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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2015년 7월 1일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으로 개편돼 운영 중이다. 기존 제도에서는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를 조금만 넘어도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복지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수급자들의 자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양 의무자 기준을 완화하고, 수급자가 일을 할수록 유리한 급여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수급자들의 자립을 촉진하고, 빈곤 예방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한 것이다.

 

일선 공무원

▶ 2015년 7월 1일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으로 개편되면서 일선 공무원들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적극 홍보에 나섰다.

 

중점 추진 방향은 생계, 의료, 주거, 교육별로 선정 기준을 다층화해 소득이 일부 증가하더라도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다.

시행 6개월을 맞아 보건복지부는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있던 소외계층을 발굴해 지원한 모범 사례를 공모했다. 총 98건의 응모작에 대해 심사를 거쳐 '행복을 맞추는 퍼즐조각(서울 강동구 사회복지과)' 등 16개 사례를 선정해 시상했다.

심사는 제도에 대한 홍보 및 사각지대 발굴에 적극적이었는지, 타 지자체에서 참고할 만한 대응 사례가 있는지, 사각지대 발굴에서부터 수급자의 태도 변화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나타나 있는지 등을 평가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몇 달간 주말을 반납하고 밤낮없이 현장을 누비며 어려운 이웃들의 절박한 사정에 귀 기울인 일선 공무원들과 관련 기관 종사자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민간기관과 지역주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해져온다. 이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웠으나 맞춤형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아 의지를 다지고 삶을 회복해가는 수급자들의 모습도 보게 된다"고 평했다.

우수 사례는 전자책(e-book)으로 발간됐으며, 보건복지부 누리집(www.mohw.go.kr)내 '정보 → e-book'에서 볼 수 있다. 우수 사례들 중에서 사연 일부를 요약했다.

 

행복을 맞춥니다 

 

대상 서울 강동구 사회복지과 '행복을 맞추는 퍼즐조각'

집 없이 떠돌던 그 아이
엄마와 함께 또 다른 미래 준비

대상 

3월 말,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며 전화가 왔다. 정우람(가명) 아이가 입학 이틀 후부터 계속 등교를 하지 않아 영문을 알고 싶다며 주소지 주민센터로 전화한 것이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아이 이름을 입력하고 검색해보았다. 아이 아빠의 나이가 55세로 나이 차가 컸으며, 아이 엄마는 가출해서 가족관계증명서상에 등재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이 아빠는 어릴 때 부모 모두 사망해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고 일용근로를 하며 여관, 고시원을 전전하다 미혼부가정 기초수급자 보호를 받게 됐다. 그러나 근로유지형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다 무단결근 금지 등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아 보호가 중지됐다.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그 아이의 집도 기초수급을 받다가 중지된 가구였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아빠에게 몇 번의 전화 연결을 시도한 끝에 통화가 이뤄졌지만 그는 차갑고 딱딱한 말투로 자기 자식은 자기가 책임질 테니 간섭하지 말라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곤 했다.

주민센터는 구청 희망복지 지원팀, 통합조사팀, 학교, 경찰서 등과 함께 의견을 나눈 후 여러 기관, 부서들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족이 거주하는 모텔을 방문했는데, 아이는 여덟 살인데도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대변을 가리지 못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까봐 학교를 보낼 수 없었다고 했다.

머물고 있는 모텔에서도 숙박료를 내지 못해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가족, 건강, 일, 주거, 교육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불안정하고 위태로웠으며 가족 전체를 흔들었다. 우울증이 심한 아이 엄마뿐 아니라 가족 모두 정신과 상담이 필요했다. 아이 아빠는 자살 충동을 느껴 약을 사러 간 적도 있었다. 아이도 어느 날은 스케치북을 찢으면서 다 같이 죽자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해서 마음이 아팠다.

