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언제 가도 고즈넉한 운치 일품
요즘 몸보다 마음이 병든 사람이 많다. 직장인은 상사 스트레스, 아빠는 무거운 책임감, 엄마는 주부 우울증 등 고민과 걱정이 없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어지면 사람들은 보통 자연의 품을 찾는다. 대자연의 웅장함을 마주하면 내가 가진 고민들이 한없이 작게 느껴지면서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떠나기 좋은 계절, 고민을 떨쳐내기 좋은 힐링 장소를 찾아갔다. 서울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2015년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됐을 정도로 빼어난 운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은 북한강과 남한강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 하여 '두물머리'라고 불리고 있으며, 한강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두물머리는 산과 강이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고 있는 것은 물론,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새벽 물안개'와 붉은 하늘이 장관인 '일출, 일몰' 등으로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꼭 찾아야 하는 장소로 꼽힌다.
기자가 찾은 날은 며칠 추적거리던 비가 그친 뒤여서인지 평일임에도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 두 손을 꼭 잡은 연인들, 셀카봉을 들고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젊은 청춘들, 황혼을 바라보는 하얀 머리의 노부부들도 천천히 걸으며 담소를 나누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두물머리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 때문이다. 세 그루의 느티나무가 마치 한 그루처럼 우산형의 모양을 띠고 있는 두물머리의 상징적인 나무다. 두물머리 마을에는 원래 도당할아버지와 도당할머니로 부르는 두 나무가 나란히 서 있었으나, 1972년 팔당댐 완공 이후 도당할머니 나무는 수몰됐다고 한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안녕과 가정의 평온을 위해 지금도 이 느티나무에 제를 올리고 있는데, 이를 '도당제'라고 부른다. 도당제는 1년에 한 번씩 매년 9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주최해 지내고 있다. 도당제를 구경하고 싶다면 이 시기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두물머리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황포돛배'다. 황포돛배는 새벽녘과 어스름한 초저녁 예스러운 운치를 더하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이 황포돛배를 보기 위해 찾고 있고, 이를 배경으로 작품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진작가들도 수두룩하다. 황포돛배는 관광객 관람용으로 전시 중이며, 현재는 부속품 수리 문제로 잠시 운행을 중단한 상태여서 강에 띄워져 있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두물머리 관광객들은 소원나무 앞에서 조약돌에 저마다의 마음을 새겨넣는다.
최근 들어 두물머리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소원나무'로 불리는 느티나무다. 이 나무가 도당할머니와 도당할아버지의 후손이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고 한다. 소원나무를 찾은 한 노부부는 작은 조약돌에 소원을 써넣고, 나무 옆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으면서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눈을 감기도 했다.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를 시작으로 소원나무를 지나 강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다온광장'이 나온다. 이곳은 한강 8경 중 제1경을 알리는 '두물경' 표석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두 물줄기가 만나는 장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이건필의 '두강승유도'와 겸재 정선의 '독백탄'으로 남겨져 있을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두물머리. 느릿하게 산과 물 그리고 바람을 느끼며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
두물머리를 산책하고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면 인근에 있는 세미원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물과 꽃의 정원'이라 불리는 세미원은 수생식물들을 이용한 자연정화공원으로 수련과 연꽃이 가득한 생태공원이다.

▷따스한 어느 봄날 평화로운 세미원 정원.
두물머리에서 세미원 후문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여서 산책하듯 걸어갈 수 있다. 후문 쪽에서 세미원으로 연결된 다리는 배로 이어서 만들어 '배다리'라고 불린다. 배다리의 정식 명칭은 '열수주교'. 나룻배 50여 척을 띄우고 그 위에 철판을 얹어 만든 다리로 정조 임금의 효와 배다리 설계에 참여했던 정약용 선생의 지혜를 기리기 위해 만든 다리다.
세미원에는 100여 종의 수련을 심어놓은 '세계 수련원', 연꽃 박물관, 동전 모으기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연못',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다짐하는 정원 '세한정', 수련과 연꽃의 새로운 품종을 도입해 실험하는 '시험 재배단지' 등이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항아리 모양의 분수대, 일명 '장독대 분수'로 인기가 많은 한강 청정 기원제단, 프랑스 화가 모네의 흔적을 담은 모네의 정원 등도 눈길을 끈다.
