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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빵빵한 'K-북', 출판 한류를 부탁해?!

"독자는 자신의 방식으로 읽고, 작가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설에 대해 이렇게 말한 한강 작가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가 지난 1월 출판사 '포르토벨로 북스(Portobello Books)'를 통해 영국에서 출간됐다.

<채식주의자>는 지난해 4월 8일부터 사흘간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개최된 '2014 런던도서전(London Book Fair)'을 통해 선보인 작품. 한강은 이번 영국 출간으로 <엄마를 부탁해>로 확실한 '케이 북(K-Book)' 바람을 일으킨 신경숙 작가를 잇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받고 있다.

런던도서전은 프랑크푸르트도서전과 함께 양대 북페어로 꼽히는 세계 출판인들의 축제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이 런던도서전 주빈국으로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주빈국(Market Focus)'이란 도서전 기간에 특별히 한 국가를 지명해 서적 이외에도 그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폭넓게 조명해 소개하는 기회를 갖는 주제 국가를 말한다. 한국이 주빈국이었던 런던도서전에서는 한강 등 한국 작가 10명이 참가한 작가 특별전, 전자출판 특별전, 만화·웹툰 홍보관 등의 특별 전시가 열렸고, 국내 참가사 25개사의 저작권 상담 거래도 이뤄졌다. 황선미 씨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영문판 출간 한 달 만에 영국 대형서점 첫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것도 런던도서전 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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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더블린작가축제에 한국에서는 이기호, 정미경 작가(무대 중앙)가 참석해 K-Book을 알렸다.

 

지난해 런던도서전을 비롯해 9개 해외 도서전 참가를 지원했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에도 총 29억 원을 투입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성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고영수) 등과 공동으로 11개 해외 도서전(아시아권 4, 유럽권 5, 미주권 2)에서 한국발(發) 출판 콘텐츠 K-Book의 국제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매년 세계 주요국에서는 30여 개 국제도서전이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참가하는 11개 도서전 가운데 9개 도서전에서 한국관을 운영하고, 5개 도서전에서는 전자출판 전시를, 7개 도서전에서는 한국 문학 행사를 개최한다.

 

출판 교류 저변 확대

신흥·잠재 시장 공략

특히 올해는 한류 콘텐츠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인도, 대만, 멕시코 등의 신흥시장과 잠재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한국은 출판 교류의 저변 확대와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올해 인도 뉴델리도서전(2월)에 주빈국 다음 자격인 '포커스 컨트리(Focus Country)'로 참가했다. 이번 참가는 2013년 대전출판문화협회에서 주최한 서울국제도서전에 인도가 주빈국으로 참가하면서 맺은 교류협정에 따른 것으로, 다양한 부대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 진출 여건을 타진했다.

세계 최대 아동도서 저작권 거래 전문 국제시장인 볼로냐아동도서전(3월)에서는 다양한 기획전시와 더불어 31개 출판사가 직접 참가해 저작권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의 아동도서는 수출 경쟁력이 높은 주력 출판 상품인 만큼, 베이징국제도서전(8월)과 멕시코의 과달라하라국제도서전(11월)에도 기획전시 형태로 참가한다. 특히 과달라하라국제도서전은 스페인어권의 대표적인 도서전으로서, 한국은 지난 2006년부터 참가해 아동도서와 어학서 등의 분야에서 좋은 수출 성과를 거둬온 바 있다. 이 도서전은 K-Book의 중남미 신흥시장 전초기지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도서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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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베이징국제도서전의 한국 출판사 부스.

 

또한 대만 타이베이와 중국 베이징의 도서전과 지방 성(省)의 '작은 도서전' 참가는 중화권 출판시장 진출을 위해 기획됐다. 중국 대륙 진출을 위한 교두보인 타이베이도서전(2월)은 중화권에서 한국도서 판권 거래가 시작된 곳으로, 올해는 소설가 김애란이 참가하는 문학행사가 개최됐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한 베이징국제도서전(8월)은 중국 출판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에 힘입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도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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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세계 최대 아동도서전인 볼로냐도서전의 한국 출판사 부스에서 상담 중인 바이어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참가했던 전자책 유통제작사 북잼의 e북 부스.

 

 

 

 

 

또한 중소 출판사의 중국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추진하는 중국 지린성 등 3개 지방 순회 '작은 도서전'(5, 7, 9월)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각 15~20개 출판사의 도서 전시와 수출 상담회, 출판 교류 세미나 등으로 구성된다. 이 밖에도 중국 시장에 적합한 콘텐츠를 공모하여 수출을 지원하는 '한·중 출판 콘텐츠 발간사업'과 중국 현지에서 한국 출판의 홍보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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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도서전과 함께 세계 양대 도서전으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 지난해 선보인 한국 도서들.

 

온·오프라인 수출 상담 등

다양한 지원 체계 마련

한국은 또 문화 콘텐츠 연계 홍보, 주빈국 참가 성과 지속, 수교 기념 등을 계기로 도서전에 참가해 시장 진출을 모색할 예정이다. 라이프치히·런던·도쿄도서전 참가가 그 경우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 인쇄·출판업자를 위한 세계 최대 저작권 거래 전문시장이라면, 올해 3월 열린 라이프치히도서전은 일반 독자들과의 교류가 중심인 문화적 성격이 강한 도서전이다. 여기에서 한국은 지난해 '한식'에 이어 올해는 '한복'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였다.

