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창의력 키우고 돈도 벌고…트렌드 세터도 될 수 있어요”
제 용도를 다하고 버려진 폐자원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기존의 쓰임새를 뒤로 하고 새로운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업사이클’이 각광받으면서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업사이클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을 합한 말이다. 쓰임을 다해 버려지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말 그대로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을 뛰어넘는 개념이다.
업사이클은 어디에든 적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의류, 나무, 고철 등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 다양한 소재로 새로운 제품을 재창조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코르크 마개를 분쇄해 패션용품에 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드는 일, 포장박스에 다양한 일러스트 디자인을 더해 태블릿PC 케이스를 만드는 일, 버려진 폐가를 카페로 리모델링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등 이 모든 것이 업사이클의 범주에 포함된다.

▶ 업사이클 병 조명
서울시 ‘새활용 플라자’ 오픈,
경기도 ‘경기 업 페스티벌’ 개최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업사이클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늘어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 지자체에서도 업사이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16년 10월 ‘업사이클 페스티벌’을 통해 업사이클 산업의 가능성을 본 서울시는 업사이클 업체에게 입주 지원을 해주는 ‘서울 새활용 플라자’를 설립해 오는 3월 31일까지 입주 신청을 받고 있다. 경기도 역시 지난 2016년 9월 ‘경기 업 페스티벌’을 개최해 경기도민에게 업사이클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주에서도 ‘전주 업사이클 센터’를 시 사업으로 삼아 예산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 광명 업사이클 아트 센터의 에코건축학교
업사이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자 최근에는 업사이클에 대해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도 생겼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광명에 있는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 2015년 국내 최초 업사이클 교육기관으로 문을 연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폐 산업단지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광명 센터에서는 업사이클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디자인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매월 정해진 시간에 나무나 폐 파렛트를 이용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을 만들거나 버려지는 자투리 가죽을 이용해 가죽 액세서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에서 가장 교육 효과가 두드러지는 프로그램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에코건축학교’다. 에코건축학교는 청소년들이 국내외 유명 건축가와 함께 다양한 폐자원을 이용해 직접 건축물을 디자인해보고 업사이클 건축에 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에코건축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한 정관호(17) 군은 “처음에는 쓰레기로만 보였던 폐자원이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갖추는 걸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쓸모없어 보였던 자원을 재활용하는 일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에코건축학교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에도 업사이클을 교육하는 기관이 있다. 지난 2016년 6월 개관한 ‘한국업사이클센터’는 대구의 대표 산업인 섬유 산업에 쓰고 남은 자투리 원단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설립됐다. 한국업사이클센터에서는 자전거 부품과 체인을 이용해 팔찌를 만들거나 청바지를 활용해 패치워크 키링을 제작하는 등 지역민에게 업사이클을 알리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을 수강한 홍순영(46) 씨는 “일일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업사이클을 배워보니 여러 가지 소재가 각기 다른 분야에 쓰일 수 있다는 점에 호기심이 생겼다. 앞으로 업사이클 교육 프로그램에 계속 참가해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고 업사이클 제품으로 창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사이클 제품 활용 창업 러시, 패션 트렌드 창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 한국업사이클센터는 오는 4월 중 업사이클 제품과 창업 활동을 연계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진흥본부 최하예 주임은 “앞으로 한국업사이클센터가 학생, 창업자, 디자이너, 일반인, 사업담당자 등 업사이클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셔츠와 바지로 업사이클한 리나시타 가방
한편, 업사이클을 활용한 제품으로 창업을 한 기업도 있다. ‘리나시타’는 유행이 지나거나 손상된 셔츠와 바지를 새롭게 디자인, 가공해 가방을 제작하는 업체다. 리나시타에서 만든 가방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져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재활용이 어려운 와인 병을 업사이클링해 캔들 등 생활 소품을 만드는 ‘프로머스’,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버려진 집을 만들 때 쓰는 티크목을 활용해 모바일 액세서리를 만드는 ‘에티크’ 등이 대표적인 업사이클 기업이다.

▶ 티크목으로 만든 에티크의 모바일 액세서리
업사이클 기업 에티크 유동주 대표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20대에 필리핀, 몽골, 태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개발도상국에는 좋은 자원이 많이 있지만 기술력, 자본력이 부족해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 단순 원조가 아닌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창업을 하게 됐다.
업사이클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업사이클은 외국에서 이미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업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했다.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업사이클이라고 생각했다.
인도네시아의 티크목으로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인도네시아에는 티크목으로 만든 집들이 많이 버려져 있다. 방치된 티크목은 오랜 시간 동안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좋은 품질의 목재로 거듭난다. 우리는 훌륭한 목재들이 버려져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티크목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물론 산림과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에 동참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 업사이클의 시장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제품을 원하거나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 앞으로 업사이클에 대한 소비와 관심도 역시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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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