기자가 세미원을 방문했을 때는 아직 연꽃이 피지 않을 때라 연꽃의 수려한 장관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6월 말쯤이면 화려하게 만개한 연꽃이 세미원의 정원에 가득 넘쳐날 것이다. 6, 7월에는 매년 연꽃문화제가 열리는데, 각종 전시회, 흙공예와 음악회 등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들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된다.
사랑의 연못에서부터 세미원 안쪽까지 길게 이어져 있는 오솔길 '세심로' 한쪽으로는 갈대밭이 무성하게 펼쳐져 있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 름답게 하라(觀水洗心 觀花美心)'는 옛말에서 따온 세미원의 어원처럼, 연꽃을 보며 마음까지 정화시킬 수 있는 '힐링' 명소다.
양평은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넘치는 곳이다. 양평의 자랑인 '양평 8경' 중 고즈넉한 운치가 가득했던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제외한 나머지 6곳의 숨은 매력도 소개한다.

▷양평 8경의 하나인 용문사.
용문산 기슭에 자리한 고찰 '용문사와 천년은행나무'는 8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용문사 대웅전 앞에 있는 천년은행나무는 우리나라에 생존하고 있는 은행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우람하며 오래됐다. 나이는 약 1100~1500년으로 추정되며 동양에서도 가장 큰 은행나무다. 여러 가지 전설을 품은 채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천년은행나무의 가치는 약 1조6884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양평 8경, 보고 느끼고 즐겨라
양평 8경의 또 다른 명소는 '들꽃수목원'이다. 남한강변에 위치한 들꽃수목원은 강변의 정취와 각종 꽃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야생화 전시원에는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 200여 종이 심어져 있고, 자연생태박물관에는 각종 생태계의 표본과 실물이 전시돼 있다. 또한 허브정원, 수생습지, 강변산책로, 열대식물원 등도 있다.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들을 위해 각종 체험 학습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최근에는 야간에도 개장해 화려한 빛으로 수놓은 불빛정원까지 감상할 수 있다.
양수리와 북한강 카페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8경 중 하나인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소설 속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추억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고, 소설 '소나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황순원문학촌 안에는 선생의 문학세계와 인생을 느껴볼 수 있으며, 선생의 유품 90점이 전시돼 있다. 산책로에는 소설 속의 장면들이 테마로 구성돼 있어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농촌 문화를 체험하면서 ‘느리게 걷기’를 실천할 수 있는 ‘물소리길’.
제주의 올레길을 빼닮은 도보 여행길인 '물소리길'도 8경의 하나다. 물소리길은 양평군 양수역~국수역 13.8㎞(1코스), 국수역~양평시장 16.4㎞(2코스) 등 2개 구간 30.2㎞ 길이로, 강산과 마을이 어우러진 트레킹 코스이다. 물소리길은 수도권에서 가장 접근하기 쉽고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도보 여행길로 농촌 문화를 체험하면서 '느리게 걷기'를 실천할 수 있는 곳이다.
경의 또 다른 주인공은 '남한강 자전거길'이다. 양평군 양서면 북한강 철교를 시작으로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을 관통해 여주 이포보로 연결된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변과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시설이 가까이 있어 레저와 관광,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8경의 마지막 대미는 '양평전통시장'이다. 19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5일장인 양평전통시장은 매달 3일, 8일, 13일, 18일, 23일, 28일에 열린다. 장이 서는 장소는 양평역 근처 기찻길 아래 빈터와 도로변이다. 인근 용문산에서 캔 산나물과 집에서 재배한 채소가 특히 유명하며, 양평 해장국과 족발 등의 음식이 인기가 있다.
인터뷰 | 재단법인 세미원 이미정 경영지원팀장
"무릉도원 같은 세미원에서 힐링하세요"

세미원이 가장 자랑할 만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이곳은 물을 정화하는 수생식물이 있는 생태정원입니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연꽃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연꽃이 만개하는 6, 7월에는 연꽃문화제가 열려 볼거리도 많습니다. 세미원의 수많은 연꽃과 수련을 감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외 공연, 전시회와 체험 행사 등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세미원을 찾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은 무엇인가요.
