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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탄소섬유 중소기업 100개 이상 육성

 

“한옥마을 관광객이 많아서 서울 올라가는 버스표는 예매하는 게 좋을 겁니다.”

2월 27일 금요일. 전북 전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가기 위해 택시를 타자 기사가 대뜸 예매를 권했다. 지난해 1년간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592만 명. 전주 한옥마을이 2010년 국제슬로시티연맹 이사회에서 한국의 전통문화 원형을 잘 보존한다는 평가를 받은 뒤 전주가 관광객으로 가득 차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이곳은 ‘탄소섬유의 허브’로 유명세를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과 전북도가 전주에 탄소섬유 소재, 부품, 완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탄소 클러스트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효성과 전북도는 2020년까지 탄소 분야의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고 한국의 탄소 분야 기술 수준을 세계 톱 3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효성은 2020년까지 1조2000억 원을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투입해 연간 생산능력을 1만4000톤으로 늘리고, 탄소 관련 수출을 100억 달러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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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29일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탄소 소재와 농생명식품 등 전북지역의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전북창조경제협의회가 출범했다. 

 

 

소재, 부품, 완제품 생산

탄소 클러스트 조성

이 프로젝트의 중요 거점은 지난해 11월 24일 출범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전북 전주시 완산구 홍산로 서광빌딩 2층에 마련된 연면적 1173㎡의 사무 공간이 바로 그 현장이다. 효성과 전북도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전북지역의 창조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용이한 이곳에서 창업 아이디어 시뮬레이션부터 교육은 물론 전문가 멘토링, 협업 공간을 지원할 방침이다.

마침 이날은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양오봉 센터장의 임명장 수여식이 있었다. 임명장 전달을 위해 이곳을 찾은 미래창조과학부 최종배 창조경제조정관은 “전주는 앞으로 탄소섬유를 비롯한 신소재를 통해 역량을 발휘할 근거지”라면서 “대학교수인 양오봉 센터장이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탄소섬유, 농생명, 전통문화 분야의 창업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조정관이 언급한 분야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 산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4일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서 전통산업과 미래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창조경제 구현의 거점이 돼야 한다”면서 “전통문화와 농생명, 탄소산업의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 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연결 고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창업을 준비하는 4팀이 무상으로 입주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이들 창업 준비팀은 효성과 전북도가 센터 출범에 맞춰 진행한 공모전 ‘창조 아이디어로 내 꿈을 펼쳐라’를 통해 선정된 10개 팀의 일부다. 전북 창조경제의 핵심 주제에 따라 탄소 분야 4개 팀, 농생명 분야 3개 팀, 문화콘텐츠 분야 3개 팀이 선정돼 각각 창업 장려금 1000만 원을 받고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4팀 중 탄소섬유 관련 창업을 준비하는 곳은 2팀. 센터에서 만난 황큰별 씨는 전주대 전기전자공학과에 재학하며 창업 공모전에서 탄소 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탄소섬유로 내구성을 강화하고 블루투스 기술을 접목해 분실, 도난 가능성을 줄인 우산을 개발하고 있다. 그 옆방은 탄소섬유를 포함한 복합재를 활용한 초경량 차량용 시트를 개발한 이승민 씨의 사무실. 하지만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이날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해 만날 수 없었다. 한쪽에는 박태수 씨가 지인 2명과 디저트 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국산 농산물 원료를 넣어 빙수의 맛과 색감을 효율적으로 표현해, 그 원료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인터뷰 기사 참조).

열정과 패기에 가득 찬 창업 예정자들을 만난 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력 사업인 탄소섬유 현장을 살피기 위해 효성의 탄소섬유 전주공장을 찾았다. 전북 전주시의 관문을 알리는 호남제일문 부근에 위치한 이곳은 탄소섬유 허브의 근원지로, 효성이 2013년 5월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에 조성한 18만2000㎡ 규모의 첨단복합산업단지다. 이 공장은 탄소섬유의 원재료 생산부터 탄화에 이르는 전 공정을 갖춘 곳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일본 도레이가 만드는 고강도 탄소섬유를 연간 2000톤 생산한다. 길이만 540m에 달해 활주로가 연상된다.

