은 유튜브에서 40만 가까운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 스타 가운데는 최고 수준이다. 팬들은 선수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고, 댓글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 현역 선수는 말을 터놓고 할 수 없다는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그의 열성 팬(팬덤)은 점점 커지고 있다.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계양체육관도 김연경 부수효과를 노리고 있다. 남자배구팀의 대한항공도 인천계양체육관을 안방 경기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5월 남자부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 로베르토 산틸리를 선임했는데, 산틸리 감독은 첫 훈련부터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연경의 등장으로 여자 프로배구는 새로운 활력을 충전했다. 192cm의 신장으로 내리꽂는 그의 스파이크는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청량제다. 김연경의 국내 무대 복귀는 다른 팀에는 공포를 안기지만, 배구판 전체로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김창금_ <한겨레>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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