정월 대보름에는 대보름 행사, 5월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을 수 있는 단오 행사, 3대가 함께 사진을 찍어 응모하는 가정의 달 행사, 6월에서 7월에는 연꽃문화제, 가을에는 국화축제, 겨울에는 상춘원이라는 온실에서 전시회 등을 진행합니다. 미리 일정을 알고 오시면 적절한 풍경을 감상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열리는 체험 행사도 있는지요.
상시 행사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시적으로 수생식물교실과 연꽃문화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잎 차 만들어 먹기, 연잎 밥 만들기, 연 부채 만들기 등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이나 단체 관람객들이 각종 체험이나 학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세미원을 방문해 무엇을 느끼고 얻어가길 바라십니까.
이곳은 무릉도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연꽃은 흙탕물에서 피어나도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잖아요. 그런 연꽃을 보며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힐링하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미원 관람 안내
봄~가을 3~10월(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11~2월(오전 9시~오후 5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 요금 성인 4000원 / 5세 이상 어린이 및 청소년, 65세 이상, 장애인 4·5·6급 2000원
문의 031-775-1834
주차 양서체육공원 및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전국의 힐링여행 추천 지역
경북 성주 '가야산야생화식물원'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성주군에서 조성한 국내 유일의 군립 식물원으로 야생화를 주제로 하는 전문 식물원이다. 야생화 자원 보전과 자연 학습, 학술연구 발전 및 가야산 자생식물의 보호에 기여하기 위해 총 630여 종의 나무와 야생화를 심어놓은 야생화 문화공간이다. 4~10월 중에 계절에 따라 오묘하게 피고 지는 야생화를 만나볼 수 있다. | 장소 : 경북 성주군 수륜면 가야산식물원길 49 | 문의 : 054-931-1264, http://www.gayasan.go.kr
전남 순천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순천만은 전국에서 가장 자연적인 생태계로서 국제적 희귀 조류의 월동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순천만은 흑두루미 월동지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갈대가 고밀도로 단일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갈대 군락은 새들의 서식 환경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하고 자연 정화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2000년 7월에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 사업으로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해 2004년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 위치 :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 문의 : 061-749-6052, http://www.suncheonbay.go.kr
충남 청양 고운식물원
고운식물원은 우리나라의 희귀종인 미선나무와 가시연꽃 등이 심어져 있으며, 6200여 종의 식물 자원이 있다. 대표적인 수종으로는 단풍나무 300종과 비비추류 300종, 장미 280종, 무궁화 260종, 작약 400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22개의 작은 테마별 식물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식물원 내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관람객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 위치 : 충남 청양군 청양읍 식물원길 398-23 | 문의 : 041-943-6245, http://www.kohwun.or.kr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
을숙도공원은 을숙도 하단부의 을숙도철새공원과 을숙도 상단부의 을숙도생태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을숙도공원은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의 중심지역으로 겨울철새와 사람들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자 낙동강 하구 생태관광지의 중심축이다. 특히 을숙도공원에 조성된 다양한 습지(담수, 기수, 해수습지)에는 겨울철에 많은 철새가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관람객들을 위해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야생동물치료센터, 낙동강하구 탐방체험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 | 주소 :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 | 문의 : 051-209-2031, nakdong.busan.go.kr
전북 완주 구이안덕건강·힐링마을
안덕마을은 우리나라 최초로 운영되는 건강·힐링 체험마을이다. 한의원과 연계해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건강 체험 프로그램과 건강·힐링교실을 운영한다. 건강·힐링교실은 방문객의 건강관리를 위해 황토 흙과 나무를 이용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황토한방 한증막, 건강약차 만들기, 죽염마늘요법, 쑥뜸요법, 친환경 농산물, 청국장·옻닭·죽염된장·죽염김치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 위치 : 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 95 | 문의 : 063-221-4065, http://www.poweranduk.com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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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