효성은 이곳에서 철보다 강도가 10배 강한 신소재인 탄소섬유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탄소섬유는 내열성, 내약품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항공기 날개, 자동차 등 산업재와 노트북, 가방, 골프채, 자전거, 테니스 라켓 등 소비재까지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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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의 탄소섬유를 활용해 현대자동차가 만든 콘셉트 차 인트라도 프레임.

  

철보다 10배 강한 신소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

이곳에 오기 전 기자는 공장에 관한 의미를 살피기 위해 전화로 효성 산업자재PG(퍼포먼스그룹) 전주공장을 이끌고 있는 방윤혁 탄소재료연구담당 상무를 취재했다. 그는 탄소섬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시장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다른 나라에서 탄소섬유를 활용해 부품을 만드는 ‘공정’을 구축해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만들어낼 때 우리나라는 ‘부품’ 제작 여부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탄소섬유 ‘생산’ 시장뿐 아니라 ‘활용’ 시장도 미흡합니다. 다양한 창조 기업이 힘을 합해 탄소섬유 시장을 넓혀야 합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 시장이 몇십 년 뒤쳐질 겁니다. 효성이 하반기에 탄소섬유를 활용한 창업보육센터를 전주공장 안에 지어서 사업화를 돕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실제로 BMW는 차의 몸체 소재를 철에서 탄소섬유로 대체해 무게를 40~50%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였는데 우리나라는 활용도가 미미하다. 탄소섬유는 항공,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은 물론 방위산업에도 적용되는 신소재지만 철보다 10배 이상 비싼 탓이다.

“탄소섬유는 섬유 형태라 섬유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소재’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전 세계 탄소섬유 수요는 연간 5만 톤 규모로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어요. 이만큼 성장률이 높은 소재도 드물죠. 탄소섬유는 40년 전 만들어졌지만 2000년대부터 경량화와 에너지 효율이 강조되면서 재조명됐습니다.”

효성은 1980년대부터 탄소섬유 개발을 시도했다. 하지만 일본 업체들의 덤핑 공세로 탄소섬유 개발이 어려웠다. 하지만 2006년 그룹에서 소재의 가치에 주목해 탄소섬유 개발 전담팀(TF)을 구성했고, 그때 방 상무는 팀장으로 활동했다.

“그때 마침 탄소섬유 제조 공정의 일부가 전주에 있어서 전주와 공동으로 관련 연구를 했고, 2008년 전주시를 탄소산업의 메카로 만들고자 효성이 전주시와 연구 계약을 했습니다. 이후 일본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했죠. 우리나라에서 고강도 탄소섬유를 생산한 곳은 저희가 유일합니다.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기간산업의 밑바탕을 다진 셈이지요.”

효성은 그간 스판덱스, 폴리케톤(polycatone)등 첨단 신소재를 개발해온 섬유 전문 기업이다. 2020년까지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전주공장의 탄소섬유 생산량을 연간 1만4000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효성은 올해 생산분의 95%를 수출하고 5%로 국내 수요를 충족할 계획이다. 방 상무는 “우리나라에 독일의 탄소섬유 클러스터인 CFK밸리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 탄소섬유단지의 최일선 현장을 보기 위해 CFK밸리에 갑니다. 전북이 그곳처럼 탄소섬유 시장 허브 역할을 하고 다른 지역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길 바랍니다. 정부가 의사소통을 효율화해 ‘탄소섬유가 기존의 철 시장을 빼앗는다고 보지 않고 새 시장을 창출한다’는 점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기자는 방 상무가 “일본보다 40년이나 뒤처져 있기 때문이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라고 말한 의미를 되새기며 전주공장을 찾았다. 하지만 전주공장에서 이뤄지는 탄소섬유 공정을 지켜볼 수는 없었다. 전주공장 관리팀 김민철 팀장은 “탄소섬유는 워낙 시장성이 좋은 신소재이기 때문에 생산직 100여 명을 제외한 사람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 산업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 등을 가장해 산업 기술이 유출된 경우가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전주 탄소섬유 공장 내 탄소 특화 창업보육센터 부지를 볼 수 있었다. 공장과 부지 사이에는 철망이 설치돼 있어 관리인이 철망 문을 열어줘서야 부지를 밟을 수 있었다. 효성은 이곳에 탄소 소재 관련 사업화를 지원해 탄소 소재 챔피언을 육성하려고 한다. 올해 3월부터 하반기까지 연면적 1600㎡ 규모로 건립해 인큐베이팅실 20개 등을 갖출 예정이다. 창업보육센터에는 자금 지원은 물론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우수 아이디어 사업화, 해외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효성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탄소섬유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효성은 전북도가 출연한 50억 원을 합해 전북지역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육성에 450억 원을 투자한 상태다.

