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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상인들의 꿈도 사람들의 추억도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곳. 지역의 문화와 지역민들의 생활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전통시장이다. 정부는 침체된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전통 야시장은 주변 여행 명소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부각돼 야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밤이기에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각 지역 고유의 문화가 깃든 야시장들을 소개한다.

하늘에는 온통 어둠이 깔렸지만 부산 부평깡통시장은 여전히 환했다. 저녁 7시 반이 되자마자 시장에는 끝없는 매대 행렬이 펼쳐졌다. 부평깡통시장에서 부평깡통야시장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야시장이 문을 여는 7시 반이 되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졌고, 몇 개 매장은 이미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마침 시장을 찾은 날, 비가 많이 와 손님이 없진 않을까 기차에서 했던 걱정들이 무색해졌다.

학교 마치고 교복을 입고 온 중·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고, 20~30대 젊은 여행객과 아기 띠를 하고 온 가족, 친구들끼리 놀러온 아줌마, 아저씨, 동네 할아버지까지 그야말로 전 세대가 부평깡통야시장에서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밤을 즐기고 있었다.

 

우유튀김·임실치즈 해피바·가리비치즈구이 등
부평깡통야시장만의 이색 먹거리 가득

“이거 진짜 치즈예요?”, “다코야키보다 더 맛있네예.” 웅성웅성 사람들의 감탄과 호기심 어린 말이 오가는 ‘해피바’ 매대 앞에는 유난히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기자도 음식 맛이 궁금해 사람들 뒤에 줄을 섰다. 기다림 끝에 손에 들어온 간식의 이름은 해피바. 핫바같이 길쭉하게 생겼지만, 다코야키처럼 문어와 가쓰오부시가 가득 들어간 해피바에는 길고 굵직한 100% 임실치즈까지 어우러져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맛이 입을 즐겁게 했다.

기자 옆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커플이 있어 맛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오늘 처음 야시장에 놀러 왔는데, 볼거리도 많고 맛있는 것들이 정말 많다. 특히 해피바는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맛과 식감이 모두 끝내준다”고 경쾌하게 답했다.

해피바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홍성진(57) 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부평깡통야시장에서 장사를 한 지 두 달 정도 됐다는 홍 씨는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두의 입에 맞는 맛을 개발해냈다”며 “앞으로 일본에서 유명한 다코야키를 물리치고, 한국을 대표하는 맛있는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툰 말로 “맛있어요, 드셔보세요”라고 손님을 부르는 케밥 상인도 터키에서 한국으로 온 지 3년밖에 안 된 아저씨다. 그는 서툰 한국말로 이곳에서 장사한 지는 세 달 정도 됐는데 사람들도 많고 하고 싶은 일을 맘 편히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치즈가 한가득 올라간 싱싱한 가리비 여러 개가 지글지글 익고 있는 가리비치즈구이 가게에서는 젊은 부부가 함께 일하고 있었다.

청년상인 이기호(39) 씨는 “다행히 우리 가리비가 손님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여기 야시장에서 일하는 분들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야시장이 재기의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부평깡통시장

▶ 개장 전 영업 준비로 분주한 상인들과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는 부평깡통야시장 모습.

 

부평 깡통시장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가리비치즈구이 가게.

 

젊은 인파 속에서 눈에 띈 중년 남성 무리를 향해 야시장을 어떻게 찾게 됐냐고 물었다. 강원 강릉시에서 업무차 부산에 왔다는 강영호(62) 씨는 “부산에서는 부평깡통야시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깔끔하고 다양한 아이템이 있어서 볼거리가 많다”며 “앞으로 야시장이 외국처럼 관광상품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평깡통야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30개의 매대는 각각 특색이 있었는데 젊은 세대와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바나나튀김, 우유튀김, 해피바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음식들이 눈길을 끌었고 터키 케밥, 베트남 쌀국수와 짜요(튀김만두), 일본 오코노미야키 등 현지인이 직접 만들어 내놓는 세계 음식들도 꽤 많다. 또 공예 장인이 직접 이름과 로고를 새겨주는 수제 나무 펜 등 이색 상품들도 팔고 있었다.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 10월에 문을 연 전국 첫 상설 야시장이다. 침체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작된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야시장 시범지역에 처음으로 선정돼 정부와 부산시의 지원으로 기반시설을 확충했다. 그 결과 부평깡통야시장은 넓은 공영주차장, 아름다운 경관조명과 깔끔한 야시장 매대 등이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또 정기적으로 음식 품평회를 진행하며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품질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문화가정을 위해 세계 음식코너도 5개 정도 마련했다. 이 밖에 방문객들을 위해 비정기적으로 가야금 연주 등 다양한 무대 행사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야시장에는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부평깡통야시장에는 하루 평균 2500~3500명, 주말에는 7000~8000명이 방문한다.

 

부평 깡통시장

 ▶100% 임실치즈와 문어를 넣은 새로운 메뉴로 부평깡통야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해피바 매대. 

 

부평 깡통시장

 ▶야시장에 처음 놀러 온 커플.

 

첫 상설 야시장, 주말 7000~8000명 방문
부산의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

특히 야시장 운영이 잘되면서 주변 상인들도 함께 동반 효과를 얻게 됐다. 야시장이 들어서는 구역의 시장 상인들은 보통 오후 7시가 지나도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부산 중구청 경제진흥과 조영록 계장은 “보통 시장 상인들은 오후 7시가 넘으면 문을 닫지만, 부평깡통야시장은 손님이 밤늦게까지 찾다 보니 대부분의 가게들이 밤늦게까지도 영업을 한다”면서 “전통시장 활성화에 야시장이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상인회 야시장관리팀 최인용 팀장은 “우리 지역 손님은 물론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야시장을 만들기 위해 메뉴 품평회 등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반응이 좋다”며 “현재 30개인 매대를 60개까지 늘려 더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한국의 대표 관광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나본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상인들은 저마다의 꿈을 키우고 있었고, 손님들은 색다른 경험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상인들의 희망과 손님들의 행복으로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의 밤은 그렇게 환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글 · 박샛별 (위클리 공감 기자) / 사진 · 조영철 기자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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