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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흥미진진한 빅 이벤트에 스포츠 팬 시선 쏠린다

내년에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국내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회는 역시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꼽을 수 있다. 총 16개국이 참가해 자웅을 겨루는 이 대회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일부 라운드가 열려 국내 팬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

WBC는 16개국이 4팀씩 4개 조로 나눠 라운드 로빈 방식(같은 조 팀끼리 한 번씩 경기)으로 1라운드를 치른다. 여기서 각조 1, 2위를 차지한 8팀이 2개 조로 나뉘어 다시 한 번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2라운드를 열고 또다시 각조1, 2위를 한 4개 팀이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4강 토너먼트로 챔피언을 가린다. 한국은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과 함께 A조에 편성됐는데 이 A조의 6경기가 3월 6일부터 9일까지 바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한국은 역대 WBC에서 비교적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2006년 열린 1회 대회에서 4강을 차지했고 2009년 벌어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의 쾌거를 이룩했다. 하지만 2013년 열린 3회 대회에서는 그만 1라운드 탈락의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 진출이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이번 WBC 대표팀에 최강의 전력을 꾸릴 수 없는 내적 제약 조건과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각국 대표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외적 변수가 더해진 데 따른 예상이다.

 

WBC 1라운드 3월 6~9일 국내에서 열려
주력 멤버 이탈 아쉬움 속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 발휘 기대

한국 대표팀에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에이스 김광현(SK)은 팔꿈치 수술을 받게 돼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투타에서 ‘차포’가 빠진 상황에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정근우(한화), 이용찬(두산) 등 주력 멤버가 줄줄이 대열에서 이탈했다. 마무리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출격도 불발됐다. 최상의 전력에 비한다면 ‘1.5군’ 정도의 전열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 여기에 투수 라인업의 불균형도 아쉬운 대목이다. 김광현의 부재 속에서도 좌완에는 장원준(두산), 양현종(KIA), 차우찬(삼성) 같은 수준급 투수들이 버티고 있는 반면 우완은 상대적으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장원준 선수

▶주력 멤버들의 이탈 속에서도 WBC 한국 대표팀의 마운드를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되는 장원준 선수. ⓒ뉴스1

 

하지만 기대되는 요소도 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이다. 이번 대회 1라운드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기 때문에 대표팀은 현지 적응의 어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고 국내 팬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홈의 이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또 1회 대회 4강 진출과 2회 대회 준우승, 그리고 지난해 ‘프리미어12’ 원년 대회에서 기적의 우승을 일궈냈던 김인식 감독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식 감독

▶WBC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감독.ⓒ동아DB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네덜란드, 이스라엘, 대만은 모두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김 감독은 이 가운데 네덜란드를 최대 난적으로 꼽았고 이스라엘과 대만도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네덜란드는 지난 3회 대회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됐는데 0-6으로 한국이 완패하며 조별 리그 탈락의 빌미가 됐던 팀이다. 이번에도 잰더 보가츠(보스 레드삭스),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조너선 스쿱(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3명의 메이저리거가 네덜란드 대표팀에 포함돼 요주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1라운드를 통과하면 3월 12일부터 도쿄돔으로 옮겨 B조 상위 두 팀과 다시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2라운드를 치른다. 2라운드에서는 역대 WBC에서 우리와 많은 명승부를 펼쳤던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또 한 번 숙명의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야구에 WBC가 있다면 축구에서는 2002 한 · 일월드컵의 감동을 재연할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벌어진다. U-20 월드컵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로는 성인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이며 내년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펼쳐진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청소년 대표팀은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1983년 박종환 감독이 멕시코 대회에서 이뤄냈던 4강의 성적을 34년 만에 다시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역대 U-20 월드컵은 미래의 세계 축구를 이끌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는 등용문으로 각광받아왔는데 한국에서는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 등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삼총사’가 비상을 기약하고 있다. 특히 동년배에 비해 두어 수 위의 기량과 감각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되는 이승우가 이번 대회를 통해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국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일본, 이란 등의 출전이 확정된 가운데 본선 조 주첨은 3월 15일 열린다.

 

이승우 선수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상이 기대되는 스페인 FC바르셀로나 후베닐 A 소속의 이승우 선수.ⓒ뉴스1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등 평창 테스트이벤트 이어져
7월 세계선수권 출전하는 박태환 선수 재기 여부도 관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동계스포츠의 주요 대회와 평창 테스트이벤트도 벌어진다. 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삿포로에서는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고 1월 29일부터 2월 8일까지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펼쳐진다. 동계 종목의 특성상 이 두 대회에 세계 톱클래스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창 대회를 앞두고 우리 선수들이 전열을 정비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1월부터 4월까지 평창과 강릉 등지에서는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2월 3~5일 알펜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2월 9~12일 강릉), 피겨 4대륙 선수권대회(2월 16~19일 강릉) 바이애슬론 월드컵(3월 2~5일 알펜시아),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3월 17~19일) 등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한 주요 종목 테스트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진다.

2017년 국내 팬들에게 시선을 모으는 또 다른 이벤트는 7월 14일부터 30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벌어지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다. ‘마린보이’ 박태환(인천시청)의 재기 여부가 달렸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우여곡절 속에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실망스러운 기록으로 선수 생활 연장이 불투명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3관왕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50m짜리 롱코스 정규 규격 수영장이 아니라 25m짜리 작은 수영장에서 열리는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은 턴과 잠영 동작이 롱코스보다 두 배 많기 때문에 기록도 롱코스보다 더 빠른 특성이 있어 일괄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박태환이 부활의 확신을 가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태환은 2017년 헝가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확실한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이 대회에서 쑨양(중국), 맥 호튼(호주), 하기노 고스케(일본), 제임스 가이(영국) 등 쟁쟁한 라이벌들과 정면승부를 펼치며 진정한 명예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누구보다도 굴곡진 여정을 겪었기에 박태환의 재기 여부에 스포츠팬들의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글· 위원석(스포츠서울 체육1부장)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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