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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연구자 창의성 지원 등 혁신으로 미래 바꾼다

탄소섬유는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다. 철의 4분의 1 수준 무게이면서 10배의 강도, 7배의 탄성 등을 지녀 차세대 자동차 소재로 주목받는 이 신소재를 두고 글로벌 기업들의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에서 처음 효성과 현대자동차, 롯데케미칼이 공동으로 선보인 탄소섬유 사용 차세대 콘셉트카 '인트라도'는 3월 10~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복합재료 전시회인 'JEC 유럽 2015'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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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열매 없는 국가 연구개발(R&D)이 되지 않도록 R&D 지원 투자전략, 예산 방식 및 성과 창출·활용체계 등 연구개발 시스템을 혁신한다. 사진은 나노바이오기술 개발 중인 연구원.

 

항공기 등에도 사용되는 첨단소재인 탄소섬유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탄소섬유 개발을 위한 첨단소재 가공 시스템, 건설기계 중장비 훈련 등을 위한 가상훈련 시스템, 개인 건강기록에 기초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 스마트 바이오 생산 시스템 등 4개 산업엔진 프로젝트에 대한 본격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이 4개 프로젝트에 올해 135억 원을 시작으로 7년간 총 940억 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자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징검다리 프로젝트' 이행 등을 통해 조기 성과를 창출한다.

 

R&D는 미래 투자

대한민국 세계 6위 수준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17일 기업, 기업·연구소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서를 접수했으며, 곧 평가에 들어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3년 12월 이들 4개 산업엔진 프로젝트 외에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자율주행 자동차 등 '13대 산업엔진 프로젝트'를 확정하고, 이들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후속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창출, 국가 혁신역량 확충을 위한 국가 R&D의 중요성은 기업 활동 현장에서 나타나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2월 12일 산업통상자원부 황규연 산업기반실장 주재로 열린 '민간 R&D 투자 동향 회의'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R&D 투자와 매출액 모두 상위 1000위 내인 기업은 327개였다. 이들 기업은 매출액, 영업이익 증가율이 나머지 기업군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R&D 투자 1000대 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8% 감소했으나, 중복 그룹(R&D 투자, 매출 모두 1000대)의 경우 영업이익이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R&D 투자 설계 시 시장 전망이 충분히 고려될 경우 투자 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국가 연구개발 효율화의 혁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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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래한 기술혁신 사회에서 R&D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됨에 따라 정부는 어려운 재정 여건과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국가 R&D 투자를 확대해왔다. 우리나라의 국가 R&D 투자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6위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4.15%)으로는 세계 1위 수준이다. R&D 투자 규모는 미국 4535억 달러, 일본 1990억 달러, 중국 1631억 달러, 독일 1020억 달러, 프랑스 598억 달러이며, 그다음으로 한국이 542억 달러다.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한국에 이어 이스라엘 3.93%(2위), 핀란드 3.55%(3위), 일본 3.35%(4위) 순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정부 R&D 증가율은 한국 7.3%, 미국 -3.8%, 일본 1.5%, 독일 2.7%, 프랑스 -5.4% 등으로 우리나라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국가 R&D 투자 확대 덕에 논문, 특허 등의 양적 성과는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연구 성과의 질적 수준 및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과학기술논문 색인(SCI) 논문 게재 수 세계 10위, 국내 특허 출원 세계 4위 등 양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SCI 논문 피인용도(세계 31위), 기술무역수지(OECD 최하위권), 연구 생산성(미국의 3분의 1) 등에서 질적 성과와 생산성은 여전히 세계 수준과 차이가 있다.

10대 무역 강국인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수지(2012년)는 -57억 달러로 미국 359억 달러, 일본 285억 달러, 영국 226억 달러, 독일 84억 달러에 대비된다. 대학, 정부 출연 연구소의 연구 생산성(기술료 수입/R&D투자, 2012년)은 1.5%, 미국(3.9%)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부처 간 협업 미흡, 관리 소홀로 인해 R&D자금의 부정 수급 및 부정 유용과 '셀프 기획', '셀프 평가' 등의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2008~2012년) 감사원 감사 결과 총 548건의 비리가 지적됐으며, 이 중 부정 사용, 관리 부실 등 집행단계 비리가 387건(71%)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국가 R&D 투자 규모 (2013년 기준, 단위 : 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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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R&D 투자 비중(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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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10월 연구자, 기업 및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인터뷰(1294명 응답) 결과 국가 R&D와 관련해 ▶리더십 부재 ▶부처 간, 전문 관리기관 간, 정부 출연 연구소 간 칸막이 ▶시장과 괴리된 기획 ▶논문, 특허 등 양적 기준에 따른 평가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이 같은 국가 R&D 시스템의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합동으로 혁신 방안을 준비해왔다.

