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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품위 있게 삶 마감 ‘웰다잉법’ 공포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자기결정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웰다잉(Well-dying)법'이 공포됐다.

보건복지부는 1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이용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이 1월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2월 3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이 법은 먼저 무의미한 연명의료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고, 환자의 자기결정을 존중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를 해도 회복되지 않고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은 말기환자 돌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호스피스는 1년 6개월 후(2017년 8월) ▶연명의료 중단 관련 절차 등은 2년 후(2018년 2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표된 법은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권고안에 바탕을 둔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이용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을 중심으로 7개의 법안을 병합 심의해 마련된 대안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뗀 의사와 가족들이 살인죄로 기소되고 2009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식물인간 상태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떼느냐 하는 것이 사회적 논란(이른바 '김할머니 사건' )이 된 이후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왔다.


호스피스 파주병원

▶ 호스피스 환자들을 위한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의 완화병동. 입원 환자들이 미술 치료를 받으며 완성한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고통 완화
자기결정 존중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보호 목적

공표된 법에 따르면 연명의료 중단 대상 환자는 말기환자나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환자가 아닌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이며,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함께 판단한다.

'임종 과정'이란 ①회생 가능성이 없고 ②치료를 했음에도 회복되지 않고 ③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④사망에 임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암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변 등 말기환자와 달리 특정 질병에 대한 제한이 없다.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의 의학적 시술로써,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 기간만 연장하는 의료다.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있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은 대상이 아니다.

다만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공급, 물 공급, 산소의 단순 공급은 연명의료에 해당하지 않으며,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없다.

이 법은 연명치료에 대한 환자의 의사 확인에 대해 ▶명시적 의사 ▶의사 추정 ▶의사 추정 불가 등 세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명시하고 있다.

연명의료계획서가 있거나 사전에 작성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담당 의사가 본인에게 확인하면 이를 환자의 의사로 본다(명시적 의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있으나 환자가 이를 확인할 의사 능력이 없는 경우 의사 2인의 확인을 거쳐 환자의 의사로 본다.

또한 환자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없고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 충분한 기간 동안 일관해 표시된 환자의 의사를 가족 2인 이상이 일치되게 진술하면 의사 2인이 확인해 이를 환자의 의사로 볼 수 있다(의사 추정).

환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고, 가족들이 추정할 만한 근거가 없는 경우 가족 전원의 합의와 의사 2인의 확인으로 환자에 대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미성년자의 경우는 친권자인 법정 대리인의 의사 표시를 의사 2인이 확인해 결정을 내린다(의사 추정 불가).

이 법에 따라 성인(만 19세 이상)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통해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되어 자신이 임종 과정에서 받을 연명의료에 대해 미리 표현하는 제도가 마련됐다. 또한 말기환자 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의사를 반영해 담당 의사가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작성된 연명의료계획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되며 어디서나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연명치료 중단 등 결정을 위한 환자의 의사 확인

 

비암성 말기환자까지 호스피스 대상 확대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  관리체계 확충

한편 이 법은 말기암 환자로 한정되어 있는 호스피스 대상자를 AIDS,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를 앓고 있는 말기환자까지 확대했다.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세부 절차와 기준은 하위법령에서 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추가로 호스피스가 가능해지는 말기환자는 연간 7000여 명(2014년 사망자 통계 기준) 수준으로 예상되며, 하위법령에서 질환을 추가할 수 있다.

또한 환자가 원하는 곳에서 호스피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입원형(전용 병동), 자문형(일반 병동), 가정형(가정)으로 세 종류의 전문 기관을 지정하고, 지정된 호스피스 전문 기관의 평가와 전문 인력의 교육훈련 등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앙 및 권역 호스피스센터를 지정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이동욱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 법이 시행되면 비암성 말기환자까지 원하는 장소에서 호스피스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좀 더 많은 사람이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고 의료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시행되던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절차 및 요건이 명시적으로 제도화되어 많은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동욱 국장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자칫 생명 경시 풍조로 이어지지 않도록 법 시행을 위한 제반 사항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3월부터 '호스피스·연명의료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및 세부 사항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Q&A

Q. 어떤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 대상이 되나.

A.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에 있다고 의학적 판단을 받은 환자를 말한다.

Q. 모든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지.

A. 아니다.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이 가능한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및 항암제 투여의 의학적 시술이다.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나 영양분 공급, 물 공급, 산소의 단순 공급은 어떤 상황에서도 중단될 수 없다.

Q. 연명의료 중단은 특정한 질병에 걸린 경우에만 가능한가.

A. 그렇지 않다. 모든 사람은 죽기 전에 임종 과정에 이르므로 질병이나 사고 모든 경우에 해당한다. 다만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만 해당하므로, 가능한 치료를 다 해본 후에 대상 환자인지 아닌지를 판단 할 수 있다

Q.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는 말기환자와 어떻게 다른가.

A. 임종 과정 환자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의 질병에 걸린 후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회복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이 악화되어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단을 받은 환자를 말한다.

Q.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도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나.

A. 그럴 수 없다. 다만 식물인간 상태가 지속되다가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해당 환자가 “임종 과정에 있다”고 판단한다면 대상 환자가 될 수 있다.

Q. 지금 환자가 의식이 없이 오랜 투병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A. 먼저 담당 의사에게 해당 환자의 의학적 상태에 대한 판단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기환자로 진단됐다면 가족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신청할 수 있으며,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로 진단됐다면 환자의 의사를 확인해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할 수 있다.

Q. 연명의료계획서는 작성하지 못했는데 환자가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이면.

A. 미리 작성해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는 경우거나 환자의 평소 의사에 대한 환자 가족 2인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을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확인하면 환자의 의사로 인정할 수 있다.

Q. 환자 가족은 누구까지를 포함하나.

A. 환자의 가족은 배우자, 직계 비속, 직계 존속이 해당하며, 만약 해당 환자에게 이에 해당하는 가족이 아무도 없는 경우라면 형제자매가 포함된다. 단, 의사 확인이 가능한 환자 가족은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

Q. 평소 나의 뜻을 밝혀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만 19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자신의 연명 의료 시행 또는 중단에 관한 사항, 호스피스 선택과 이용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자신의 의사를 문서로 작성할 수 있다. 반드시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통해 작성해야 한다(추후 하위법령에서 지정).

Q. 한번 작성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고칠 수 없나.

A.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에 요청하면 언제든지 작성자 본인의 의사에 따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Q.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는 어떻게 다른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박경아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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