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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전북 전주시 최명희문학관을 찾은 관광객이 휠체어를 타고 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2015 열린 관광지 공모사업, 관광취약계층에 관광 기회 제공 아이디어 지원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도 모래 위를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을까. 모래 관광지로 유명한 일본 돗토리현 돗토리 해안사구에서는 그 일이 가능하다.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모래 언덕용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고, 휠체어를 밀어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상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차장에서부터 모래밭까지 가는 길이 경사로로 평탄하게 정비돼 있어 유모차,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래밭으로 진입하기 쉽다. 


영국에서는 시각장애인들도 문화유산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런던 제국전쟁박물관(Imperial War Museum)에는 전시장 코너마다 약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큰 문자의 안내책자가 비치돼 있고, 관람자가 전시물품을 만져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도팅턴 홀과 정원(Dottington Hall & Gardens)에서는 점자 안내책자를 배부하는 한편 유물을 ‘만지는 탁자(touching table)’에 전시해 관람객들이 만지고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처럼 영국의 주요 시설에는 음성안내 장치 등 시각장애인용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도 조금만 눈길을 돌려보면 곳곳에서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정책을 마주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임산부, 유아 동반자,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는가 하면 유모차나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를 보는 일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관광지로 시야를 좁혀보면 미흡한 부분이 눈에 띈다. 잘못 표기된 점자 안내판도 있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휠체어가 있음에도 휠체어를 끌어줄 봉사자가 없어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정부가 ‘2015년도 열린 관광지’ 사업을 공모(1월 말까지)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건강 등의 이유로 관광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문턱이 낮은 관광지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복지팀 장정숙 차장은 “장애인뿐 아니라 유아를 동반한 가족,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을 가리켜 관광하기 어려운 ‘관광취약계층’이라고 부른다”면서 “고령화 시대에는 누구나 관광취약계층에 속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한국관광공사가 베스트(best)·워스트(worst) 화장실을 선정하는 캠페인을 하면서 화장실 문화를 선도한 것처럼 이번 사업도 파급 효과가 나길 기대했다.


이 사업은 16개 광역시도와 관광사업자들이 지원할 수 있지만 그동안 관광취약계층을 위해 노력해온 신청자가 유리하다. 정부가 기존에 사회취약계층을 배려한 정책을 편 관광지 가운데 우선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곳을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즉 관광지 5곳을 선정해 각각 중앙정부가 2억 원을 제공하고, 광역자치단체가 2억 원을 부담하도록 유도해 관광지의 서비스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로써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노인을 위한 큰 글씨 안내문은 있는데 체험 공간이 부족할 경우 이를 확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이 점자 안내문만 활용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알람 기능이 있는 전동 베개, 전동 침대 등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언어장애인들을 위한 수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개선책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이렇게 선정된 5곳에 대해 장애인 등을 비롯한 관광취약계층의 평가 과정을 거쳐 연말에 우수한 곳을 선발할 예정이다. 그리고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순서대로 제1호, 제2호, 제3호, 제4호, 제5호로 명명해 관광객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다양한 공모전 진행 예비 창업자들 관심을

 정부가 이렇듯 관광취약계층을 위해 관광지 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이들에 대한 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애인과 저소득층 등 관광취약계층의 일부를 선발해 나눔여행이라는 일회성 이벤트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 물론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이들에게 관광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의미 있다. 그럼에도 효과가 제한적이고 한시적이라는 이유로 장기적인 접근을 시도하게 됐다.


이런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데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도 한몫했다. 지난해 신설된 관광진흥법의 장애인 및 관광취약계층 지원 법규(제47조의 3, 4)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관광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경제적, 사회적 여건 등으로 관광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관광취약계층의 여행 기회를 확대하는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정부는 이 공모전 외에도 ‘관광 서비스 연구개발(R&D) 지원사업 공모’, ‘제5회 예비창조관광사업 공모전’ 같은 관광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사업 모두 일반인들에게 지원 기회가 열려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특히 예비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준다니 더욱 해볼 만하지 않을까. 물론 관광에 관한 전반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관광 서비스 R&D 지원사업도 문턱이 아주 높지는 않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팀과 함께 여행사 콜센터 직원 등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박상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관광 선진국으로 가려면 외연뿐 아니라 내연도 확충해야 한다”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의 도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열린 관광지 공모 선정 절차 및 추진 일정

열린 관광지 공모사업

공모 일정         공모 : 2014년 12월~2015년 1월 
                        심사 및 선정:2015년 2~3월
지원 자격          6개 광역시도 및 관광사업자
공모 규모         5개 사업 / 총 11억 원
심사 기준         관광 매력도, 관광 장애물 없는 정도, 개선 계획 등
지원 내용         시설 개·보수 및 서비스 개선 비용
사업 주관         한국관광공사
문      의           www.visitkorea.or.kr   02-7299-600

예비창조관광사업 공모전

공모 일정          공모 : 2015년 2~3월
                        심사 및 선정:4월
지원 자격          예비 창업자 및 창업 7년 이내 사업자
공모 규모          40개 사업 / 총 24억 원
심사 기준          사업성, 참신성 및 혁신성, 사업자의 의지 등
지원 내용          사업화 자금 지원(사무실 임차료, 홍보비, 시제품 제작비, 팸투어 비용 등)
사업 주관          한국관광공사
문      의          www.visitkorea.or.kr   02-7299-600

관광 서비스 R&D 지원사업 공모

공모 일정         공모 : 2015년 4월
                      심사 및 선정:5월
지원 자격         없음
공모 규모         4개 사업 / 총 14억 원
심사 기준         사업 계획의 적절성, 사업화 가능성
지원 내용         예산 지원
사업 주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      의         www.kcti.re.kr   02-2669-9800


·이혜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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