올해 정부의 24개 핵심 국정·개혁과제 중 하나로 추진되는 국가 R&D 효율화 혁신은 기존의 '빠른 추종자(Fast-Follower)형' R&D 시스템을 '선도자(First-Mover)형'으로 바꾸는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세부 추진대책을 마련해 5월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상정·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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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루프, 사이드패널 등에 탄소섬유가 사용된 콘셉트카 ‘인트라도’. 정부는 탄소섬유 복합재 가공 시스템 개발을 포함한 4개 산업엔진 프로젝트에 올해부터 7년간 총 940억 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자한다.

 

'빠른 추종자'에서

'선도자'형 R&D 시스템으로

국가 R&D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한 추진과제로 첫째, 기초 연구자에 대한 지원체계를 '과제' 중심에서 '연구자' 중심으로 전환한다. 연구자의 창의성과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지원하고, 연구자 입장에서 실제 필요한 연구기간과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 응용·개발연구를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한다. 과제 기획 시 시장 수요 분석 또는 비즈니스 모델 제시를 의무화하거나 기업 수요가 직접 반영된 자유 공모형 과제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셋째, 산학연 간 '무한 과제수주 경쟁'을 '성과 창출 경쟁 및 협력'의 생태계로 탈바꿈시킨다. 정부 출연 연구소의 민간수탁 활성화 및 성과주의 예산제도(PBS) 비중 조정, 중소기업 애로기술 지원 강화, 대학의 풀뿌리 기초연구 강화 및 기업부설연구소 유치, 중소기업의 사업화 역량 강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넷째, 성과와 무관한 '양(量)' 중심 평가체계를 '질(質)' 중심의 성과 창출형 평가체계로 전환한다. SCI 논문 건수 중심의 평가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평가 대상 사업의 SCI 건수 지표 활용률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연구자가 제시한 질적 목표에 대한 전문가 정성평가(비계량화 부분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성실실패제도를 적용·확대하는 것으로 혁신이 이뤄진다.

다섯째, 기존의 단순취합형 '단편적' 투자체계를 '전략에 따른 체계적' 투자체계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중·장기 R&D 투자전략을 올해 말까지 수립하고,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주도로 재난·재해, 민·군 기술협력 등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분야를 발굴하고 발전 전략을 수립한다.

여섯째, '국내 위주의 폐쇄형 전략'을 '국제적 R&D 협업' 개방형 전략으로 전환한다. 국제 협력의 유사·중복 방지 및 연계 시너지 제고를 위해 국제 협력정보 및 성과 시스템 구축, 국제 공동연구 특성을 반영한 특례규정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범부처 차원의 투명한 과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보고서를 감축하며, 부처별로 상이한 양식을 3종(대학, 공공 연구소, 기업)으로 통합·정비하고, R&D 과제 신청 등을 전 부처가 통합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4월 6일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R&D 혁신과 효율화를 본격적으로 견인하기 위한 '제3차 국가 연구개발 성과 평가 기본계획(2016~2020)'을 심의해 확정했다.

 

국가 R&D 연구비 비리 방지대책 제도 개선 전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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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중심

R&D 선제 발굴

제3차 기본계획은 현장 연구자의 의견을 반영해 '관리자 중심에서 연구자 중심으로 평가 관점 전환'과 '평가체계의 선진화를 통한 우수 R&D 성과 창출 견인'을 목표로 한 5대 추진전략과 13개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이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4월 7일 국무회의에서 '국가 R&D 연구비 비리 방지대책(안)'을 발표했다. 발표 안에 따르면 앞으로 국가 R&D에서 연구비 유용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전산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반복적으로 유용해 세 번째 제재를 받게 되면 10년간 국가 R&D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이 대책은 연구비 집행·관리에 대한 사후적 감사·처벌 중심이 아니라 연구비 관리 시스템, 연구기관, 연구자, 부패신고 등 4개 분야로 나누어 사전적, 자율적 개선방안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자 중심의 응용·개발연구 혁신방안도 발표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월 24일부터 4월 10일까지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미리 찾아가서 발굴해 공공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수요발굴지원단'을 모집했다. 이번 수요발굴지원단에는 공공 연구 성과를 보유하고 있는 정부 출연 연구소뿐 아니라 산업별 협회·단체, 대학 산학협력단, 사업화 전문회사, 테크노파크, 벤처캐피털 등 106개 팀이 참여했다.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수요발굴지원단 운영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 사업화에 따르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한편, 정부 출연 연구소 및 대학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공 연구 성과에 대한 중소기업의 활용이 확산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발굴지원단'을 모집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사업화정책팀 신희균 선임연구원은 "전체 중소 제조업체 10만여 개 가운데 20%만이 R&D가 가능한데, 나머지 중소 제조업체들은 기술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어떠한 R&D 지원제도가 있는지 모른다"며 "이번 사업은 그들을 찾아가 필요한 R&D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박경아 (위클리 공감 기자) 201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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