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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세계 곳곳에 한류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과일 시장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상품성이 뛰어난 우리 토종 딸기가 국내를 넘어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수입 품종보다 당도가 높고 수량이 많은 국산 딸기를 개발해 자급률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 또한 키우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황이 달랐다. 유럽과 일본에서 수입한 품종이 대부분으로 로열티를 외국 업체에 지불해야 했고, 로열티 지불 규모만 해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을 택했다.

 

품종 개발로 국산 보급률 9.2%→78%
여름딸기 '고하·열하·장하' 외국 품종보다 빼어나

개발 초기에는 쉽지 않았다. 2005년에는 국산 품종 보급률이 10%를 밑돌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기관 간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육종 연구 역량을 강화해 품종 국산화에 집중 투자했다. 국산 품종 원묘 우량묘에 대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국산 품종의 보급 확대에 힘썼다.

또한 신품종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농가들을 위해 신품종 재배 매뉴얼을 제작했고, 현장에서 직접 기술을 지도하며 재배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그 결과 2005년 9.2%였던 국산 품종 보급률이 2013년 78%로 성장할 수 있었고, 로열티 규모 역시 31억6000여만 원에서 3억3000만 원 규모로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딸기가 생산되지 않는 여름과 가을에도 먹을 수 있는 사계성 여름딸기의 국산 품종 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일었던 것. 2002년부터 수입 품종을 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여름딸기 품종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고하(2007)', '열하(2013)', '장하(2014)'이다. 이들 토종 여름딸기 삼총사의 특징은 무엇일까.

'고하'는 2007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사계성 여름딸기다. 일반적으로 딸기는 온도가 낮은 계절보다 온도가 높은 여름에 기형과가 많고 품질이 떨어진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 고하는 여름철에도 과실 모양이 예쁘고 상대적으로 수입 품종보다 당도가 높아 좋은 맛을 낸다. '열하'는 30g 이상의 큰 열매가 다량 생산되어 케이크, 딸기찹쌀떡 등을 취급하는 디저트 가게에서 반응이 좋다. 최근 개발된 '장하'는 고온에서도 열매 모양이 고르고 당도가 9.6브릭스(Brix, 1브릭스는 100g 가운데 당이 1g 있다는 뜻)로 높은 편이다.

여름딸기는 수입 품종이 6∼7브릭스인데 반해 국산은 8∼9브릭스로 당도가 높고 생산량이 30% 이상 많아 재배 농가와 가공업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산 여름딸기는 높은 당도와 고른 모양의 장점을 인정받아 서울, 강릉 등의 디저트 카페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대전의 유명 제과업체인 성심당은 '고하' 딸기를 하루 100kg 이상 납품받아 빵과 생과일주스 등 30여 가지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성심당 박삼화 본부장은 "국산 품종이 수입 품종보다 과육이 우수하고 당도와 산미가 좋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품종을 개발한 박사님이 딸기의 보완할 점 등을 직접 피드백하며 제품을 제공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에는 케이크의 장식용으로 그쳤던 딸기의 쓰임새도 다양해졌다. 국내 디저트 시장이 확대되고 품질이 향상되면서 딸기는 생과일주스, 빙수, 음료, 케이크, 찹쌀떡, 카스텔라 등의 주재료로 계절에 상관없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여름딸기 자급률은 30%를 넘었으며, 2017년에는 5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국산 딸기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겨울딸기는 12월에서 5월 사이에 동남아 시장으로 주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외국 품종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당도, 고른 모양, 우수한 식감 등을 내세우며 세계 최고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딸기

▷국내에서 개발된 여름딸기 대표종인 고하, 열하, 장하(위에서부터).

동남아 시장 등 진출 확대
아프리카서도 외국산 품종 대체 기대

여름딸기도 마찬가지다.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고하'는 2011년 베트남과 중국에 품종을 출원하고 베트남, 미얀마 등 5개 나라에서 해외적응성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고원지역인 달랏에서 농촌진흥청이 '고하'를 국산 고설식 수경재배 기술로 시험생산한 딸기는 호치민의 베이커리 30여 곳에 하루 50∼60kg 정도 납품된다.

국산 여름딸기 품종의 해외적응성 시험이 성공하고 각 나라에서 딸기묘 수입이 허가되면 로열티 계약을 맺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산 딸기가 동남아는 물론 아프리카 등 아열대지역의 고원지에서 생산되는 많은 외국산 품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이종남 박사는 "앞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국내 민간 기업을 지원하고 딸기를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로열티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불씨가 되어 탄생한 순수 국산 딸기. 이제 수입 품종보다 월등히 높은 당도와 고른 모양을 자랑하며 외국에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국산 딸기가 몰고 올 또 다른 한류 바람이 어디까지 불게 될지 궁금하다.

 

딸기인포

· 박샛별 (객원기자)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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