‘2020년까지 탄소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있지만 이 부지는 탄소섬유 전주공장을 제외하고는 하얀 스케치북처럼 비어 있다. 양오봉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빈 공간에 탄소섬유 클러스터를 비롯한 창조경제 조성이라는 그림을 채워가길 기대해본다.

“앞으로 마음껏 창조경제 역량을 발휘할 것입니다. 당장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탄소산업, 농생명, 문화융합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것입니다. 전통문화와 생명의 땅 전북에서 미래의 핵심 산업이 싹트고 결실을 맺는 공간을 만들 것입니다. 지켜봐주세요.”

 

 

“공대 교수로 창업한 노하우 창업자들에게 전수”

양오봉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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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로 활동한 경험을 십분 발휘하겠습니다. 학생들은 취업할 시장이 없어서 고생이고, 교수들을 비롯한 예비 창업자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도 사업화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실정입니다. 창업 문화가 조성되면 청년 취업률은 물론 우리나라의 기술과 생산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겁니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기자와 만난 양오봉(53) 센터장은 의욕이 충만해 보였다. 한화에너지, 포스코 중앙연구소를 거쳐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로 20년간 재직한 그는 학교에 휴직계를 내고 이곳에 왔다. 정년까지는 12년이나 남았지만 “활력이 충만할 때 도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그간 국내외 논문 107편, 국내외 특허 22건, 국내외 학술발표 174편이 말해주듯 학자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공개모집 경쟁률은 7:1. 양 센터장은 “정부에서 교수, 창업자의 경험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면서 “전북 창조경제의 주력 사업인 탄소섬유를 비롯해 농생명, 전통문화 콘텐츠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2000년에 방수 코팅 소재를 만드는 (주)티오켐을 설립했어요. 다행히 10년이 지나면서 흑자로 돌아서 지금은 연매출 50억 원을 달성하고 있죠. 창업을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앞으로 센터에서 일하며 창업자를 돕고 싶습니다. 현재 이 회사의 기술고문으로 활동하며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창업의 고충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양 센터장은 대학교수로서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 신뢰도를 활용한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사업을 운영했다. 그는 “창업자들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활용해 시장에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창업 기업과 관련 기관들을 연계해 협업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화는 물론 수출까지 도울 각오다.

효성은 전주에도 독일 CFK밸리 같은 탄소섬유 산업 클러스트를 조성하고 자동차 내·외장재, 항공기, 밸브 제조회사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우선 양 센터장은 탄소섬유 사업화에 힘을 싣는다. 무엇보다 올해 연말에 도심 시내버스 압축천연가스탱크의 소재를 탄소섬유로 교체하는 시범사업을 전개한다. 900kg인 가스탱크 무게를 350kg으로 줄이면 버스 운행 경비를 버스 1대당 연간 2000만 원 절감할 수 있다. 양 센터장은 이 밖에 “창업 교육에도 힘을 쏟겠다”는 생각이다.

