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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광석 사망 20주기 '그 뜨거운 목소리… 가슴이 따뜻해진다'

누구나 가슴 한편에는 오래도록 깊은 울림을 주는 예술가 한 사람쯤 자리하고 있다. 학창 시절 새벽녘까지 반복해서 듣던 슬픈 멜로디의 노래, 읽고 읊다 외워버린 담담하고도 서정적인 시 등 일찍 떠나간 예술가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과거를 반추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올해는 가수 김광석이 생을 마감한 지 20주기가 되는 해다.

 

김광석

 

김광석

▶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앞 김광석 노래비.

 

고인의 20주기인 1월 6일에는 그가 살아생전 주로 활동했던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김광석 노래 부르기 2016' 대회가 열렸다. 50대 아버지와 자녀가 꾸린 밴드부터 20대 남녀 혼성 보컬팀과 10대 소년 기타 연주팀 등 다양한 연령대의 김광석 팬 13팀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광석  ‘김광석 노래 부르기’ 대회 참가자들.

 

참가팀 절반 이상은 20대로 대부분 부모나 우연한 기회를 통해 그의 음악을 접한 이들이었다. 통기타 연주와 함께 '거리에서'를 부른 김시혁(23) 씨는 "부모님이 김광석의 노래를 즐겨 들어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주로 접했다"고 말했고, '다시 아침'을 선보인 황보람(22) 씨는 "가사가 깊이 있고 울림이 있는 노래를 찾다가 고인의 노래를 듣게 됐다"며 접근 경로를 설명했다.

이날 1등을 차지한 팀은 '먼지가 되어'를 화려한 기타 연주로 구성한 중학생 3인조 연주팀 김영소·이강호·임형빈 군이었다.

 

김광석

▶ 1월 6일 ‘김광석 노래 부르기’ 대회에서 우승한 기타 3중주단. 앞줄 왼쪽부터 김영소, 이강호, 임형빈 군.

 

이들은 이미 각자 자신의 기타 연주를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된 인물들로 "고향이 지방인 관계로 공연 전날 서울에 모여 합주를 처음 했다"고 말해 심사위원과 관객을 놀라게 했다. 이들은 부상으로 마틴 기타를 받고 2016년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또 이날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노래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어 화제가 됐다. 음원 사이트 '지니'에서 '김광석 20주기, 그를 추억합니다'란 타이틀로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의 선곡 리스트를 선보이자 스트리밍 건수가 전일 대비 7배 증가하고, 하루 만에 9만 건 이상이 조회됐다.

지니 운영사 KT뮤직 측은 "지난해 김광석 앨범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소비는 2014년 대비 18%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 20주기를 맞아 그의 음악을 찾는 누리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 대학로·대구 김광석 길 등
곳곳에서 추모 행사·공연 열려

그가 태어난 대구에서는 추모 콘서트가 열렸다. 1월 9일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콘서트홀에서 열린 김광석 추모 20주년 콘서트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0여 명의 팬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이날 행사에는 김명환 재즈 트리오, 테너 노성훈, 가수 채환 등이 출연해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등 김광석의 히트송을 들려줬다. 이 밖에 김광석에게 부치는 편지 낭독, 관객들의 소원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의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또 공연장 입구 김광석 입상에는 추모 촛불을 켜고 관광객들이 헌화할 수 있도록 해 그의 생전 모습을 다시 한 번 추억하게끔 했다.

같은 날 김광석 팬 모임 '가수 김광석님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서울 대학로에서 추모제 '김광석 겨울 사랑편지'를 준비했다. 오후 6시부터 마로니에공원에서 김광석 추모제를 열고, 7시 30분부터 가든씨어터극장에서 가수 윤선애와 서울예술대 이승일 공연팀 등이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등의 공연을 펼쳤다.

 

김광석

▶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옹벽 350m 구간에 마련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대구는 김광석 추모 열기로 가득
100만 명 다녀간 방천시장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온종일 그의 노래 울려 퍼져

김광석은 1964년 1월 22일 대구시 대봉동에서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방천시장 번개전업사가 그가 태어난 집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으로 그의 가족이 이사해 경희중, 대광고를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엔 현악부에, 고등학교 시절에는 합창부에 들어 예술적 감성을 키웠고, 1982년 명지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대학 연합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소극장 공연을 시작했다.

이후 김광석은 19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에 참여하면서 가수로 데뷔해 1987년부터는 그룹 '동물원'의 멤버로 활동했다. 1989년 솔로로 전향해 첫 음반을 발표한 뒤 정규음반 4장을 내놓았고 꾸준히 소극장 공연을 하면서 1995년 8월에는 1000회 공연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96년 1월 6일 33세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대구 중구청은 2010년 김광석이 태어난 동네인 대봉동의 방천시장 옹벽 350m 구간에 김광석 벽화와 노랫말, 콘서트홀 등이 꾸며진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조성했다.

 

김광석

▶ 방천시장 옆 김광석 기념공원에서 공연하는 거리 예술가들.

 

이곳에는 그의 삶과 노래를 주제로 시인 정훈교의 시를 비롯해 김광석 입상과 노랫말이 쓰인 벽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온종일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지난해 1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한국관광공사는 이 길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100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1월 9일 이곳에서 추모 콘서트가 열린 데 이어 2월 13, 14일에는 경북대 대강당에서 예술기획 성우 주최로 '김광석 20주기 특별 콘서트'가 열린다. 이 콘서트에서는 박학기, 동물원, 한동준, 자전거 탄 풍경, 유리상자 등이 노래와 콩트를 선보이며 김광석의 음악 세계를 돌아볼 예정이다.


· 정혜연 (클리 공감 기자) 2016. 0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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