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경기 안성시 고삼면 쌍지 1리에는 ‘풀무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은 17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가족이 있다. 바로 ‘쌍지목장’을 운영하는 윤홍선 씨 가족이다. 윤 씨 가족은 4대가 함께 산다.
1대 윤세옥(79) 할아버지와 한동주(78) 할머니 부부, 2대 윤홍선(51) 씨와 이옥기(52) 씨 부부, 3대 윤태광(29) 씨와 임덕순(28) 씨 손자 부부와 태광 씨의 남동생 윤태석(14) 군, 4대 증손주 정희(8), 윤상(6), 그리고 정원(1) 양 등 10명의 가족들이 모여 산다. 지난해까지 함께 살았던 태광 씨의 여동생 지연(27) 씨는 유학 중이다.
지난 4월 30일 윤세옥 할아버지 댁을 찾았을 때는 온 가족이 모여 시끌벅적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손주며느리 덕순 씨는 시할머니에게 “할머니, 윤상이가 오늘도 할머니 곁에서 잔대요”라며 “도대체 밤마다 얼마나 맛있는 간식을 주시길래 아이가 할머니랑 자겠다고 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이옥기 씨는 “엄마는 잘못하면 혼을 내도 할머니는 다 받아주는데 할머니 곁에 있고 싶겠지”라고 받아쳤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가족은 빠르게 줄고 혼자 사는 1인 가구와 핵가족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5년 한국에서 4대 이상이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은 6만1,953가구(2.5퍼센트), 그러나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대가족은 1만2,769가구(0.07퍼센트)로 크게 줄었다.
윤홍선 씨는 “자식이다 보니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며 “대가족을 꾸리게 된 게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와 떨어져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었고, 여기에서 태어나 아버지처럼 소를 기르며 살았다”고 덧붙였다. 아들인 태광 씨 역시 마찬가지다. 태광 씨는 아버지와 함께 젖소, 한우를 기르는 목장일을 하고 있다.
이들 가족은 오전 6시면 하루를 시작한다. 소들에게 여물을 먹이고 오전 8시에서 8시 30분 사이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정희를 등교시키는 일은 윤세옥 할아버지의 몫이다. 할아버지는 “손주들을 매일 볼 수 있는 게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위계보다 친구처럼… “시부모님 호칭은 아빠·엄마”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몰라요. 요새는 다 따로 살다 보니까 손주는커녕 자식들 얼굴 보고 살기가 힘들잖아요. 그런데 저는 매일 손자, 손녀 재롱을 보면서 사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우리 집안의 신조가 ‘우애’예요. 가족끼리 우애가 좋으면 그거야말로 정말 행복한 거 아닌가요?”
윤홍선 씨는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와 잠자는 손주들을 보는 시간이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하다. 그는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어 흐뭇하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내내 윤상, 정원 등 손주들은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무릎을 베고 누워 애교를 부렸다. 손주며느리인 임덕순 씨는 “우리집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과 달리 어른들을 어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집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가려 하지 않는다더라고요. 그런데 우리집 애들은 반대예요. 할머니, 할아버지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고요.
동네 어른들을 봐도 인사도 잘하고 해서 예쁨도 많이 받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예의범절도 배우게 되고요.”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생활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각자 가치관이 다르다 보니 아무래도 부딪칠 만한 요소가 많다”며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해 주고, 어울려 살면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규칙을 세우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홍선 씨 가족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이옥기 씨는 “식구들이 위계질서를 내세우기보다는 친구처럼 지내다 보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 씨는 시어머니를 ‘어머니’가 아닌 ‘엄마’라고 부른다. 손주며느리인 덕순 씨도 마찬가지다. 덕순 씨 역시 시‘ 아버지’ 시‘ 어머니’라는 호칭 대신 ‘아빠’ ‘엄마’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어른들이라 어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께서 친근하게 대해 주셔서 저도 편하게 대할 수가 있더라고요.”
윤홍선 씨는 “서로가 불편하면 함께 살기가 어렵다”며 “부드러운 가족 분위기가 대가족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일까? 윤홍선 씨는 “가족은 든든한 울타리”라고 말했다. 윤 씨의 대답에 다른 식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윤 씨는 “힘들고 어려울 때, 그리고 기쁠 때 가장 가까이에 있어주는 게 가족”이라며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어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글·김혜민 / 사진·전민규 기자 20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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