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어른들까지 판타지의 세계로 이끈 영화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매혹적인 마법소품 중 하나가 ‘예언자일보’다. 종이신문에 실린 사진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이는 ‘마법신문’이다. 신문을 접거나 둘둘 말거나 사진 속 영상이 살아 움직이던 영화 속 ‘예언자일보’를 우리 손에 쥐어볼 날도 머지않았다. 그동안 ‘선명성’ 경쟁을 펼치던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투명’ 경쟁에 이어 ‘플렉서블(flexible)’ 경쟁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대개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는 기존의 유리 기반 디스플레이에 비해 더 얇고 가벼우며 쉽게 깨지지 않는다. 또 넓은 면적의 디스플레이를 말거나 접어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펴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종이처럼 넘기는 전자책, 둥근 팔찌 전체가 화면으로 이뤄진 웨어러블 컴퓨터 등으로 개발돼 기존 시장을 대체하고 신규 시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커브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최근 등장한 곡면 TV의 휘어진 화면은 오목한 화면이 볼록 튀어나온 사람의 눈동자에 최적의 시청감과 몰입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미디어에서 일상생활까지 응용 가능성이 큰 미래의 정보기술(IT) 전자기기 핵심부품으로 주목받으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출원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기판 소재 관련 특허출원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25건에 불과했으나,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연평균 62건으로 약 2.5배 급증했다.
특허출원 영역을 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어떠한 기술들로 만들어지는지 엿볼 수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출원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중‘ 합기술’이다. 플라스틱을 마치 유리와 같이 투명성과 내열성을 갖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중합기술 관련 출원은 161건(43퍼센트)으로 이 분야 특허출원을 이끌고 있다.
스마트기기 차별화 한계로 새 경쟁영역 떠올라
중합기술이 적용되는 플라스틱은 아폴로 우주선에 사용된 이미드계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된다. 이미드계 플라스틱은 내열성, 기계적 강도 등이 뛰어난 고가의 수지로 전자제품, 항공기, 우주선 등에 사용되고 있다.
‘적충기술’ 관련 출원이 103건(28퍼센트)으로 두번째로 많다. 적충기술이란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는 층들을 쌓아올려 입체적인 3차원 구조의 복합체를 제조하는 기술로 투명한 플라스틱 필름 위에 기체 차단성, 내마모성 등을 갖는 코팅막을 형성해 수분투과 차단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개선한 것이다.
다음으로 많은 것이 플라스틱에 다른 물질을 배합하여 더 유용한 재료를 만드는 기술인 컴‘ 파운딩’ 관련 출원으로 57건(15퍼센트)이다. 특히 플라스틱은 전기회로에서 발생하는 열에 예민한데, 플라스틱 내에 유리섬유를 삽입하여 내열성을 향상시키는 ‘합침기술’관련 출원이 36건(10퍼센트), 플라스틱 표면의 기체 차단효과를 높이는 것과 관련한 ‘표면개질기술’ 관련이 7건(2퍼센트)이다.
특허청의 서일호 고분자섬유심사과장은 “스마트기기의 차별화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그 유일한 대안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떠오르고 있어 이와 관련된 플라스틱 기판의 특허출원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관련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HS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구체화되면서 2019년에 시장규모는 1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 2020년 200억 달러, 2022년 5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에 비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휘는’ 경쟁이 한창이지만, 앞으로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롤러블`,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폴더블`, 크기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스트레처블` 등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기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적용 분야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이 분야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각국 정부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에 따르면 미국은 국방부를 중심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센터(FDC)를 설립, 2004년부터 10년간 9천여만 달러를 투자했다. 일본은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지원·관리가 이뤄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R&D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갑에서 웹북을 꺼내 펼치거나 두루마리로 말았던 대형 TV를 펴서 보는 세상이 머지않은 듯하다.
글·박경아 기자 201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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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