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외교부와 코레일이 주관한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는 '하나의 꿈, 하나의 유라시아'라는 목표 아래 7월 14일부터 8월 2일까지 진행됐다. 친선특급의 여정은 블라디보스토크~베를린(약 1만1900km) 북선 구간과 베이징~이르쿠츠크(약 2500km) 남선 구간으로 구성됐고, 이동거리는 1만4400km에 달한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단원으로 참여한 허강 중부대 교수가 유라시아 친선특급을 끝내고 돌아온 감회를 보내왔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참가한 대원들이 7월 3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을 찾아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단 일행은 중국, 몽골, 러시아, 폴란드를 거쳐 종착지인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서 있다. 우리는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마지막 축하공연을 하고 우리들의 소망을 담은 조각보로 만든 태극기를 흔들며 조국 통일을 염원했다. 그동안 시베리아의 광활한 대륙과 몽골의 초원길 등을 거치며 1만4400km를 달려 도착한 독일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20일간의 여정을 되돌아본다.
그동안 300여 명의 친선특급 대원들은 좁은 기차 공간에서 몸을 맞대며 지내왔다. 세대가 다르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기차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서로 친구가 됐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하나가 되어갔다. 여러 도시에서 기차가 정차하고 다양한 행사를 마친 뒤 다시 기차에 오를 때 많은 대원들은 집에 돌아온 듯 편안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기차가 내 집이 된 듯했다.

▷하바롭스크역 출발 직전에 유선이 교수가 예고 없이 달 작품 앞에서 진행한 플루트 공연으로 유라시아 친선특급 대원들은 하나가 됐다.
유라시아 대륙 달빛 드로잉
친선특급 정차한 곳마다 진행
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을 통해 10여 년 동안 꿈꿔왔던 유라시아 횡단이라는 꿈을 이뤘다. 모스크바 프린팅아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모스크바 근교에 한국자연미술공원을 만들고, 학교에 찾아온 러시아 교환학생들을 보면서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라 유라시아 친선특급 대국민 공모 소식을 접하고 지난해부터 작품을 준비해왔다.
작품의 주제는 '유라시아 대륙 달빛 드로잉'. 달빛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선으로 드로잉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달을 3D로 그린 다음, 3D프린터를 통해 천으로 조각내 둥근 구에 붙인 뒤 구 안에 LED 전등을 넣어서 빛나게 했다. 이렇게 만든 달을 우리는 정차하는 곳마다 설치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이르쿠츠크, 바이칼 호수…. 나는 달이 항시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 문화가 유라시아의 새로운 곳과 만났을 때 새롭게 창조되는 과정을 조명하고 싶었다.
우리 민족이 달을 보며 사랑을 나누었고 슬픔을 함께하며 소망을 기원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우리는 유라시아 횡단열차에 통일이라는 희망의 달을 싣고 달렸다. 달을 기차가 정차하는 곳에 설치하면 음악가 대원들은 마다하지 않고 자청해 연주했다. 바이칼 호수에서는 설치 작품인 달을 물 위에 띄우고 즉석 공연이 벌어졌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대원인 한 국악인이 '사랑가'란 창을 부르니 저녁노을 지는 바이칼 호수가 더욱 붉게 물들었다. 하바롭스크역 출발 직전에 유선이 교수가 예고 없이 진행한 플루트 공연은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그곳에서 우리는 모두 모여 한마음이 돼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고향의 봄', '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그동안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 곳곳에서 우리가 한민족임을 확인했다. 하바롭스크에서 기차를 타고 쉬지 않고 달려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우리는 한·러 친선 축구대회가 열린 자리에서, 우리 동포들이 차린 잔치를 즐기며 강하게 내려 쪼이는 햇볕 아래 한마음이 됐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하나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번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참여하면서 희망을 봤다. 현재 남북이 분단돼 있는 상황에서, 통일의 기폭제가 바로 우리의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앞으로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유라시아 운명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적 비전을 조망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여 대원들이 아시아와 유럽의 '차이'와 역사적 '틈'에 관한 각자의 생각들을 싣고 희망과 통일을 기원하며 달렸듯이, 앞으로 많은 이들이 통일을 염원하며 미래를 향해 달려가길 응원해본다.
글 · 허강 (중부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설치미술가)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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