“대학 교육만 바꾼다고 해서 갑자기 한국에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가 나올 수는 없어요. 어린 시절부터 창업 문화에 익숙해져야 창의적인 발상이 나오죠. 앞으로 청소년들에게도 창업에 대한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교육하겠습니다.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을 교육하지 않으면 어떻게 미래가 바뀌겠습니까. ”

 

 

“창업하는 즐거움과 희망, 청년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탄소섬유 우산 만드는 전주대 전기전자공학과 황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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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큰별 씨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주업으로 할 수 있는 창업을 택했다.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제 목표예요. 창업한 것도 그래서죠.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전주대 전기전자공학과 3학년 황큰별(24) 씨. 지난해 11월 센터 출범에 맞춰 효성과 전북도가 진행한 창업 공모전 탄소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12월부터 이곳에 입주해 사업화에 힘쓰고 있다. 이경식(마케팅 담당), 이민기(디자인 담당) 씨와 함께 탄소섬유를 소재로 활용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블루투스 기능을 접목해 분실, 도난 가능성을 줄인 우산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의 어린 시절 꿈은 발명가. 전북현대유소년축구단, 댄스부에서 활동하면서 집에 있는 청소기, 컴퓨터를 분해하고 조립하기를 반복했다. 고친 것보다 망가진 것이 많았다. 이후 입시를 준비하며 꿈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제대 후 전북도가 주최하는 ‘2012 전북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응모해 우수상을 받으며 꿈을 되찾았다.

“그때 만든 것이 변기의 일회용 위생 패드였죠. 공항에서 비닐 패드가 깔린 변기를 보셨을 텐데 비슷한 원리로 만든 겁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구상해둔 것이었는데 이미 다른 분이 상용화하셨더라고요. 한발 늦어 안타까웠지만 다른 물건을 또 만들면 되니까요, 뭐(웃음).”

이후 황 씨는 꿈을 이루려고 2년간 발명에 매진했다. 다행히 전주대 창업지원단의 도움으로 창업 지원금 신청 방법은 물론 시장조사, 시제품 제작 의뢰 방법까지 익힐 수 있었다.

“그때 대학에서 ‘슈퍼플리(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높이 뛰는 벼룩이란 의미)’ 동아리를 만들어 디자인, 기획, 홍보 등 다양한 분야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인력 7명을 꾸려서 창업 대회에서 상을 많이 탔죠. 혼자서 하면 무너질 수 있지만 함께 하면 손잡고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앞으로도 팀으로 움직일 겁니다.”

그때 그가 개발한 것은 블록형 가구. 개인이 소재, 크기 등을 고려해 가구를 레고처럼 조합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업비 탓에 사업화를 미룬 상태. 당분간 그는 우산 상용화를 목표로 뛸 생각이다.

“창업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많이 비웃었어요. 심지어 학과 교수님도 ‘창업은 무슨 창업이냐. 취업이나 하라’고 권하셨죠. 제가 버틸 수 있는 건 절 믿어주시는 부모님 덕분이에요. 포기하지 않고 걷다 보면 어느새 세상의 희망이 돼 있지 않을까요.”

 

“사계절 더운 베트남, 팥빙수 열풍 일으킬 겁니다”

박태수 MBC커뮤니케이션즈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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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시장조사를 하면서 디저트 시장의 가능성을 본 박태수 씨는 창조경제 공모전 수상으로 자신감을 얻어 창업 준비에 열심이다.

 

“우스갯소리로 회사 대표님과 아프리카에서 냉장고 팔고, 더운 나라에서 시원한 물건 팔자고 얘기했다가 진짜로 동남아에서 빙수 재료를 팔게 됐어요.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으로 자신감을 얻었으니 이제 사업을 진행할 일만 남았습니다.”

박태수(33) MBC커뮤니케이션즈 기획팀 팀장은 베트남에서 팥빙수를 비롯한 디저트의 원재료를 판매할 생각에 들떠 있다. 그가 사업 아이템을 생각한 것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시장조사를 가면서부터다. 사계절 내내 더운 그곳에서는 팥빙수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커보였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국식 팥빙수를 파는 곳은 없다.

