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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활짝 열려라 편견 없는 장애인 일자리

배은주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대표

 

장애인이면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배은주(46)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대표. 그가 장애인과 관련해 강조하는 대목은 일자리다. 배 대표와 함께하는 30여 명의 예술단원은 물론 상근 직원 7명 가운데 4명도 장애인이다. 상당수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다. 장애인 의무 채용을 하지 않고 돈으로 대신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적지 않은 요즘, 배 대표가 장애인 일자리를 바라보는 눈은 남다르다.  


“저는 일단 (장애인) 채용을 하고 봐요. 보이는 능력보다 잘하겠다는 판단이 서면 바로 함께하는 거죠. 먼저 그 사람의 능력을 테스트하지 않고 이후에 능력을 계발하게끔 하는 거예요.”

배 대표의 예술단에는 시각장애인 교육팀장이 있다. 당초 피아니스트로 예술단에 합류했지만 그가 피아니스트로서 꿈을 이루려면 현실적으로 기본 생활이 돼야 했단다. 그래서 배 대표는 일단 그를 예술단 사무실 상근 직원으로 채용했다. 


물론 채용 당시 다른 능력 여부는 따지지 않았다. “제가 뭘 해야 하나요?” 피아노밖에 몰랐던 교육팀장은 사무실에 그저 앉아만 있어야 했다.


“피아니스트로서 그가 받는 공연 개런티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상근 직원으로 출근을 시켰죠. 그런데 인간은 누구나 본인도 모르는 두세 가지 능력을 갖고 있어요.”  


하루 이틀 지켜보니 피아니스트에게는 사람을 차근차근 설득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이거다’ 싶어 배 대표는 피아니스트에게 아이들 교육 사업을 맡겼다. 그의 능력은 배가돼 이젠 눈이 보이는 배 대표보다 일을 더 잘하는 교육팀장이 됐다.


사례는 또 있다. 예술단이 만든 가족 뮤지컬 <안내견 탄실이>의 주인공인 시각장애인 배우 김희진(여·21) 씨의 경우 컴퓨터로 업무를 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김 씨는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사람들과 붙임성이 좋아 전화 응대 업무에 제격이었다. 김 씨는 공연이 없는 날엔 방문객을 맞는 일에도 열심이다. 예술단의 마술사는 듣지 못하고 말을 못 하는 까닭에 어떤 업무도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마술사에겐 손재주가 있었다. 마술 교육은 못 해도 마술사의 솜씨는 사무실과 연습실 인테리어 등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알고 보면 훌륭한 인재들 더 많이 끌어안아야

“장애인들은 사회적 편견 탓에 취업의 길이 막혀 있는 경우가 허다해요. 지체장애인은 더 어려워요. 상근 직원 7명은 작은 사회적기업인 저희의 채용 범위를 넘어선 것이지만 다들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요.” 


배 대표는 장애인들이 능력을 발휘하게끔 일자리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당장의 능력이나 성과를 잠시 뒤로하고 살펴보면 어디서든 자신의 역할을 할 힘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일자리의 폭이 넓어졌으면 해요.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제조업 등에 한정하지 말고 말이죠. 직업이 얼마나 다양해졌어요? 특히 예술 분야에서 인턴이나 훈련 제도 등을 마련해 장애인을 흡수해야 해요.” 


배 대표는 장애인이란 시선을 먼저 거두고 보면 사회 구성원으로 얼마든지 역할을 할 인재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 사회적기업이 이들을 더 많이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 복지와 제도 등은 날로 개선되고 있다.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배 대표는 “제도적 지원의 질이 높아지는 만큼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빨리 깨졌으면 한다”면서 “무엇보다 제도를 어떻게 잘 운용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취업

장애인 취업

의무고용위반땐1인당 71만원부담금

    2015년부터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업이나 기관에 부과되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최소 1인당 71만 원으로, 2014년 67만 원에서 4만 원(5.97%) 올랐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이란 상시 1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어기면 물리는돈이다.
    고용해야 할 장애인 숫자에서 매달 상시 고용한 인원을 뺀 수에 부담기초액을 곱한 금액의연간 합계로 장애인 고용률에 따라 달라진다.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 대비 고용 장애인 근로자비율이 4분의 3 이상이면 1인당 월 71만 원의 부담기초액이 적용된다. 그러나 장애인을 1명도고용하지 않으면 1인당 월 116만6220원을 물린다.
    의무고용 인원이 10명인데 1명도 고용하지 않으면 연간 1억3994만 원을 내야 한다. 법정의무고용률의 4분의 1에 못 미치면 월 92만3000원, 4분의 1 이상 50%에 미달하면 월 85만2000원, 절반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월 78만1000원을 물어야 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3.1%, 국가·자치단체 공무원과공공기관은 3.4%다. 의무고용 인원을 채우지 못한 사업장이나 기관 등은 스스로 신고하고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매년 공무원과 제주도 산하 11개 투자·출연기관 직원 신규 채용시 6%를 장애인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최근 장애인 고용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업무협약에서 제주도와 제주의회, 그리고 장애인공단은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주도 내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해노력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애인 예술인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예술창작지원센터 설립 및 장애인 문화예술 창작 아트페어 개최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올해 26개부처 263개의 달라지는 제도 가운데 장애인 관련 정책은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및 각 부처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 박길명 (위클리공감 기자)  201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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