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500여 년 전에 등장한 성수(聖水) 자동 판매기. 그리스 신전 밖에 설치돼 동전을 항아리에 넣으면 자동으로 일정량의 성수가 나오는 인류 최초의 자동판매기다. 항아리 입구에 동전을 집어넣으면 관을 따라 시소처럼 생긴 접시 위에 떨어진다. 동전 무게에 의해 접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고깔 모양의 밸브를 연다. 항아리 밖으로 연결된 수도꼭지에서는 성수가 흘러나온다.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고대 그리스의 성직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과학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 과학자들은 신비로운 발명품을 고안해 환영 효과를 만들어냈다. 신자들에게 마치 기적이 이뤄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주 먼 옛날의 과학기술 원리를 눈앞에서 볼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됐다. 대전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발명품을 보여주는 ‘고대 그리스 과학기술 특별전’을 내년 1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리스의 고대그리스기술박물관이 복원해 소장하고 있는 기원전 6세기부터 서기 1세기까지의 고대 그리스 발명품 54점을 아시아 최초로 소개하는 것이다.

▶국립중앙과학관 ‘고대 그리스 과학기술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스스로 술을 따라주는 기능성 로봇인 ‘필론의 자동 하인’을 관람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술을 따라주는 ‘필론의 자동하인’은현대의 휴먼로봇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르키메데스가 고안한 주행거리계는 오늘날까지도 자동차에 그 알고리즘이 적용될 만큼 톱니바퀴의 모양이 정교하다. 그리스인들이 해와 달, 별의 움직임을 계산하기 위해 만든 세계 최초의 천체용 기계식 컴퓨터 ‘안티키테라 계산기’와제단에 재물을 바치면 자동으로 열리는 ‘신전의 문’ 등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밖에도 ‘플라톤의 알람시계’, ‘피타고라스의 컵’, ‘자동극장’ 등 고대 그리스의 발달된 과학기술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매우 흥미롭다. 발명품들은 내부 부품을 볼수 있도록 한쪽 면을 드러내는 등의 모습으로 전시돼 있어 작동 원리를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를 찾은 발명품들은 그간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것들로 구성됐다. 그러나 생활, 산업, 의학뿐 아니라 예술, 체육, 음악, 군사, 종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관은 "발명품 속 볼트, 너트, 톱니바퀴, 도르래, 피스톤, 실린더, 자동장치 등은 고대 그리스의 과학기술이 오늘날 현대 과학기술의 핵심기술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원전 6세기~서기 1세기 과학기술 직접 체험
중학생들 큐레이터로 나서 눈높이 해설
전시는 총 3개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있다. 1부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문명에 빠지다’는 본전시의도입부로서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개를 영상과 곁들여 보여준다. 2부 ‘고대 그리스 과학기술, 현재를 만들다’에서는 발명품 실물을 관람하고 전시 설명과 함께 그 속에 숨은 과학 원리가 그래픽 패널과 동영상으로 제공된다. 3부 ‘고대 그리스 과학을 체험하다’는 발명품들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관람객이 직접 만질 수 있는 인터랙티브 전시물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회전하며 지저귀는 새 모형의 톱니바퀴를 돌려 소리를 내고, 그리스 소방펌프를 직접 작동시켜볼 수도 있다. 이번 전시에는 특별한 해설사도 등장한다. 대덕중학교 학생 9명이 전문 큐레이터 대신 ‘학생 명예해설사’로 나선다. 학생들은 직접 작성한 원고로 고대 과학기술의 작동 원리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준다.
양성광 국립중앙과학관장은 "고대 그리스가 철학 및 예술 분야에 기여한 사실은 매우 잘 알려져 있고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과학 분야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현대 과학기술과 놀랍게도 유사한 그리스 과학기술 발명품을 통해 인류 초기 과학을 이해하고 그 속에 숨은 과학 법칙과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의 장(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류 최초의 자판기, 성수 자동 판매기

ⓒ국립중앙과학관
항아리 안에 동전을 넣으면 물이 흘러나온다. 동전 무게에 의해 접시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밸브를 여는 원리다. 고대 그리스 성직자들은 신자들에게 마치 기적이 이뤄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발명품을 의뢰했다. 인류 최초의 자판기로 알려진다.
택시 미터기의 시초, 주행거리계

ⓒ국립중앙과학관 진
아르키메데스의 발명품이다. 수레바퀴 중심에 있는 차축 막대가 상자 안에 있는 톱니바퀴로 움직임을 전달하며 상자 외부 윗면에 있는 눈금 매긴 원형판은 차축과 연결돼 이동거리를 표시한다. 주행거리계의 알고리즘은 오늘날에도 자동차에 활용된다.
제단의 벨소리, 회전하며 지저귀는 새

ⓒ국립중앙과학관
신자들이 사원에 입장할 때 새 소리가 나도록 한 제단이다. 제단 밖에 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그 축에 연결된 새 모형이 회전하고 축에 감긴 줄에 매달린 용기가 내려가면서 물에 잠긴다. 용기 안에 있던 공기가 파이프를 통해 빠져나갈 때 새가 지저귀는듯한 소리가 만들어진다.
고대 그리스 과학기술 특별전
장 소 국립중앙과학관(대전 유성구 대덕대로 481) 특설전시관
기 간 2017년 1월 30일까지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50분(매주 월요일 휴관)
입 장 료 학생 1000원, 성인 2000원(단체관람은 50% 할인)
문 의 042-601-8063, www.science.go.kr
글· 조영실(위클리 공감 기자)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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