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런던 고층아파트 화재사건 계기 안전 대응 30층 이상 고층 3266개 동 모두 특별 소방안전점검
최근 영국 런던의 공공 임대아파트(그렌펠 타워) 화재 사건의 여파로 국내에서도 고층건물의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져 정부가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 영국 런던 소방대원들이 6월 14일(현지 시간) 숯덩이로 변한 공공 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에 물을 뿌리고 있다. ⓒ뉴시스
국토교통부와 국민안전처는 6월 21일 고층건축물 화재 안전 민관 합동회의를 열고 오는 8월 말까지 ‘고층건축물 화재 안전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건축, 소방, 재난관리 등 분야별 전문가와 고층 건축물이 소재한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고층건축물 안전개선기획단(이하 기획단)’을 구성했다. 이는 지난 6월 14일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대형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종합대책을 만들어 사고를 미리 예방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획단은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장을 단장으로, 국토교통부와 국민안전처의 국장(급)을 분과별 부단장으로 한다. 실무자로는 부처별 담당 과장, 민간 전문가, 지자체 재난부서 및 소방관서 담당 공무원 등이 참여한다. 기획단은 ▲건축 분야의 경우 방화 및 피난 기준, 내외부 마감재 등 건축 관련 법령과 건축 재료 ▲소방 분야에서는 소방안전시설과 소방작전 매뉴얼, 전문 소방장비 및 인력 확충, R&D 개발 문제 등을 집중 점검해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종합대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 대응체계와 관련해 현행 지자체와 소방관서 간 협업 실태, 현장 안전관리자의 배치 및 운영,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훈련 등을 정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고층건축물 안전개선기획단 구성, 공청회·토론회도 예정
국토부와 안전처는 첫 민관 합동회의에서 국내외 고층건축물 화재 사례를 진단하고 소방·건축물 분야의 개선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기획단은 매주 실무작업반을 중심으로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격주로 전체회의를 열어 제도 개선사항, 부처 간 이견사항 등을 적극 협의·조정하기로 했다. 기획단에서 마련한 ‘고층건축물 화재 안전 종합대책(안)’은 공청회나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보완한 후 최종 확정한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30층 이상은 ‘고층건물’, 50층 이상은 ‘초고층건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고층건물의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례는 2010년 10월 1일 발생한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사건이다. 불이 난 건물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에 위치한 지상 38층(지하 4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로, 외벽에 인화성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 부착돼 있었다. 지상 4층에서 시작된 불은 중앙 계단 통로와 외벽을 타고 20여 분 만에 건물 옥상까지 번졌다. 최초 발화 시점부터 완전 진압까지는 7시간 20분이 걸렸다. 다행히 인명구조가 신속히 이뤄져 사망자는 없었고 입주민 6명과 소방관 1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을 통해 고층건물의 화재와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다. 먼저 화재에 취약한 외장재 사용을 제한하는 별도의 관련 법규가 없었다. 또 소방수를 뿌리는 고가사다리차의 최대 전개 높이가 51m(15~18층)에 불과해 고층건물의 화재를 진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고층건물의 화재 진압에 필요한 소방수 확보 규정도 없었다. 별도의 피난 안전구역도 두지 않았다.
이 사고 이후 정부는 일명 ‘초고층 재난관리법’을 만들어 30층 이상 50층 미만 고층건물의 기준과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했다. 건축법을 개정해 고층건축물의 개념을 정의하고 일부 건축물에 대한 허가제 실시, 피난 안전구역 및 대피공간 의무 설치 등 건축 기준도 강화했다. 고층건물에 적합한 소방시설 안전관리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신축한 30층 이상 건물 외벽에는 난연재, 불연재 소재를 쓰도록 관련 법령도 바꿨다.
국민불안 근본 해소책 마련할 것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사건은 소방설비 설치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지상 10층(지하 1층)짜리 도시형 생활주택이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50세대 미만의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로, 일반 아파트에 비해 건물 간 거리, 주차, 소방설비 기준 등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불이 난 대봉그린아프트 바로 옆에는 또 다른 도시형 생활주택이 들어서 있었다.
사건 당시 1층 출입구 바로 앞 주차장에서 발생한 불은 출입구 계단과 외벽을 따라 건물 상층부로 빠르게 번졌다. 인접 도시형 생활주택과 단독주택으로도 불이 번져 결국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부상하는 대형 화재가 됐다.
사고 이후 정부는 6층 이상 건물의 외벽에도 불연성 마감재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을 별도로 만들고 건물재료의 방화 성능 기준을 대폭 높였다.
하지만 각종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고층건물의 화재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고층건물 화재 건수는 150건에 달하고 이 중 8건은 초고층건물에서 일어났다. 2015년에는 107건(초고층 8건), 2014년에는 107건(초고층 11건)이 발생했으며, 2017년 6월 현재 57건(초고층 10건)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그렌텔 타워 화재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6월 19일부터 7월 20일까지 국내 30층 이상 고층건물(3266개 동, 50층 이상 초고층건물 107개 포함)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6월 19일부터 5일간 서울 등 주요 도시의 공동주택 15개 단지(74개 동)에 대해 소방안전 표본점검도 실시했다. 정부는 특별 소방안전점검과 공동주택 표본점검 결과 드러난 개선사항을 ‘종합대책’에 충실히 반영해 화재 예방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류희인 국민안전처 차관은 “우리나라의 건축물 특성과 평상시 소방안전관리 기준 및 운용 실태, 지자체와 중앙 간 지휘·지원체계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층건물에 대한 국민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층건물 화재 시 대피 요령
•화재 발생 시 경보 비상벨을 누른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이용한다.
•화재경보기를 누르고 소방서에 바로 신고한다.
•화재가 발생한 사무실에서 탈출할 때는 반드시 문을 닫고 탈출하고 열린 문도 모두 닫는다.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인원을 확인한다.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즉시 소방관에게 인원과 최종 확인된 위치를 알린다.
•탈출한 후에는 절대로 다시 화재 건물로 들어가지 않는다.
•건물 밖으로 대피하지 못하면 창문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 구조를 기다린다.
•실내에 고립됐을 때는 불기가 없는 창밖으로 큰 소리를 지르고 흰 옷가지를 흔들어 자신의 위치를 알린다.
•불길이 있을 때는 함부로 창문을 열면 안 된다.
•방으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틈을 커튼 등으로 막고, 주위에 물이 있으면 옷에 물을 적셔 입과 코를 가리고 숨을 쉰다.
•장애인 등 혼자 대피하기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는 비상시 도움을 줄 동료를 지정해둔다.
자료 : 국민안전처
백승구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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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