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9월 29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회의실에는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를 대표하는 실무 책임자들이 모두 모였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프로스포츠 7개단체(야구, 축구, 남자 농구, 여자 농구, 배구, 남자 골프, 여자 골프) 사무총장들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불거지고 있는 프로스포츠 분야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개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향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범죄(승부 조작, 불법 도박 등)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고 강력한 재발 방지와 사전 예방 강화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양적 성장을 위해 질주해왔던 한국 프로스포츠에 질적 전환과 도덕성 회복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앞으로 정립돼야 하는 국내 프로스포츠의 새로운 시기는, 양적으로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그 내부에서는 수익성 저하에 따른 자생력 결핍에 허덕이고 승리지상주의에 따른 도덕성 해이가 만연하는 두 가지 병폐에 대한 반작용으로 태동하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자생력 확보와 클린스포츠 확립이라는 두 가지 화두는 미래의 국내 프로스포츠가 꼭 견지해야만 하는 지향점이다.

▶9월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한국프로스포츠협회 박재영 사무총장을 비롯한 프로스포츠 단체 관계자들이 프로스포츠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앞서 말한 프로스포츠 단체들의 합동 기자회견이 열린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대책을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내 한국프로스포츠부정방지위원회가 신설돼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 위원회 산하에는 특별상벌위원회가 가동되는데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범죄(승부 조작이나 불법 도박 등)가 발생할 경우 해당 단체의 상벌위원회 이후 2심 성격으로 열린다. 제재 대상도 그동안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프로구단이나 개인(선수, 심판, 관계자)이 중점 처벌 대상이었지만 특별상벌위원회에서는 해당 프로스포츠 단체까지 징계 대상에 포함시킨다. 또부정행위 발생 시 구단에 대한 징계도 강화된다.
범죄 발생 시 해당 프로스포츠 단체까지 징계 대상
잘못된 부분 개선하겠다는 끈질긴 노력 필요
징계 강화 이외의 또 다른 접근은 예방이다. 프로스포츠협회 내 한국프로스포츠부정방지위원회는 앞으로 기존 단체별로 운영되던 신고센터 및 포상금 제도를 일원화해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부정 방지 예방에 가장 중요한 스포츠 윤리 교육도 전면 개편한다. 그동안 프로스포츠 구성원(선수, 심판, 관계자)에게만 국한됐던 스포츠 윤리 교육을 유소년과 청소년 대상으로 늘리고 아마추어 선수들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력을 끼치는 지도자와 학부모까지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징계’와 ‘예방’이라는 두 가지 대책을 내놓은 셈이지만 이것이 단기간에 효과를 낸다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작금의 병폐 현상은 역사적인 뿌리가 꽤나 깊기 때문이다. 또 프로 선수나 관계자들의 인성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길러진다는 점에서 단순히 프로스포츠의 문제라고만 볼 수 없는 측면도 강하다. ‘클린스포츠’에 대한 지향점은 분명히 하되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당초 프로스포츠의 태동 목표를 분명히 인식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나가겠다는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승리지상주의나 물신주의에서 비롯된 병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단 프로스포츠계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가 가진 본질적인 존립 의미를 생각한다면 프로스포츠계에서는 더 엄격하게 이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글· 위원석(스포츠서울 체육1부장)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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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