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예술은 자유를 만날 때 완성된다. 작가는 재료와 공간을 이용해 무한정 예술 세계를 펼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진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형식과 주제에 구애받지 않는 신진 예술가들이 잠재 가능성을 발휘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대안공간이다.
공간이 채워진다. 가만히 작품을 보니 미술관에서 보던 것과 다르다. 이것도 작품일 수 있을까? 이곳이 과연 예술 공간일까? 상식과는 다른 공간과 작품에 의심마저 든다. 대안공간은 기존 전시관 형태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제작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적 전시 공간이다. 주로 미래의 잠재 가능성을 가진 재능 있고 실험적인 작가들에게 무대를 내어준다. 정형화된 작품보다 창작 욕구가 분출된 작품이 더 눈에 띈다.
대안공간은 미술계에 자본이 들어오며 상업주의를 벗어나 예술 영역의 독립성·창작성을 이어가려는 시도로 마련됐다. 대부분의 대안공간이 운영의 어려움을 겪지만 예술의 힘을 믿는 사람들로 명맥을 이어간다. 이들은 ‘함께의 가치’를 추구한다.
대안공간은 관객의 방향성도 거부한다. 기존 문화공간이 도심에서 관객을 기다리는 형태였다면 대안공간은 사람들 삶 속으로 침투한다. 지역과 주민과 조화를 이루며 상생의 교류와 발전을 모색한다. 때문에 구도심에 문화적 활기를 불어넣고 문화와 사람을 잇는 공간이 된다. 대안공간은 문화예술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대안공간 루프

ⓒ루프
젊은 예술가들이 태동하는 자리로 ‘홍대답다’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대안공간 루프’. 1999년 문을 연 루프도 이곳을 찾는 관람객만큼 나이를 먹었지만 젊은이의 감각이 계속해서 더해지며 젊은 예술 정신은 전혀 녹슬지 않는다.
루프는 잠재 가능성을 지닌 재능 있고 실험적인 작가 발굴은 물론, 대안적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국내외 미술계와 다양한 교류를 이어오며 실험적인 동시대 미술문화 흐름을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루프의 대표적인 기획으로는 ‘무브 온 아시아’, ‘감각의 확장’, ‘여론의 공론장’, ‘아시아 창작 공간 네트워크’ 등이 있다. 또 무빙 이미지를 주제로 한 영상, 미디어 아트 관련 아카이빙, 전시, 네트워킹, 생산, 유통 등으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미술문화의 형성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새 단장을 한 ‘대안공간 루프’는 오는 5월 28일까지 ‘무브 온 아시아 2017_동원된 표상’ 전시를 개최한다. 아시아의 대안적 미술문화 발전이라는 문제의식과 소명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의 작가가 참여해 아시아가 갖고 있는 동시대적 문제를 공유하고 성찰하는 작품을 전시한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29나길 20
문의 : 02-3141-1377
오전 10시~오후 7시
대안공간 듬

▶ ‘대안공간 듬’은 2017년 ‘꿈 . 판’이라는 주제로 매월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듬
2014년 문을 연 ‘대안공간 듬’은 인천 신기시장에 위치한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마을의 일상에 갤러리가 파고들었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흙집을 개조해 만든 듬은 공간부터 친숙하게 다가온다. 마치 이웃집에 전시공간이 생긴 느낌을 준다.
오늘날 예술이 정형보다 비정형을 추구하는 추세에 있지만 미술이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문제 인식 때문일까.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진보성, 실험과 도전, 시대정신과 결부된 진정성의 발굴을 통해 인천 지역에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자 지역의 젊은 미술가를 발굴하고 오늘날의 미술 현장을 함께 아우르는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듬에서는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고 옆 공간에는 주민들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간헐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2017년 ‘대안공간 듬’은 ‘꿈·판’을 전시한다. 매월 다른 작가가 ‘꿈’을 주제로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들은 꿈을 기록하고 사색하며 겪은 꿈과 자신의 상관관계를 전시 형태로 드러낼 예정이다. 4월에는 범진용_조용한 방, 5월에는 서재현_미지와의 조우, 6월에는 차기율_매화몽 전시가 계획되어 있다.
인천 남구 주승로 69번길 22
문의 : 032-259-1311
오후 1시~오후 9시(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눈

▶ ‘대안공간 눈’은 ‘예술공간 봄’과 연결되어 실험적인 다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선수현
경기 수원시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은 직접 살던 가옥을 개조해 만든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집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방과 문틀, 마당과 별채 등을 각각의 갤러리로 만들어 작품이 전시된다.
눈은 예술이 지역을 부흥케 한 대표적 공간이다. 1997년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이 일대를 찾는 관광객은 늘어갔지만, 화성 복원과 문화재 보호정책으로 주거환경은 점점 낙후돼갔다. 마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예술가들이 뭉쳤다. 공간을 계획하고 역사, 문화, 예술이 살아 있는 마을로 만들고자 뜻을 모았다. 소박한 마을이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며 ‘화성―행궁동 벽화마을―대안공간 눈’을 잇는 지역 문화공간은 하나의 관광코스가 됐다. 2011년에는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함으로써 공간문화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야말로 지역과 상생하는 대안공간이다. 매년 말 공모를 통해 실험적인 국내외 작가 총 40팀을 선정하고 특별한 솜씨를 갖고 있는 행궁동 주민을 발굴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민에게도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눈의 뒷마당을 따라가면 ‘예술공간 봄’으로 이어진다. 봄은 2014년 뒷집 담장을 털고 집과 집을 이어 새롭게 만든 곳이다. 관람객은 ‘눈과 봄’을 오가며 전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눈과 봄’ 모두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관 수익금 마련을 위한 카페 또한 예술작품의 향연으로 아기자기한 재미가 쏠쏠하다.
‘대안공간 눈’, ‘예술공간 봄’에서는 박세린·김태연_미묘한 관찰, 김도영_내재 형상, 이홍한_감각의 자격(5월 7일까지), 민경준_창문 틈 바람소리, 이주하_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행, 조미예·이앙_Prop 전시가 4월 20일까지 진행된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
문의 : 031-244-4519
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휴관)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 대안미술공간 소나무에서는 관람객이 작가와 소통하고 예술 체험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나무
경기 안성시 한적한 자연 속에 위치한 ‘대안미술공간 소나무’는 전시와 작업실, 소나무 자연미술학교가 함께 운영되는 복합 미술 공간이다. 대안공간 중에서도 자연친화적 작품에 집중하며 대도시 전시장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작업과 전시를 펼치는 공간을 제공한다. 자연 속 공간이라는 이점을 살리면서 실내외 전시, 교육, 작업을 모두 할 수 있는 ‘대안미술관’이다.
이곳은 1994년 문을 닫은 서울 대학로 소재 ‘소나무 갤러리’의 정신을 이어받아 2002년 재개관했다. 젊은 작가 중심의 역동적이고 실험적인 미술을 발표하는 공간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서울에서 안성으로 공간을 이동하면서 사람과 자연을 예술로 승화한 점을 강조한다. 소나무에서는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예술을 체험하는 기회까지 제공한다. 특히 이곳은 ‘학교 밖 교실’을 자처하며 미술 수업 공간도 제공하고 있어 인근 학교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는 5월 6일부터 ‘녹색 게릴라-미술농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회화, 설치, 사진, 드로잉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 본 프로젝트는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을 인간의 삶에 끌어들여 자연계와 인간계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길 기대하며 기획됐다.
경기 안성시 미양면 이박골길 75-33
문의 : 031-673-0904
오전 11시~오후 6시 사전 예약 후 관람(월요일·공휴일 휴관)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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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