평소 천연조미료 등 농생명 분야의 마케팅을 담당해온 그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 공모전을 구축하는 홈페이지를 만들며 ‘나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미각과 시각을 사로잡는 코리안 풀 디저트 개발’ 사업 아이템을 공모했고 당당히 농생명 분야에서 대상으로 입상했다. 공모전 상금으로 받은 1000만 원으로 다시 시장조사를 나선 그는 신재규 잭스빙고 연구원, 사업 아이디어를 함께 낸 김정태 MBC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창업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현지에서 팥빙수의 외형에 대한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팥과 빙수를 분리하면 모양새가 나오지만 그 둘을 합치면 식욕을 떨어뜨리는 형태가 연출되는 탓이다.

“팥빙수의 원료를 다각화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빙질 자체에 복분자, 오미자, 수박, 오렌지 등을 배합해 팥과 섞여도 지저분하지 않게 만드는 게 관건이지요. 원료 배합률에 따라 좋은 형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박 팀장은 앞으로 센터에서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선별 지원하는 사업화 지원금 1억 원을 받아 사업을 본격화할 생각이다. 베트남은 “우리나라 인건비의 10% 정도인 데다가 한류 열풍이 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우리는 팥빙수 자체가 아닌 원료를 팔 겁니다. 얼마든지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 직장과 병행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되면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나설 생각입니다.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는 가족 덕분에 창업할 힘이 솟습니다.”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창업 공간 꿈꿔요”

탄소섬유로 자동차 시트 만드는 이승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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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 대학에서 자동차, 전기, 전자, 항공을 전공한 이승민 씨는 탄소섬유를 활용해 자동차 경량화에 도전한다.

 

“일본 후지산 부근인 후지트랙에는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를 만드는 업체가 200여 개가 몰려 있다고 합니다. 탄소섬유의 허브인 전주에 이런 업체가 밀집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겁니다. 앞으로 탄소섬유의 허브인 전주에 시제품을 만들 공간이 마련되면 그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11월 효성 창업 공모전에서 ‘복합소재 초경량 자동차용 시트’를 개발해 최우수상을 받은 이승민(37) 씨는 평소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국립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에서 시제품을 제작한다. 시제품을 만들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관련 업체들과 네트워크가 형성된 곳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1993년 맥클라렌 회사가 시속 400km 이상 달리는 자동차를 개발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나도 한번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자동차 업계에 뛰어들었다. 자동차를 만들려고 4개 대학에서 각각 자동차, 전기, 전자, 항공을 공부했다. 이후 그는 지인과 복합소재를 만드는 업체를 창업해 2년, 한국항공우주산업 인공위성개발팀에서 1년 일한 뒤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그가 공모전에서 ‘차량용 시트’를 응모한 것은 7년 전 현대자동차 연비개선팀, 전주기계탄소기술원과 함께 초경량 자동차 개발을 추진한 경험 덕분이다. 당시 차 무게를 200kg 줄이면 연비를 10% 절감할 수 있다고 해서 여러 가지 부품을 줄였지만 170~180kg밖에 줄이지 못했던 것. 그래서 이번에는 탄소섬유로 시트를 만들어봤다.

“기존 차량의 시트를 보면 철제 프레임으로 돼 있어요. 적게는 15kg, 많게는 50kg까지 나가죠. 두께도 150~200mm나 되고요. 하지만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섬유를 사용하면 시트 두께도 5~10mm 정도로 줄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자동차 에너지 효율도 높이고, 내부 공간도 넓어질 수 있죠. 탄소섬유가 철보다 10배나 비싸지만 시트를 쓸 때 적게 쓰이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탄소섬유를 활용한 자동차 부품은 전무한 상태. 해외에서는 비교적 다양한 부품을 생산해 고급 차, 레이싱 차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이승민 씨는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중소형차와 소형차를 위한 시트를 만들 계획”이라면서 “탄소섬유를 활용해 자동차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 이혜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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