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양궁선수 기보배(27)가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광주U대회) 금빛 시위를 당긴다.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 서향순양궁장에서 만난 기보배는 맑은 미소를 띠었다. 그는 4월 20일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한국 여자양궁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이다. 국가대표에 선발되면 각종 국제대회에서 사실상 메달 순위에 진입한다.
국가대표에 선발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기보배는 "제2의 고향인 광주에서 치러지는 대회에 꼭 출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주U대회 출전은 그동안 부진을 터는 새로운 시작이다.
그는 18년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하루 평균 500~600번 활시위를 당겼다. 그는 "활시위를 당기면 어깨가 단단해진다"고 웃으며 "어릴 때부터 피부가 흰색이어서 백인 같다는 말도 들었는데, 뙤약볕에서 종일 훈련을 하다 보니 피부도 타고 기미도 생겼다"며 다른 20대 청춘들처럼 피부 고민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의 목표를 묻자 "양궁은 나와의 싸움인 만큼 반드시 이겨내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결연한 태극낭자 모습으로 돌아왔다.

기보배가 첫 활시위를 잡게 된 계기는 호기심이었다. 그는 경기도 안양 서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98년 양궁을 처음 접했다. 친구들이 양궁부에서 훈련하는 것을 보고 덩달아 활시위를 당겼다. 중3 때 소년체전에 참가해 3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고1 때는 국가대표 상비군에 합류해 주니어 단체경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3 때는 슬럼프에 빠져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의 잠재력을 알아본 것은 김성은(42) 광주여대 양궁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보배가 고3 당시 슬럼프에 빠졌던 것은 기술적 문제였다. 예를 들어 활, 화살이 보배의 키(168㎝)나 팔 길이에 비해 길었다"고 회고했다. 김 감독은 기보배를 광주여대 양궁팀에 데려와 맞춤형 지도를 했다.
"나와의 싸움
반드시 이겨낼 것"
정성 어린 지도 덕분에 그는 대학 2학년 때인 2008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개인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 2010년 광주시청 유니폼을 입은 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쥐며 '얼짱 신궁'으로 명성을 날렸다. 세계 최강의 여궁사로 거듭나면서 2011년 중국 선전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3관왕,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1년간 절치부심해 광주U대회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그의 재능을 빛나게 해준 김성은 감독은 "보배는 늘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기보배가 손가락이 길어 안정적으로 활시위를 당길 수 있는 신체적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보배가 항상 고된 훈련을 웃으며 따라줘 고맙다"며 "새벽에 일어나 밤까지 계속되는 힘든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기보배에게 광주U대회는 또 다른 도전이다.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은 무념무상이 되려고 노력한다. 광주U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광주는 양궁이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4년 LA올림픽부터 서향순, 장용호, 주현정과 기보배로 이어지는 올림픽 양궁 금메달의 산실이다. 기보배는 광주U대회에서 금빛 과녁을 관통시킨 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광주U대회 스포츠 랩
대회 관련 다양한 글 인기 만점
광주U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블로그(blog)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 스포츠 랩(2015summeruniversiade.org)이다. 블로그가 자신의 관심사를 자유롭게 글, 사진으로 올릴 수 있는 웹 사이트이기에 스포츠 랩에는 광주U대회에 관한 다양한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광주U대회 조직위 경기본부는 지난해 12월 13일 스포츠 랩을 개설했다. 4월 말까지 스포츠 랩을 방문한 누리꾼은 1만3000여 명을 넘어섰다. 운영 초기에는 참여 열기가 미미했으나 최근에는 하루 평균 국내외 누리꾼 1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광주U대회가 세계 170여 국가의 선수와 임원 2만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 젊은이들의 축제라는 것을 반영하듯 최근에는 해외 누리꾼들의 참여가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7월 광주를 방문하는 세계 젊은이들이 광주U대회를 미리 알고 싶어 찾고 있다. 또 자신을 사전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스포츠 랩을 방문한다.
광주U대회 조직위는 선수들 못지않게 자원봉사자나 경기 심판, 임원진의 이야기가 스포츠 랩에 실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 랩이 광주U대회와 관련된 개인 사연은 물론 선수, 단체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활기차게 실리는 소통 창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 랩은 광주U대회가 열리는 7월 3일부터 14일까지 인기 사이트로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랩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가운데 구글에서 검색된다. 광주U대회 조직위는 스포츠 랩에 실린 일부 내용은 영문 등으로 번역해 대회 책자로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금기형(55) 광주U대회 경기본부장은 "스포츠 랩에 게재된 글, 사진 가운데 감동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스포츠 랩은 광주U대회가 지향하는 친환경, 평화, 최첨단,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 소통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국제양궁장에서 태극낭자들 간 금 쟁탈전
천혜의 경기장… 수많은 신기록 기대

양궁 국제대회 개인전은 선수 2명이 화살을 세 발씩 다섯 번 쏘며 승부를 가르는 방식이다. 화살 15발을 모두 쏜 이후에도 동점일 경우 16번째 화살 한 발로 승부를 가르는 것이 '슛오프'다. 강심장 기보배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상대 선수인 멕시코 아이다 로만을 슛오프로 이겼다.
광주U대회에는 37개 국가 양궁선수 220명이 참가한다. 기보배가 출전하는 여자 양궁 선수는 120명이다. 양궁이 인기 종목이라서 선수 참가 신청이 늘고 있다. 한국 양궁이 최강인 만큼 기보배와 광주U대회에서 경쟁할 선수들도 태극낭자들이 꼽힌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한 최미선(19), 2위를 한 강채영(19)이 유력한 경쟁자다.
광주U대회 양궁시합이 펼쳐지는 광주 남구 주월동 국제양궁장은 면적 4만5109㎡로 64명의 선수가 동시에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활시위 모양을 닮은 광주국제양궁장은 국내에서 세 번째 국제 규격 경기장이다.
하지만 광주국제양궁장은 정남향이어서 선수들이 햇빛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지하 1~2층 깊이 자연 지형으로 바람 영향도 적은 천혜의 여건을 갖췄다. 김윤석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신기록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 이형주 (동아일보 기자) 20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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