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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굳건한 한·미동맹 또다시 세계에 각인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 D.C.를 방문해 10월 1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취임 이후 두 번째 공식 방문이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회담은 지난 9월 중국의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 9월 25일 미·중 정상회담에 이은 것이자 11월 초 한·일·중 정상회의 및 한·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올해 한반도 및 동북아 외교의 최대 분수령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조야에서 제기된 한국의 '중국 경사론(傾斜論)'을 해소하는 한편,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였다.

특히 10월 15일 오전 박 대통령의 미 펜타곤(국방부) 방문은 미국 측의 각별한 예우 속에 진행됐다. 박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미 펜타곤 의장대는 동맹국 정상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보여주는 '공식 의장행사(Full Honor Parade)'를 열었다.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은 지난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지만, 한국 대통령을 대상으로 공식 의장행사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 방미에 '최고 예우'로 화답함으로써 한·미 혈맹관계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정리한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는 ▶동맹 강화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뉴프런티어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등 세 부분에 걸쳐 매우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한·미 양국이 이미 합의한 '21세기 포괄적 전략동맹'의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동설명서와 함께 별도로 발표된 북한 관련 공동선언(Joint Statement on North Korea)을 바탕으로 주요 성과를 평가해보기로 하자.

 

한미동맹

▷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10월 1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북한 관련 '공동선언' 발표
'최고의 시급성, 확고한 의지' 확인

첫째, 한·미 양국이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utmost urgency and determination)'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한 것은 가장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정책인 '전략적 인내'에 대해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만을 기다리는 가운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해결보다는 관리에 치중하는 모드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한·미 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시급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북핵 문제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여전히 유효한 정책임을 확인하는 한편, 북한 김정은 정권이 추구하고 있는 이른바 '핵·경제 병진노선'이 성공할 수 없음도 지적했다.

둘째, 오바마 행정부는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연설에서 제시한 바 있는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을 계속해 강력히 지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한국 주도의 통일을 승인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목함지뢰 도발 이후 긴장 국면을 평화적으로 해결한 한국 정부의 원칙 있는 대북 접근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셋째,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언급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을 개발한다는 북한의 논리가 허구임을 지적하는 동시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압박했다는 의미가 있다. 두 나라는 중국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조율을 강화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조속히 의미 있는 대화의 장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넷째,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이끌어낸 것도 중요한 성과다. 두 나라가 뉴프런티어 협력 이슈로 언급한 보건, 기후변화, 사이버 협력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서 연성안보 이슈로 이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우주 협력과 과학기술 협력이 추가된 것은 양국의 협력 범위를 새로운 지평으로 확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우리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살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동력을 결집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중국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계기의 한·중 정상회담, 뒤이은 미·중 정상회담, 이번의 한·미 정상회담과 11월에 개최될 한·일·중 정상회의 및 한·일 정상회담까지 일관된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들 정상회담 모두에서 북핵 문제는 공통의 의제로 거론될 것이 확실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존 6자회담 외에 한·미·중 3국 간 공조를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한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과 곧 개최될 한·일·중 정상회의 등 동북아 주요국들 관계가 갈등에서 조정 국면으로 가는 상황을 적극 활용해 북한 비핵화 외교를 소생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박 대통령을 환대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교의 화려한 프로토콜이 전부는 아니다. 정상회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속조치다. 양 정상이 합의한 '공유된 가치, 뉴프런티어'를 향해 양국의 파트너십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까지 격상시킬지, 그리고 북핵 문제는 얼마나 시급성 있게 다룰지,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상현 본부장

 

·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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