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자신감 Up! U-20 테스트이벤트 ‘아디다스컵 4개국 대회’

오는 5월 20일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된다. 대회를 앞두고 한국을 비롯해 온두라스, 잠비아, 에콰도르 대표팀이 3월 25일~30일 친선경기를 가졌다. 한국 대표팀은 본 경기를 앞두고 치른 최종 ‘모의고사’에서 3전 2승 1패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 U-20 월드컵의 긍정적 신호탄이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지난 1983년 멕시코 대회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조별 라운드를 통과해 8강에 올랐고 우루과이를 연장전 끝에 꺾으며 4강까지 진출했다. 비록 브라질에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꼬레아’ 축구의 힘을 전 세계적으로 과시한 대회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34년 만에 한국 땅에서 당시 영광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이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이승우, 백승호(이상 바르셀로나 후베닐A)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비롯해 프로축구 K리그와 대학축구 U리그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팀 공격 이끌 조영욱-이승우-백승호 라인

대회 개막까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어 신태용 감독의 옥석 가리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3월 25일부터 열린 ‘2017 아디다스컵 U-20 4개국 국제축구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대표팀의 윤곽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과 잠비아의 경기

▶ 3월 27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잠비아의 경기에서 정태욱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자 선수들이 신속히 인공호흡을 실시하는 등 동료애와 단결력을 보여줬다. ⓒ뉴시스

U-20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3월 25일 온두라스를 3 대 2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3월 27일에는 잠비아를 4 대 1로 크게 이겼다. 아프리카 축구 강국 잠비아를 대파한 것은 우리 팀의 전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의미다. 3월 30일 마지막 경기에서는 에콰도르에게 0 대 2로 패했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승우와 백승호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은 검증된 셈이다.

이번 대회는 친선 성격이 큰 만큼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했다. 다행히 대표팀은 내용적으로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한국은 공격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연령대별 대표를 두루 거친 이승우와 백승호는 팀 내 공격을 이끌 확실한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승우는 이전 연령대에서는 주로 원톱 또는 투톱의 한 축으로 공격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백승호와 함께 공격 이선에서의 활용 가치를 증명했다.

이승우는 U-20 월드컵이 개최되면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을 선수로서 상대 팀의 적극적인 수비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최전방보다는 활동 폭이 넓은 이선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그 가능성이 충분히 증명됐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는 백승호와 좌우에서 호흡을 맞춘 공격 옵션이 U-20 대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물론 한국 대표팀은 이승우의 원맨 팀이 아니다. 공격 이선 또는 일선 좌우에서 백승호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최전방 공격수 조영욱과도 원활한 연계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체적인 틀에서 볼 때 이승우에 대한 집중 마크를 피하면서 공격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해법을 찾은 것은 이번 4개국 대회의 최대 성과다. 2015년 칠레에서 열린 U-17 월드컵 당시 아쉽게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던 조영욱은 이번 대회를 통해 원톱으로서의 능력을 뚜렷이 보여줌으로써 조영욱-이승우-백승호 공격라인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백승호, 조영국, 이승우

▶ 백승호, 조영욱, 이승우 ⓒ뉴시스

긴급 상황에서 정태욱 살린 팀원들의 동료애

경기 외적인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27일 잠비아전에서는 경기 막판에 수비수 정태욱이 상대 선수와 공중 볼 다툼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잠시 정신을 잃는 상황이 발생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수비수 이상민은 곧바로 정태욱의 혀를 빼내 기도를 확보하고 곧바로 인공호흡을 실시하는 침착함을 선보였다. 만 20세에 불과한 선수들의 대응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일사불란한 움직임이었다. 뒤늦게 그라운드에 진입한 구급차량을 향해 다소 감정적인 대응을 한 이승우의 행동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진한 동료애에서 비롯된 점임을 감안하면 수긍 되는 장면이었다.

정태욱의 부상은 넘어진 상황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전치 6주 진단이 나왔다.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자가 더는 나와선 안 되지만 동료의 부상에 팀원 모두 침착하게 대응한 점은 추후 조직력 강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비력은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있다. 특히 득점을 올린 뒤 곧바로 실점을 허용한 것이나 수비수들의 사소한 실수가 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불안 요소다. 그러나 아직 시간은 있다. 이번 4개국 대회를 통해 발견된 단점은 보완하면 된다. 5월에 열릴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미니인터뷰 /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
“선수들에게 창조적이고 즐기는 플레이 주문”

신태용 감독

신태용 감독이 U-20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은 자의보다는 타의에 가깝다. 2016년 10월 바레인에서 열린 19세 이하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에서 대표팀이 조기 탈락하면서 안익수 감독이 물러났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U-20 월드컵 출전을 확정했지만 성적 부진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했고 그 대안이 신태용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이를 위해 대표팀 코치직에서 물러나 20세 이하 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태용 감독의 장점 중 하나는 자신감이다. 한국은 지난 3월 15일에 열린 조 추첨식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같은 조를 뽑았다. 6회 우승으로 이 대회 최다 우승국인 아르헨티나, 유럽의 강호 잉글랜드, 그리고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가 속한 쉽지 않은 조다. 신 감독은 “진짜 죽음의 조”라고 전제하면서도 “조별 리그를 통과하면 16강이나 8강은 수월할 것”이라며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물론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신 감독은 2016 리우올림픽 당시 대표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당시 8강에서 패배를 안겼던 온두라스를 상대로 이번 대회에서 3 대 2로 승리해 나름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신 감독은 U-20 대회를 앞두고 세트피스를 아끼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4개국 대회에서 다양한 세트피스를 시도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온두라스와 벌인 1차전에서 나온 3골은 모두 세트피스에 의한 골이었다. 그는 “준비한 것이 잘됐을 뿐”이라며 전력 노출을 개의치 않았다. 또 다른 옵션도 준비돼 있음을 전하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개최국인 만큼 성적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선수 선발부터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이번 4개국 대회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서 실망스러운 선수들은 가차 없이 탈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틀에 박힌 플레이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즐기는 플레이를 할 것을 선수들에게 강조한다”며 자신의 축구 철학도 밝혔다.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했던 신 감독이 이번 U-20 월드컵에서는 그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차상엽 | 포커스뉴스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