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은 짧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았다. 약 13분, 3156자.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에 비해 가장 적은 분량이었다. 그럼에도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정책 방향 전반이 압축적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을 강조하며 새 시대의 문을 열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34차례 나온 ‘대통령’이었다. 다음으로 26차례 언급한 ‘국민’을 비롯해 ‘대한민국·나라’(10회), ‘새로운·역사’(7회), ‘대화’(4회), ‘소통·갈등’(3회), ‘통합·공정·동반자’(2회) 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통합’이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포한 문 대통령은 이념·지역·세대를 초월한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선거를 치른 후보들을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어가야 할 동반자’로 규정하고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며 지역주의 극복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취임 직후 야 4당 지도부를 찾아가 통합형 인사를 단행하는 실천적 모습에서도 잘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소통’에도 방점을 뒀다.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야당과)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말한 대목에 잘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소통 의지를 ‘광화문 대통령’에 함축해 표현했다. ‘광화문’은 이전 취임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단어로,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굳은 결의를 엿볼 수 있는 단어다. 탄핵 정국을 주도한 광화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마지막 유세지로 선정했을 만큼 상징적인 곳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개혁’을 예고했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겠다.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솔선수범할 것을 알렸다. 또 “재벌 개혁에 앞장서겠다. 새 정부 하에서는 정경유착이란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해 강력한 개혁 의지를 시사했다.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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