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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남북 신뢰 쌓으면서 ‘만드는 평화’ 기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평화로운 한반도 구상’으로 읽힌다.전쟁의 두려움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 속도와 폭을 조절해나가겠다는 유연성이 담겨 있는 듯하다.

정책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남북협력과 교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한 여건 조성 등으로 요약된다.

추진전략은 네 가지로 예상된다. 첫째,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 확보다. 남북대화·교류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정세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장단에 미국·중국이 박수치고 북한이 춤을 추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둘째, 경제 영역의 확장이다. 남북 간 경제협력을 기본 축으로 하여 남북중, 남북러, 남북중러 등 경제 영역을 동북아지역으로 확장해나가겠다는 것이다. 남북 경제공동체 형성에서 경제통일로 발전해나가겠다는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셋째, 국민통합이다. 대북정책의 법제화·제도화를 통해 세대·계층 간의 이념적 갈등해소와 국민통합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국민통합, 민족대단결, 사실상의 통일로 나아가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넷째, 대내외 공감대 형성을 통한 단계적 추진이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의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국민적 지지를 최우선으로 하여 남북한과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전략이 담겨 있다.

‘평화로운 한반도 구상’의 핵심과제는 남북대화 복원,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 남북 간 경제·인도·사회문화 협력, 남북협력을 위한 제도 개선, 통일국민협약 체결과 통일 공감 확산,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등 여섯 가지로 요약된다.

남북대화 복원은 판문점연락사무소의 정상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북한이 단절했기 때문에 북한 스스로 복원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지나친 수동적 자세다.

우리가 먼저 6·15 및 10·4 정상선언의 정신에 입각해서 상호체제존중의 메시지를 보내고 북한이 판문점연락사무소의 정상화로 화답하는 것이 현실적 수순이다. 시험통화가 이루어지고 전통문이 오가면서 실무접촉·고위급회담으로 발전될 수 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은 상호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북한은 ‘선 평화협정, 후 비핵화’를 주장한다. 한미는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을 강조한다. 중국은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 논의를 주장한다. 논의는 동시에 하되 이행과 검증은 단계적·병렬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가칭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논의하든지 아니면 6자회담 틀 밖의 가칭 ‘비핵·평화위원회’에서 할 수 있다. 한미는 북한의 핵동결을 강조하고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한다. 핵과 군사훈련은 상호위협요인이다. 한미 대 북한 간의 상호위협요인 감소에서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북핵문제와 남북문제의 관계 정립은 쉽지 않다. 북핵문제는 국제적 성격을 지닌다. 이산가족 문제·스포츠 교류·경제협력·민간급 교류는 남북한의 문제다. 북핵문제와 남북문제의 접근은 정책적으로 분리하고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현실적 방식인 듯하다.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하더라도 비정치적 대화와 교류를 지속하면서 대화의 속도와 교류의 폭을 조절하는 것이 전략적 접근이다.

남북 간 대화의 틀이 없고 교류협력이 없다면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할 수 없다. 남북협력을 위한 제도 개선은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길이다. 통일국민협약은 통일문제의 정쟁화를 지양하고 국민통합·통일기반 조성 차원에서 여·야 정치권과 진보·보수 시민단체, 그리고 청년·장년의 세대 대표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신사협약이다.

지난 5월 14일 북한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 12형’을 시험 발사했다. 대남·대미 압박의 메시지가 담긴 듯하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미공조체제를 시험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는 듯하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핵능력은 더욱 고도화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발빠른 대응을 했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국민들의 안보 불안을 불식시켰다. 든든한 한미동맹도 보여주었다.

평화는 지키는 평화와 만드는 평화가 있다. 총과 칼은 평화를 지킬 수는 있어도 만들 수는 없다. 강력한 국방력과 튼튼한 한미동맹은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대화와 교류협력은 신뢰를 쌓으면서 평화를 만든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인 ‘평화로운 한반도 구상’은 평화를 만드는 데 방점이 있는 듯하다. 곧 만드는 평화에 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된다.

 

양무진_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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