서울 강동경찰서 경사가 설득해 가족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아이 엄마는 우울증 문제보다 사회적인 스킬이 매우 떨어지는 정신지체와 조현병(정신분열증)이 혼재된 상태로 보인다고 했다. 아이도 점점 공격적 성향이 나타나 소아정신과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동구 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해 정신과 상담 바우처사업 지원을 받아 정신과 상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맞춤형 급여 신청 결과 '의료급여 수급자', '주거급여 수급자'로 결정되었다. 가족 모두 의료급여 혜택을 받게 되자 병원비 부담이 줄고 마음의 안정도 찾기 시작했다. 아이 아빠는 치아가 거의 없어 건강상 문제는 물론, 말할 때 발음이 부정확해 일자리를 구하러 다닐 때 불리한 점이 있었다. 아이 엄마와 아이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지속적인 의료급여 지원이 필요했다.

사회복지사협회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주거위기가구 후원금 1000만 원을 지원받아 보증부 월세 일반 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이전이었으면 주거급여는 해당되지 않았지만 맞춤형 급여제도로 개편되면서 지원이 가능해져 월세 부담도 확 줄었다. 아이 아빠는 이전에 기초수급자로 보호를 받은 적이 있어 오히려 맞춤형 급여제도에 대한 지원을 더 크게 체감하는 듯했다.

모텔에서 늘 배달음식을 시켜 먹던 아이 엄마는 이제 집에서 밥을 하고 방을 닦는 등 살림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지역아동센터에 매일 데려다주기도 한다. 아이도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며 학습지도를 받고 아이들과 어울리며 학교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배변훈련도 하고 복지관에서 놀이치료도 받으면서.

 

최우수상 충남 천안시 복지정책과 '마음으로 듣는 사랑의 메시지'

몽골 출신 아내는 지금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

최우수상

 

윤모 씨는 두 살 때 홍역을 앓은 후 청각장애와 무기폐 증상(폐에 공기가 공급되지 않아 오그라드는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힘겹게 살아오다 자동차 부품 공장에 취업하게 됐다.

자리를 잡아가던 중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요구에 그동안 모은 2000만 원과 무리하게 받은 대출금으로 전세금을 주고 나니, 이번엔 실직의 시련이 닥쳐왔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삶을 압박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살아야 할지 나날이 고민이 깊어갔다.

몽골 출신 아내 더모로(가명) 씨는 2012년 결혼과 동시에 한국에서 살게 됐다. 그녀는 한국 국적 취득 절차를 몰라 1년에 한 번씩 몽골에 다녀와야 했는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지내고 있었다. 20개월 된 아이는 말을 못 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후천적 청각장애를 겪은 위험에 놓여 있었다. 더욱이 정서적 불안으로 전문가 치료가 필요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일반인보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왔지만 장애로 인한 취업 제한으로 형편이 더 어렵게 되어 좌절과 절망이 깊어만 가는 이 어두운 가정에 희망의 씨앗을 선물하고 싶었다.

먼저 새롭게 출범한 맞춤형 급여에 대해 종이에 적어가면서 생계, 의료, 주거, 무상보육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해줬다. 더모로 씨는 재한 외국인이면서 결혼이민자에 해당돼 장애등록이 가능함에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해 장애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청각장애를 등록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 가정에 반드시 필요한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맞춤형 급여 제공이 신속히 이뤄져야 했다.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생계·의료·주거급여, 장애연금 수급 신청을 하는 등 신속한 지원을 펼쳤다.

전에는 돈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으나 의료급여 수급자에 선정돼 진료비가 면제됨에 따라 각종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양곡 지원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추석 명절 지원금 전달, 민간인 후원을 통해 자녀 의류 등을 제공해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으로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아이를 위해서는 보육시설 원장에게 딱한 사정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보육 지원이 결정되기 전 모든 비용을 어린이집에서 부담하겠다는 원장님 말씀이 눈물겹도록 고맙게 가슴에 다가왔다.

말을 배울 기회가 없어 가끔 부모님을 따라 수화로 의사를 표현했던 아이가 또래 아이들처럼 말로써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등원 후 한 달도 채 안 돼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3개월 후에는 "~가자", "~하자"처럼 음절로 말하는 등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귀가 후 가정에서도 언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다문화 가정에 지원하는 바우처를 연계했다.

더모로 씨의 국적 취득을 위해 다문화 가족을 위한 모이세 기관의 협조를 얻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국적 취득을 요청했다. 또한 수화통역센터를 통해 수화 한글교육도 받게 했다. 그 결과 대중교통을 혼자 이용하는 등 한국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윤 씨는 수화로 수업이 가능한 대전직업개발원에서 기판 납땜과정 교육을 받고 있다. 1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대기업 취직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얘기할 만큼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이렇게 맞춤형 급여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마법의 지팡이가 되어주고 있다.

