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취임 첫날 야당 방문 ‘통합과 협치’ 실천 “야당은 국정의 동반자, 국익을 위해 협조 요청”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 첫 행보로 현충원을 참배한데 이어 곧바로 야 4당을 방문,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한 소통과 협치를 요청했다. 대통령이 취임 첫 날 야당을 방문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로 소통과 통합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당선일 첫 날 일정으로 야 4당을 방문해 정국운영 협조를 당부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자유한국당이었다. 선거 결과 2위를 기록한 홍준표 후보와 선거 기간 내 치열한 공방이 있었던 정당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만나 “앞으로 국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당과 함께 소통하고 국정의 동반자로 생각하겠다”며 “제1야당인 만큼 간곡히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미관계와 안보 문제에서 자유한국당과 함께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안보에 관한 사안은 야당에 늘 협조를 구하고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 하실 때보다 우리가 더 강한 야당이 될지 모른다”며 “관용의 정치와 소통의 정치를 베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남북관계 및 안보 문제, 한미동맹 문제는 자유한국당에서 협력해준다면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김대중·노무현정부 10년과 이명박·박근혜정부 10년의 20년 전체를 다 놓고 성찰하는 자세로 국정을 펼쳐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개혁과 통합은 우리 모두의 목표”
문 대통령은 이어 국회에 도착,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박지원 대표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뿌리는 같은 정당”이라며 “국익을 위한 외교와 안보에 잘 협력해나가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가 정권교체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저와 안철수 후보,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마음과 개혁, 통합이라는 의미에서 서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음을 안다”고 확인했다.
선거운동 당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해서 ‘문모닝’으로 불렸던 박지원 대표는 “오늘 아침은 굿모닝으로 시작한다”며 문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표는 “10년 만에 문 대통령에 의해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에 큰 의미를 둔다”고 말하고 “협력에 방점을 두되 야당이기에 견제할 것은 견제하면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한테 상처받은 국민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경험과 경륜을 갖고 선거 과정에서 좋은 공약을 많이 해줬다”며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국민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국민통합, 협치로 나아가서 변화와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을 위해 개혁도 해주고 경제도 민생도 잘 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곧이어 방문한 바른정당에서는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대표실 문 앞에 나와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바른정당에서는 문 대통령과 유승민 후보가 대선 직후에 나눈 통화 이야기가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에게 “어젯밤 유 후보와 축하와 위로를 주고받는 통화를 했다”고 전하고 “(유 후보와 바른정당이) 보수가 나아갈 길을 잘 제시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주 권한대행은 “보수정당에 속해 있다가 탄핵에 찬성하며 분당이 됐지만, 선거 과정에서 많은 서러움을 받았다”면서 “나라를 사랑하고 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바른정당이 정치권에 희망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그런 희망을 키워가는 정치를 계속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네 번째 방문지인 정의당에서 문 대통령은 야권연대 경험 등을 언급하며 역시 국정 협조를 부탁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당선은 촛불의 승리, 온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당을 찾아준 첫 대통령이라 인상적인 일이며,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을 문 대통령이 원상회복시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통령의 방문이) 처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례적인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5년 내내 끊임없이 소통하는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과 국민과 함께 소주 한잔 하는 대통령 보고파”
노 원내대표는 또 “많은 국민이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고 외쳤는데 5년 후 ‘이게 나라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면서 임기를 마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우리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야권공조라는 이름으로 최대한 협력해왔고 이제 입지가 바뀌긴 했으나 그 정신은 20대 국회 내내 견지될 것으로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당도 심상정 후보도 최선을 다했는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심 후보와 어젯밤 위로와 축하를 나누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의당이 이번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정의당의 가치와 정책 지향을 국민에게 알리는 데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미래의 희망이 될 것이라 여긴다”고 위로했다. 노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야당 정치인과도 소주 한 잔 하는 대통령을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할 것”이라며 “인간의 체온을 국민들이 느끼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야 4당 방문에 이어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 양승태 대법원장, 황교안 국무총리,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각 부 요인을 한꺼번에 만나 환담했다.
정세균 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입법 및 정책과제〉라는 책을 선물했다. 새 정부가 당면할 현안과 과제를 정리한 숙제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전에 야당 지도부를 방문했는데 국회를 더 존중하고 야당과 더 빈번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역대 정권을 성찰해보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나 대통령의 불행한 모습은 헌법에 정해진 삼권 분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면서 “대법원과 헌재 등 사법부 독립도 더욱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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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