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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코리아 금빛 드라마 감동은 계속된다

결승까지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을 벌였다.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이어졌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기회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김소희 선수가 리우올림픽 태권도에서 첫 번째 금메달, 럭키 세븐(한국의 일곱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8월 18일(이하 한국시간)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김소희는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를 7-6으로 꺾었다.

 

김소희

▶ 김소희 선수가 8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김 선수는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뉴스1

 

김소희는 올림픽 출전이 처음이지만 2011년 경주,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 잇따라 우승한 월드 챔피언 출신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46㎏급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김소희는 올림픽 무대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며 새로운 ‘태권도 여왕’의 탄생을 알렸다.

17일간의 여정, 2016 리우올림픽의 길고도 짧은 일정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각본 없는 드라마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선수 개개인의 상황과 사연은 달랐지만 모두 경기에 최선을 다했고 리우올림픽에서의 이 순간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전 세계인들이 함께 울고 웃었다.

 

장혜진

▶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선수가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불굴의 도전정신이 만든 기적

양궁 종목에서 한국은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여자 단체전 올림픽 8연패 신화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에 늦깎이로 2개의 금메달을 따낸 장혜진 선수의 이야기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장혜진은 경기를 모두 마치고 귀국해 출연한 KBS 뉴스에서 4년 전 런던올림픽 선발전에서 0.5점 차이로 4등을 하는 바람에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사연을 털어놓으며, "0.5점 차이는 한 끗 차이인데, 탈락하고 난 후 많이 아쉽기도 했고 그만큼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다. 이 때문에 이번 올림픽을 더 간절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대표 선발전에서 3위로 올라선 장 선수는 묵묵히 피나는 노력을 해온 끝에 잠재력을 꽃 피우며 이번 올림픽에서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박상영은 8월 10일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10-14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내리 5점을 득점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금메달 결과보다 국민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박상영의 절실함이 담긴 한마디였다. 특히 경기 중 박상영이 "할 수 있다"고 되뇌는 장면은 ‘올림픽 명장면’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며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김현우

▶ 김현우 선수가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눈물을 흘리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뉴시스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8월 15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에 출전한 김현우 선수의 동메달이다.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석연찮은 판정 논란 속에 패한 김현우는 팔이 빠지고 인대가 늘어나는 큰 부상을 입어 사면초가에 처했다. 하지만 김현우는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패자부활전에서 눈물겨운 투혼을 발휘하며 값진 동메달을 보탰다.

 

메달보다 값진 그들의 땀방울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해 감동을 선사한 우리 선수들도 많았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던 한국 여자 배구는 8강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해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한국 여자 배구 에이스인 김연경이 고군분투하며 27득점을 올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큰 감동을 선사했다.

 

김연경

▶ 여자 배구 8강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김연경 선수가 경기 도중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

 

경기 후 김연경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경기를 잘했고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못했다"며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한다. 4년 뒤를 기약하겠다"고 말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경기 후 김연경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누리꾼들도 ‘갓연경’, ‘우리 누나·언니’ 등의 애칭을 사용하며 김연경 선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여자 핸드볼

▶ 여자 핸드볼 B조 예선 3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32-32 동점으로 경기가 끝나자 우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

 

여자 핸드볼 오영란 선수도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국가대표 골키퍼로 나선 오영란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역대 최약체 팀으로 평가받았던 핸드볼팀을 이끌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비록 한국 대표팀은 8월 13일 프랑스에 패배하면서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오영란의 투지와 열정은 그 어느 경기 결과보다 값졌다.

 

펠프스
▶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한 뒤 은퇴를 선언한 펠프스. ⓒ뉴스1

 

아름다운 안녕 ‘수영 황제’ 펠프스

‘수영 황제’ 펠프스는 리우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모두가 박수 칠 때 수영장을 떠났다. 펠프스는 15세 때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이번 리우 대회까지 5회 연속 올림픽 물살을 갈랐다.

펠프스는 8월 14일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혼계영(배영-평영-접영-자유형) 400m 결승에서 미국팀 접영 주자로 출전해 3분 27초 9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펠프스는 경기 후 "이렇게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었다"며 "내가 노력한 만큼 결실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리우올림픽에서 펠프스는 대회 첫 5관왕에 올랐고,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수확해 개인 통산 28개(금메달 2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그는 고대와 근대 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인물로 기록됐다.

 

우사인볼트

▶ 우사인 볼트가 9초 81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육상 남자 100m 결승 모습. ⓒ뉴시스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의 저력

물속의 황제 펠프스가 있다면 땅 위엔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가 있다. 볼트는 8월 15일 9초 81로 남자 100m 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첫 올림픽 100m 3연패를 달성해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그는 100m 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이제 200m 우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0m 18초대 기록 달성은 영원한 내 꿈"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19초 19의 기록으로 남자 2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이번 대회에서 대망의 3연패에 도전한다.

