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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미끄러지지 않는 구두로 대박 행진

이름부터 독특하다. 이름의 주인은 다름 아닌 구두. 매일 구두를 신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힘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생김새도 비범하다. 구두 바닥엔 자동차 타이어같이 생긴 게 붙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진짜 자동차 타이어에 쓰이는 천연고무다. 잘 미끄러지지 않도록 밑창의 마모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거란다.

범상치 않은 이 구두는 대구의 벤처 신발 브랜드 '브러셔(Brusher : 솔질하는 사람)'를 만든 이경민 ㈜러셔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3월 10일 ㈜러셔 사무실이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구혁신센터)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구두에 푹 빠졌다.

그는 "신었을 때 착화감이 남다르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들어간 밑창이 보행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오늘 공장에 가야 하는데 당장 신고 가면 좋겠다"며 그 자리에서 구두를 구입했다. 뒤이어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RUN'이란 이름의 스니커즈를 선물했다. 많은 곳을 이동할 때 편히 신을 수 있는 제품이다.

이날 이후 하루 10켤레 정도 팔리던 구두는 10배 이상 주문이 몰렸다. 온라인 쇼핑몰 접속자도 하루 30명에서 3000명 이상으로 폭증했다. 일주일 뒤엔 조달청의 정부기관 전용 쇼핑몰에 구두를 등록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하루아침에 '대박'이 난 상황에 대해 그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미끄럼 방지

▶ 3월 1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내 (주)러셔 사무실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러셔 이경민 대표로부터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스니커즈 ‘RUN’을 선물받고 있다.

 

자동차 타이어에 쓰는 천연고무 사용
삼성 이재용 부회장도 현장에서 구매

그러나 운에 앞서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 구두로 창업하기로 맘먹은 이 대표는 자동차 타이어처럼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만들고 싶었다. 이 때문에 실제 타이어 업체를 찾아다니며 소재와 패턴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이어 구두를 제작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국을 수소문했다.

한국제화산업협회에서 역대 대통령 구두를 제작해온 장인을 만났고 자체적으로 설계를 할 수 있게 됐다. (주)러셔의 제품은 한국인의 발 모양 특징에 맞춰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그 뒤 ㈜러셔는 1월 대구혁신센터 C-랩(Lab)에 입주했다. "제품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투자가 필요하고 판매처도 확보해야 하는데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

대구혁신센터의 중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C-랩은 연 2회 공모전을 통해 총 40개 창업팀을 발굴해 시제품 제작에서부터 멘토링, 투자, 해외 진출까지 6개월 동안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한다. 대구광역시와 함께 대구혁신센터를 이끌고 있는 삼성은 이를 위해 200억 원 규모의 C-펀드도 조성했다.

대구혁신센터는 사무공간과 마케팅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은 초기 투자금 2000만 원을 지원했고, 삼성물산의 패션 분야 담당자와 연결해 판로 개척에도 적극 나서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C-랩의 프로그램이 워낙 잘돼 있어 홍보와 판매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크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얼마 전 대구혁신센터 데모데이 행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본질에 집중해 끊임없이 좋은 구두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의 뒤로 비춰진 ㈜러셔의 모토가 반짝였다. 모토는 '내일을 위해 신는다'다.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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