 

우수상 강원 철원군 주민생활지원과 '하늘에서 보고 있나? 나 호강한다우'

맞춤형 복지급여 수급 할아버지
"병원비 걱정 없어 가장 좋습니다"

철원군에서는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에 맞춰 홍보용 부채를 제작해 관공서 및 금융기관,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배부했다. 이걸 보고 홍 할아버지가 상담을 하러 왔다.

홍 할아버지 부부는 집이 두 채밖에 없는 산속 마을에 살고 있었다. 수돗물이 들어오지 않아 물을 길어다 마시고 보일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아궁이에 불을 때며 겨울을 지냈으며, 매월 기초연금 32만 원과 보훈명예수당 18만 원 등 50만 원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80세인 할머니는 치매 증상이 있어 83세인 할아버지의 보호 없이는 일상생활도 어려웠다. 할머니의 치매 증상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고, 고령의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배우자를 보살펴야 하기에 근로도 할 수 없어 생활이 어려워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맞춤형 복지제도 신청을 한 후 철원군청 희망복지단에 할아버지의 어려운 상황을 알려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의뢰해 우선적으로 긴급지원 생계비 69만 원을 지원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갈 수 있게 되었다며 좋아했다. 할아버지에겐 우선순위가 할머니였다. 불행히도 할머니의 건강은 급속도로 나빠져 맞춤형 복지급여 신청 후 조사기간 중이던 2015년 7월 돌아가셨다. 할머니 장례를 치르기 위해 긴급지원 장제비 75만 원을 지원해 할머니의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맞춤형 복지급여 수급자로 지정됐다.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이 소식을 들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할아버지는 기존 기초연금, 보훈수당 외에 정기적인 생계급여, 주거급여 29만 원을 받게 돼 생활비 걱정은 줄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병원비 걱정 없이 아플 때 병원을 갈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홍 할아버지네 마루 한편에는 예쁘게 핑크빛 한복을 입고 웃고 계신 할머니 사진이 걸려 있다. 할아버지는 사진 속 할머니를 보고 "하늘에서 보고 있나? 나 이렇게 호강한다우…"라고 말씀하셨다.

 

우수상 경북 성주군 주민복지과 '희망을 맞추다!'

알코올 중독 부부 가정에
'재활 의지'라는 큰 선물 주다

2014년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로부터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의 집을 찾아갔다. 세 들어 사는 집은 한눈에 보아도 위생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집 안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고, 술병이 굴러다녔다.

생계를 책임지는 아이 아버지가 최근 지병(간질)이 빈번하게 발생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몇 차례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을 했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아이 몸에 상처가 있어 아동 학대도 의심됐다.

뭔가 도움이 절실했지만 도울 방법이 없던 차에 맞춤형 급여제도 시행 소식을 듣고 다시 이 가정을 찾았다. 부부는 대인관계가 곤란하고 평소 술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지속적인 근로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 근로활동 불가능은 가정 생계를 위협하고 결국 자녀 학대나 방임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일단 부부를 만나 가족 모두를 위해 병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했고, 동의하에 구미의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입원을 하니 이 가구가 기초수급 2종 대상자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병원비와 생활비가 또다시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다. '이 가구에 대해 일시적이나마 생계비를 지원한다면 그 돈으로 부족한 치료비를 충당할 수 있을 텐데…' 싶었다.

두 달여 간의 치료 후 병원으로부터 근로능력 평가용 진단서와 진료 기록을 제출받아 국민연금공단에 의뢰한 결과 부부 모두 알코올 중독에 따른 근로 능력 없음 판정을 받았다. 앞으로 일년 동안은 소득 발생 요인이 생기지 않으므로 '조건부 과제 외 가구'로 선정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제도가 바뀌지 않았다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아내에게서 가끔씩 아이의 소식을 듣는다. 마주칠 때마다 밝아진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한다. 아이의 부모 역시 재활 의지를 다지고 있으며 부부 싸움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으로서 뿌듯함이 밀려왔다.

 

· 최호열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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