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 영국 런던에서 유학 중인 김모(26) 씨는 지갑을 소매치기당한 후 눈앞이 캄캄했다. 지갑에는 한국에서 준비해간 국제 현금카드가 모두 들어 있었는데, 재발급 신청은 한국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가능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니 외국에서 현금카드를 잃어버려도 인터넷으로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발급, 재발급 신청까지 할 수 있어서 한시름 놓았다.
이처럼 김 씨의 고민이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은 금융사 현장을 찾아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개혁 현장점검반 덕분이다. 정부는 4월 4일 금융개혁 현장점검반 활동 1주년을 맞아 ‘2016년도 금융개혁 현장 점검 활동방향’을 발표했다.
현장점검반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개혁의 추진체계로 삼은 ‘3+1 추진체제’의 한 축이다. ‘3+1 추진체제’는 심의기구인 금융개혁회의, 추진기구인 금융개혁추진단,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금융개혁 현장점검반과 해외 사례 연구 등을 위한 금융개혁자문단으로 구성됐다.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이 각 금융회사를 찾아다니며 의견을 수렴하면 금융개혁회의를 거쳐 개혁안이 마련되고 금융개혁추진단이 집행·독려하고 있다.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은 지난해 4월 2일 첫 현장 방문 이후 올해 3월 25일까지 총 45주간 66개 금융회사를 방문해 4057건의 애로사항을 접수했다. 38주차까지 접수된 3800건 중 현장 답변 등을 제외한 회신 대상 2810건에 대해 전부 회신했다. 수용률이 46.2%에 달한다.

66개 금융사 방문, 4057건 애로사항 접수
신속 성실 자세로 회신 46.2% 수용률
특히 현장점검반은 개별 금융사를 직접 방문해 실무자를 만나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기존 규제개혁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먼저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현장을 가장 정확하게 아는 금융사 차장급 등 실무자들과 면담한 후 해당 내용을 제도에 반영하는 보텀업(Bottom up : 상향식) 방식을 바탕으로 실무부서의 정책 수립 기능과 현장점검반의 정책 수집 기능을 분리해 현장의 목소리를 낮은 자세로 가감 없이 전달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장, 사무처장 등 고위 정책 결정자가 상시적으로 건의 수집·답변을 모니터링하고 제도 개선을 진두지휘해왔다.
또한 현장점검반이 현장 점검을 통해 비조치 의견서 제도의 활성화에 나서면서 2001년에서 2004년 사이 평균 10건에 그쳤던 접수 건수가 최근 1년간 158건으로 급증했다.
비조치 의견서는 금융사가 새로운 사업을 하기 전 이 행위가 금융법규에 어긋나는지 아닌지를 당국에 사전 심사하도록 청구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 한 해 비조치 의견서로 접수된 건수는 136건이며, 이에 대한 회신은 140건이다. 올해 3월까지는 22건의 비조치 의견서가 요청됐고 23건의 회신이 이뤄졌다.
지난 1월에는 금융 소비자와 금융회사 소비자 담당 실무직원 등 135명으로 구성한 ‘현장 메신저’를 위촉해 현장 점검을 더욱 강화했다.
현장점검반은 이 현장 메신저들을 통해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분기마다 현장 점검과 토론을 거쳐 최종 건의안을 도출한다. 이렇게 도출된 건의안 중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금융당국으로, 금융사의 자율적 개선으로 해결될 사안들은 업권별 협회를 통해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실물 신용카드 없는 모바일 카드의 단독 발급을 허용해 카드 발급 비용을 절감토록 했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실물카드가 없는 모바일 카드를 발급하는 것을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아 모바일 단독 카드를 발급하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신용카드의 정의에 실물카드 외에 모바일 카드도 포함된다는 법령 해석을 내렸고, 이후 6개 카드사는 열아홉종의 모바일 단독 카드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금융사는 실물카드 한 장 발급에 들어가던 4100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고, 이용자들은 모바일 카드를 발급받아 실물카드 배송을 기다리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 시월 중소·벤처기업 현장 점검을 통해 금융위원장은 금융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에 대해 현장 경보를 발령하며 집중 검사를 지시했다. 금융 이용자와 소비자들에게 ‘갑질’을 행하는 금융사에 대해 집중 검사 및 감독을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일부 은행에서 중소기업이 대출 신청을 할 경우 대출 서류에 피담보채무 칸을 공란으로 놓아둔 채 대출해주는 편법을 쓰고 있었다. 만약 기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피담보채무 공란에 기업 대표 명의의 부동산 등을 기재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포괄근저당(채무, 카드, 보증 등 은행 거래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근저당)을 설정할 수 없다.

옴부즈만 제도로 그림자규제 개선
찾아가는 금융신문고로 지역금융 신수요 발굴
정부는 올해 1월 민원 해소를 위해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하고, 2월 외부 추천을 받아 옴부즈만 7명을 위촉했다. 옴부즈만은 제삼자의 시각에서 금융규제를 상시 점검·정비하고 민원제도와 소비자 보호체계를 개선하는 구실을 한다.
옴부즈만은 금융회사의 고충을 금융규제 민원포털이나 현장 점검, 금융협회 등을 통해 접수해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개선을 권고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활동이 금융권의 그림자규제(법적 근거 없이 만들어진 불합리한 행정지도, 모범 규준, 구두 지시 등의 규제)를 없애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도 400여 금융사를 방문하며 금융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특히 지난해 현장 점검 요구사항을 기초로 중복으로 제기되는 민원, 추가 검토가 필요한 과제, 최근 쟁점인 불만사항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모든 범위보다는 중요한 과제를 좁고 깊게 보겠다는 얘기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애로사항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또한 찾아가는 금융신문고를 통해 지역금융의 새로운 수요도 발굴한다. 대전, 부산, 대구, 광주, 강원 등 5대 권역을 기반으로 지역금융의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고 이를 오는 3분기 중으로 마련될 지역금융 발전전략과 연계할 예정이다.
지역산업 활성화, 지역민 자산관리 강화, 지역소비자 보호, 지역금융 사각지대 해소 등을 포함하는 ‘지역금융 발전전략’은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올해도 금융사 현장 방문을 계속해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현장 점검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글 · 박지혜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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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