 

여자 육상 5000m 경기

▶ 여자 육상 5000m 경기를 마친 뒤 니키 햄블린이 애비 다고스티노와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뉴스1

 

전 세계를 감동시킨 ‘같이의 가치’

‘같이의 가치’를 전해준 훈훈한 이야기도 전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8월 17일 여자 육상 5000m 예선에서 니키 햄블린(뉴질랜드)이 발이 꼬여 넘어지면서 뒤따라오던 애비 다고스티노(미국)와 함께 트랙 위에 나뒹구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망연자실한 햄블린에게 다고스티노가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일어나서 같이 완주하자"고 말했다.

결국 두 선수는 예선 2조 1위 아야나(에티오피아)의 기록 15분 4초 35보다 한참 늦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경기가 끝나고 둘은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날 경기 감독관은 쓰러지는 과정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두 선수가 결선에 나갈 수 있도록 결정했다.

햄블린은 "다고스티노가 정말 고마웠다. 진정한 의미의 올림픽 정신이 뭔지 보여줬다"며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두가 승리를 원하지만 나는 승리보다 더 가치 있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한계 초월한 올림픽 정신

냉전의 벽도 올림픽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여자 기계체조 예선을 앞두고 올림픽 아레나에서 훈련을 하던 도중 우연히 마주친 이은주와 북한 체조선수 홍은정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그 순간을 기념했다. 이에 대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것이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난민팀 수영 소녀 유스라 마르디니의 올림픽은 눈 깜짝할 새 끝났다. 그는 여자 접영 100m 예선에서 1분 09초 21을 기록해 45명 가운데 41위를 차지했고, 여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도 1분 04초 66을 기록해 꼴찌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르디니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의 유일한 소원이었던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마르디니는 도쿄올림픽에서는 시리아 국기를 달고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며 선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응원단

▶ 현지주민과 교민들이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기는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응원에는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지구 정반대편에 위치한 브라질에서 익숙한 꽹과리 소리와 "대~한민국"을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 선수단과 교민, 홍보단은 리우올림픽 기간 중 모두 하나가 되어 진정한 축제를 즐겼다.

올림픽 기간 동안 현지에 머문 대한체육회 홍보실 임정민 주무는 "브라질 국민들은 역시 삼바의 민족답게 올림픽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면서 "현재 상주하고 있는 미디어센터가 올림픽파크 외곽에 있는데, 브라질을 응원하러 오가는 많은 관중들을 보면서 올림픽 열기를 실감하곤 한다"고 말했다.

머나먼 모국을 쉽게 찾지 못하는 교민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현지 교민들은 한국 선수들이 벌이는 경기를 응원하러 경기장을 직접 찾아가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현재 브라질에 거주하는 교민 수는 5만여 명. 이 중 80여 명만이 리우데자네이루에 살고 있을 뿐 대부분의 교민은 차로 6시간 거리에 위치한 상파울루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교민들은 전세버스를 빌려 응원을 다닐 만큼 모국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꽃피우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 온두라스 간의 축구 8강전 때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교민과 현지 주민들의 모습은 월드컵 경기를 방불케 했다. 앞서 7월 29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평가전 때는 약 7000명의 교민을 포함해 1만여 명이 응원에 참가해 "대~한민국"을 소리 높여 외쳤다. 임 주무는 "아쉽게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함께 응원하는 그 시간만큼은 선수와 교민을 포함한 국민들, 또 응원해주는 현지인들이 모두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선수들 분위기에 대해 임 주무는 "대회가 막바지에 다다르며 많은 종목의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귀국하고 있는데, 아직 한국 선수단의 목표인 10-10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남아 있는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선수와 지도자들이 서로 격려하며 끝까지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체육회,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 봉사인력들도 리우올림픽 현지에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고 한국을 알리기 위한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8월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문을 연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의 인기도 올림픽 열기 못지않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리우 홍보관에는 지난 8월 6일 개관식을 한 뒤 16일까지 총 8만4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면서 "대형 오토마타와 스키점프 가상 체험, 대회 마스코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미국 NBC와 브라질 글로보TV, 올림픽 채널 등 전 세계 60개가 넘는 언론사가 홍보관을 방문해 취재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등도 수차례 홍보관을 찾으며 관심을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선수들은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하고, 교민을 포함한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은 모두 선수들의 한 경기 한 경기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며 "리우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로서 끝까지 잘 마무리되도록 홍보단도 함께 응원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박샛별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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