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런던도서전은 상반기에 개최되는 영미권 대표 저작권 거래시장으로, 한국은 한국관과 전자출판 부스를 마련해 지난해의 주빈국 참가 성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도쿄국제도서전(7월)에 한국관을 마련하고 '한국의 책(Books From Korea)' 특별전시와 문학행사 개최 등을 통해 문화 교류를 강화한다.

한편 국내 출판물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 체계도 마련되어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출판수출지원센터를 통한 온·오프라인 수출 상담 서비스와 컨설팅, 국내외 출판정보 제공, 해외 도서전 수출 전문가 파견을 통한 중소 출판사의 수출 대행 및 포트폴리오 제작 지원과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한 초록·샘플 번역 지원이 계속 이루어진다.

이와 함께 차세대 신성장동력인 전자출판 콘텐츠와 솔루션의 해외 수출을 지원한다. 지난해 북아메리카엑스포, 베이징·프랑크푸르트·런던도서전에서 전시부스를 운영한 데 이어 올해는 볼로냐도서전에 전자책 전시부스를 차렸다.

지난해 런던·프랑크푸르트·뉴욕도서전에 참여한 전자책 유통제작사 '북잼'의 해외사업 담당 한혜원 씨는 "해외 도서전 참가는 당장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직접 해외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신뢰를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면서 장기적으로 시장을 확대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북잼이 해외 도서전에 처음 참여한 2013년(도쿄) 이후 지금까지도 그때의 성과가 계약 성사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 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산업과 044-203-3248

한국문학번역원 02-6919-7740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주목받는 한국 도서 홍보에 박차 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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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뉴델리도서전에 한국은 '포커스 컨트리'로 참가했어요. 102㎡의 전시 공간에 약 310여 종의 한국 도서가 전시됐습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고영수 회장은 2월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인도 뉴델리도서전에 참가해 드넓은 인도에 한국의 출판문화를 소개했다.

뉴델리도서전에는 ▶한국 관련 영문도서 및 우수 수출도서 약 200종을 선보이는 'Books from Korea' ▶한국 작가 10인 특별전 ▶한국 아동도서 중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역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특별전' 등 3가지 특별전이 선보였다.

김영하, 은희경, 이문열 등 작가의 도서가 10인 특별전에 선정됐으며 특히 신경숙 작가는 직접 도서전을 방문해 힌디어로도 번역된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다.

 

인도 뉴델리도서전 참가 의미는.

"인도는 지난 2013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청되어 도서전 역대 최대 규모 전시관을 운영했습니다. 한국의 이번 뉴델리도서전 포커스 컨트리 참가는 이에 대한 답례 차원의 참가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출판문화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인도인들에게 한국의 도서를 소개하고 저작권 수출 활로를 개척함과 동시에 문화 교류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해외 도서전 참가가 출판 한류 촉진에 어떻게 도움이 된다고 보시는지요.

"해외 도서전에서는 각 나라 출판산업의 현재 모습을 한눈에 볼 수도 있고, 전 세계 출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즈니스 상담을 벌이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출판산업은 프랑크푸르트, 볼로냐, 베이징, 도쿄,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출판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해외시장에 지속적으로 참가해 출판 한류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출판 한류가 새롭게 일어날 수 있는 새 시장을 찾고 있습니다."

 

'출판 한류'라는 말이 나온 지도 몇 년 된 것 같은데, 현장에서 느끼는 출판 한류의 현황은.

"지속적인 주빈국 참가로 한국의 출판시장은 세계에서 나날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도서 분야에서 최근 7년 연속해 한국의 작품이 '볼로냐 라가치상' 우수상 또는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출판 한류의 원조인 학습만화 장르는 중화권 및 동남아시아에서 꾸준히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의 출판인들은 한국 문학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웹툰과 전자출판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아동출판 분야에 집중됐던 관심도가 점차 다른 분야에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출판 한류가 앞으로 유망할 국가를 꼽는다면.

"출판 한류가 시작된 대만과 중국에서는 지금도 계속 한국 도서에 대한 열풍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한국의 출판저작권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나라입니다. 다만 중국의 아동도서 수준이 점차 향상되고 있고, 중국이 저작권 수출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시아의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가 앞으로 새로운 '출판 한류'가 열릴 곳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 책의 해외 진출에 번역이 장애물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가장 현실적이고 많이 사용되는 방안은 국내 번역자와 해외 번역자를 같이 쓰는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 덕에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인들 역시 전 세계에 퍼져 있어 타국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요. 이러한 문화적인 교류의 추세는 앞으로 뛰어난 번역 인재가 양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편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다수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번역하는 방법 역시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겠습니다."

 

출판 한류 진흥을 위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정부에 부탁드립니다. 하나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출판산업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우리 중견기업들이 세계 유수의 출판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의 독자를 겨냥한 기획물을 만들 수 있도록 자금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크고 작은 도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눈을 키워주어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문화적 측면에서 출판은 한국인의 정신을 저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 한국을 이해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한국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출판 한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 박경아 (위클리 공감 기자) 201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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