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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주목받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 창작 콘텐츠

문화창조융합센터는 12개의 콘텐츠 제작 전문 시설을 창작자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멘토링 등 상설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 비즈 매칭 데이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창작자를 발굴하고 사업화를 돕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획부터 세계 시장 진출에 이르기까지 융합센터의 ‘징검다리 지원’을 통해 아이디어에 날개를 단 융·복합 콘텐츠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형 작가 문수호 씨

"산대놀이, 수궁가에 맞춰 춤추는 전통 인형… 신바람 공연 중"

 

"꺄악! 귀여워" "으~ 이건 무서운데?"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이하 융합센터) 2층 크래프트 랩에 전시된 문수호 작가의 ‘퍼펫 오브제’ 작품을 감상하던 시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거북이, 토끼에서 소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그 모습이 다양하고 손톱만 한 것에서부터 실제 사람 몸만 한 것까지 크기도 제각각이니 그럴 법도 하다.

 

퍼펫인형

▶ 3월 한 달간 문화창조융합센터 크래프트 랩에 전시된 문수호 작가의 ‘퍼펫 인형’전.

 

‘퍼펫’은 꼭두각시라는 뜻으로 줄을 매달아 인형극에 쓰는 인형을 뜻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문수호 작가는 융합센터가 발굴한 대표 창작자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문작가는 지난해 여름 개최된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 무대에서 산대놀이를 모티프로 한 인형극을 선보였다. 산대놀이는 큰 수레 위에 약 10m의 무대장치(산대)를 세운 뒤 여러 구멍들을 뚫은 사이로 다양한 인형극을 보여주는 우리의 전통문화다.

그는 "산대놀이는 한국의 전통 연희로서 마을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열린 공연"이라며 "사라진 우리 문화를 재발굴해 현실에서 쓰임새 있게 만드는 작업을 융합센터와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문 작가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원하는 제주 체류 지원 시범사업에 초청됐고, 제주 테마파크의 제안으로 제주 설화인 ‘설문대 할망’을 주제로 한 미니어처 산대놀이를 제작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12월에는 체코 프라하 국립인형극장에서 인형극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체코 순방 공식 행사에 초청된 문 작가는 판소리 수궁가와 체코 인형극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지난 2월 18일 열린 융합센터 1주년 기념식에서 융합센터가 주한 체코대사관과 국제 인형극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도 함께했다. 양국은 산대놀이 인형극 제작·개발에 협력키로 했으며, 문 작가는 내년 중 체코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그는 "융합센터는 숨어 있는 창작자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잘 이해하고 방향을 제시한다"며 "혼자서 꿈꾸기만 했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고 얼른 작업하고 싶은 생각에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문작가는 산대놀이를 실내 인형극에만 국한하지 않고 체코 인형극 원형 기술과 접목한 퍼레이드 공연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판소리 수궁가 인형극

▶ 문수호 작가(인형 조종하는 이)가 융합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에서 판소리 수궁가와 결합한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융합센터와 함께 수궁가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창작물을 소개하는 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강명신 융합센터장은 "국제인형극협회(UNIMA)와 체코 국립인형극박물관, 주한 체코대사관 등과의 협력으로 그 첫걸음을 내디딜 예정이며 융·복합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지원 가속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산업로봇 활용 융·복합 공연 창작팀 ‘팀보이드’

"로봇도 자의식 가질까… 철학적 문제로 다가갑니다"

 

거울 앞에 선 로봇 팔이 음악을 틀고 칫솔질을 시작한다. 면도를 하고, 안경을 쓰고…. 이와 완벽하게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던 거울 속의 또 다른 로봇 팔. 그러나 이내 제 멋대로 물건들을 놓기 시작한다. 거울 속 로봇이 자아를 인지하게 된 순간이다.

 

팀보이드

▶ 팀보이드는 지난해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 본선 대회에서 자의식을 가진 로봇 공연을 펼쳤다.

 

로봇도 자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송준봉·배재혁 씨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스튜디오 ‘팀보이드(teamVOID)’는 이 같은 철학적 물음을 산업용 로봇의 움직임을 통해 구현했다. 그렇게 탄생한 ‘Robot in the mirror’는 지난해 융합센터가 개최한 ‘2015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에서 본선 무대에 올랐다. 500개 응모작 가운데 19개만을 뽑는 치열한 경쟁이었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데 융합센터의 도움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둘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지만 미술에 관심이 많아 이 같은 융·복합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공학 전공자가 예술을 하면 기존의 틀에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아이디어를 구현해본 경험이 없어 애를 먹었다. 융합센터는 다른 창작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줬고, 이러한 협업을 통해 우리가 생각한 것을 어떻게 색다른 공연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팀보이드는 함께 공모전에 참가했던 댄스팀 ‘애니메이션 크루’와 산업용 로봇과 비보잉 댄스를 융합한 공연을 기획해 지난 2월 18일 열린 융합센터 개막 1주년 행사 개막 공연에서 이를 선보였다. 또 전통 춤, 회화, 놀이 등을 활용해 콘텐츠를 개발하는 융합센터의 창작물에 영감을 얻어 로봇으로 전통 승무 퍼포먼스 ‘나빌레라’를 기획했다. 이퍼포먼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 문화의 산업화와 세계화 가능성을 확산하기 위해 주최한 ‘메이드 人(인) 코리아-문화로 산업을 창조하다’에 우수 문화상품으로 꼽혀 전시 중이다.

 

미디어아트

▶ 미디어아트 스튜디오 ‘팀보이드’의 송준봉·배재혁 씨.

 

송준봉 씨는 "24시간 지치지 않고 매번 같은 수준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로봇 공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공모전 이후 진행한 프로젝트는 일종의 테스트 마켓으로서 우리 작품에 대한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두사람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로봇을 활용한 실험적인 작업을 구상 중이다. 배재혁 씨는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기계를 보면 사회가 추구하는 생산의 패러다임을 볼 수 있다. 즉 기계는 사회의 욕망을 대변한다"면서 "기계의 움직임을 통해 인류의 철학적 문제에 다가가는 가치 있는 작업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송 씨는 "공학도로서 기술과 예술을 모두 이해하고 그 분야의 마스터가 된다는 것은 도전할 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며 "새로운 융·복합 문화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데 융합센터가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2회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 참가자 모집

문화창조융합센터는 4월 22일까지 ‘제2회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에 참가할 기업과 창작자를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전시,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모바일 콘텐츠), 차세대 게임(테마파크 가상현실 콘텐츠), 소셜 이노베이션 캠페인 등 3개 분야다.

1회 공모전이 대한민국 융·복합 콘텐츠산업의 지형도를 그려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면, 2회 공모전은 더욱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해 단계별 집중 멘토링, 글로벌 진출 지원, 투자·비즈니스 매칭 등 맞춤형 지원이 뒤따른다. 수상자에게는 글로벌 콘텐츠 부문 대상 1억 원 등 총 2억6000만 원을 수여한다.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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