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00여 년 동안 뿔뿔이 흩어져 살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이후 살아남은 유대인들이 3년 만에 세운 나라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이후 짧은 기간에 경제부국으로 성장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투비아 이스라엘리(H. E. Tuvia Israeli)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건국 초기 자원이 없는 나라를 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 이스라엘 건국자들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이스라엘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현재의 이스라엘을 있게 했다는 말이다.
‘창업강국’ 이스라엘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스라엘은 인구도 적고 면적도 작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내수시장이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이웃국가들과 상업적 유대를 강화한다거나 수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여건이어서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동해야 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최첨단 기술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엄청난 투자를 해야 했습니다. 지난 20년간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R&D에 집행해온 나라입니다. 이스라엘이 세계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정부 부처를 신설해 창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어떤가요?
“이스라엘은 1990년대 초부터 창업정신을 장려하기 위한 지원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재능 있는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죠. ‘인큐베이터’라고 해서 사무공간까지 지원했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혹시 실패하더라도 단념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습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정부 보조를 받은 많은 창업 아이템이 전 세계 기업에 비싸게 팔리면서 계속 성장해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정부에서 보조했으나 10년 후에는 민영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는 새로운 형태의 창업을 장려하고 자원을 배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창업강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이스라엘에는 대기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중소기업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청년들은 이미 설립된 기업에 들어가기보다 그들만의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법안이 구비된데다 경제적 지원도 제공되니 많은 젊은이가 창업에 도전합니다. 군 복무기간에 정부가 나서서 재능 있는 인재를 발탁해 R&D 부문을 교육한다는 점도 특별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수석과학관(OCS)이 부처 창업과 R&D 정책을 총괄한다는데, 어떤 정책적 지원이 있습니까?
“수석과학관은 창업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을 총괄·감독하고 시행하는 직책입니다. 창업 회사들도 기초전단계, 기초단계, 개발단계 등 단계마다 다른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단계가 낮을수록 위험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수석과학관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죠. 수석과학관은 이스라엘과 외국 사이의 국제 R&D나 기술협정을 맺는 업무도 담당합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한국도 매우 성공적인 R&D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교육환경에서 창업국가 성공의 배경을 찾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후츠파(chutzpah)’라는 단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부정적 의미는 ‘순종적이지 못한, 어른들에게 말대답을 하는, 너무 많이 대담한’입니다. 긍정적 면은 ‘책임감이 강한, 자기 운명에 책임을 지는, 항상 더 나은 결과를 지향하는’이라는 뜻입니다.
‘후츠파’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군대에서도 상관이 부당한 지시를 했을 경우 당당히 맞설 수 있습니다. 그것이 타당한 주장이라면 해고하거나 해를 끼칠 사람은 없습니다. 이러한 대담성과 끊임없이 질문하는 점이 이스라엘의 교육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은 인구당 과학자가 세계 3위인 과학강국입니다.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과학자들은 안전한 길만 택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실험을 하고 새로운 현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학생들은 안전한 길만 택하지 않습니다. 궁금증을 숨기지 않으며 대담함도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 같습니다. 유대인은 성경에 나오는 민족입니다.
성경이 성문화돼 있기 때문에 읽기와 쓰기가 생활화돼 있습니다. 단순한 읽기 쓰기가 아니라 성경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공부였습니다. 여기서 나온 지혜를 모은 책이 <탈무드>입니다. 이런 점에서 유대인들은 교육이라는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스라엘 경제와 한국경제는 다릅니다. 이스라엘은 한국처럼 자동차나 기계 등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디어와 기술혁신을 특화했습니다. 따라서 양국은 경쟁하기보다 장점을 합쳐 서로를 완성시켜주어야 합니다.
한국은 제조업 강국입니다. 가장 작은 반도체부터 세계 최대의 선박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생산 인프라를 갖춘 나라입니다. 이스라엘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세계 최고수준의 벤처기업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양국이 서로 협력한다면 더 큰 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창업국가를 달성한 나라로서 이제 막 창조경제의 돛을 올린 한국에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반적으로 한국인들은 ‘남들이 하면 나도 한다’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할 때 당장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드는 시간과 비용을 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인들에게 조금 더 대담해지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정리·박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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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