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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번 역은 강남역~ 강남역입니다.”

지하철이 도착한다. 문이 열리고 ‘월드 스타’ 싸이가 등장한다. ‘쿵쾅’거리는 비트에 맞춰 무대 전체를 진동하는 ‘말춤’을 선보인다. “오빤 강남 스타일~!” 뒤이어 무대 위로 내 모습이 떠오른다. 싸이와 내가 나란히 서서 춤을 춘다. 이건 꿈일까? 아니면 유체이탈?

진짜인 듯 진짜 아닌 진짜 같은 실사를 구현하는 홀로그램이다!

홀로그램의 홀로(holo)는 그리스어로 ‘전체’, 그램(gram)은 ‘메시지’ 또는 ‘정보’란 뜻으로 홀로그램은 ‘완전한 사진’을 의미한다. 즉 물체의 완전한 3차원 입체상을 재생하는 실감(實感) 미디어 영상이다. 2차원의 평면 화면을 바라보지만 실제 사물의 3차원 형상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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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 K-live 공연장. 관객들이 가수 싸이의 콘서트를 홀로그램으로 즐기고 있다.

 

케이라이브 공연장

관람객 시선 압도

지난해 1월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문을 연 ‘K-live(케이라이브)’는 세계 최초의 K-Pop 홀로그램 전용 공연장이다. 6m 높이의 자이언트 타워가 정시를 알리면 어릿광대가 유려한 브레이크 댄스로 사람들을 극장 안으로 인도한다. 공연장을 270도로 두르는 투명 스크린 속 싸이는 관람객의 시선을 압도하고, 14.2채널 서라운드로 울려 퍼지는 ‘강남스타일’은 두 귀를 사로잡는다. 공연 도중 무대 벽면이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고, 무대 위 싸이와 춤을 추는 또 다른 나를 볼 수도 있다. 모두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재현됐다.

케이라이브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2013년부터 추진한 ‘K-Pop 홀로그램 프로젝트’ 사업으로 KT가 83억 원을 출자하고 정부 예산 10억 원을 지원해 설립됐다. K-Pop 홀로그램 프로젝트는 미래부의 ‘차세대 콘텐츠 동반성장 사업’에 KT가 홀로그램 관련 콘텐츠사업 운영 방안을 공모해 선정된 것.

정보통신기업인 KT가 홀로그램 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뭘까. KT 차세대 미디어 프로젝트 미래사업개발단 버추얼컬처팀 송유진 과장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중 미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 홀로그램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게 되었고, 현재의 케이라이브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케이라이브 사업을 위해 KT는 YG엔터테인먼트, 동반 성장할 중소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기획만 1년, 제작까지 1년이 더 걸렸다. 설치미술 작가가 무대를 구성하고 디스트릭트, 소닉티어, 엠투비주얼 등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 및 영상아트 제작사가 장면 하나하나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혔다.

가수들은 텅 빈 블루스크린 앞에서 춤을 춰야 했다. 무대에 45도 각도로 기울여 설치한 투명 스크린에 영상을 투과하는 플로팅 방식의 유사 홀로그램은 생동감을 배가한다. 빅뱅의 홀로그램 콘서트를 본 일본인 관객 후에키 유우코(가명) 씨는 “실제 가수를 눈앞에서 본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다”며 좋아했다.

케이라이브에서는 싸이를 비롯해 투애니원(2NE1), 빅뱅 등 한류 스타들의 공연이 하루 네 번 펼쳐진다. 지난해까지 약 5만 명이 방문했다. KT는 향후 국내외 한류문화 수요가 많은 곳에 홀로그램 공연장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미래부는 지난해 8월 ‘홀로그램 산업 발전전략’을 확정했다. 홀로그램 기반 실감 서비스를 발굴해 새로운 형태의 고부가가치 홀로그램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 우리 문화유산을 아날로그 홀로그램으로 재현하고 전시, 공연, 테마파크 등에 유사 홀로그램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모바일 홀로그램, 홀로그램 스포츠·게임, 스마트월(Smart wall) 등 미래 유망 서비스 발굴에도 나선다. 아울러 홀로그램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 내 홀로그램 연구센터를 지정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에는 전용 연구개발과 기술 이전, 컨설팅을 지원한다. 미래부는 “홀로그램이 차세대 영상기술로서 미래 국가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홀로그램으로 제작한 뮤지컬도 등장했다. 40m 길이의 용이 공연장의 3면을 휘돌아 무대를 감싸고, 무대 중앙에 다다라 천장을 뚫을 듯한 거대한 화염을 내뿜는다. 관객은 제 몸까지 뜨거워지는 기분이다. 일반 뮤지컬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판타지 홀로그램 뮤지컬 ‘스쿨 오즈’는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이하 SM타운)을 무대로 펼쳐진다. 총 6층, 8000㎡ 규모의 SM타운은 1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문을 열었다. 가수가 꿈이라면 4층 SM타운 스튜디오에 들러 보컬·댄스 트레이닝을 받아보자. 3층 LIVErary 카페에 오면 케이팝 스타의 음원을 LP로 제작해보고 2층 셀레브러티숍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소장품도 둘러볼 것.

 

홀로그램 플랜트 수출로

한류 3.0 도약

SM엔터테인먼트는 2013년부터 일본에도 홀로그램 공연장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JAPAN에 자리한 SM타운 V-theater다. SM엔터테인먼트의 목표는 홀로그램 콘텐츠를 통해 한류 3.0을 확산하여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홀로그램 플랜트 수출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김정삼 미래부 디지털콘텐츠 과장은 “국내 콘텐츠산업의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다. 한류 열풍과 디지털 기술력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 산업은 창조경제의 사례로 꼽힐 만하다”고 말한다.

한·중 ‘펑요우(朋友) 프로젝트’는 중국 내 테마파크, 대형 쇼핑몰에 홀로그램 공연 등 콘텐츠 플랜트를 수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베이징에 문을 연 7만5900㎡의 영상문화교류센터 ‘화미가대’ 센터 내에 한·중 교류기지를 설치하기로 했다. 미래부가 약 6억4000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한 3D 애니메이션 ‘노리’와 ‘우주쇼 홀로그램’은 총 130억 원 규모로 센터 내 합작회사 설립 계약이 체결됐다. 홀로그램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넘어 국가 간 동반성장을 이끄는 차세대 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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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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