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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탄소중개인’ 민간 자격증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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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업정보 사이트에서 ‘탄소 중개인’을 검색하면 연봉이 1억원 이상으로 나옵니다.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인력 대부분도 금융사·대기업·회계법인·컨설팅사에서 근무합니다.”

98만~150만원을 내고 강의를 들으면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해준다는 한 민간연구소가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글이다. 최근 1~2년 새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사(중개인) 양성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수강료는 월 100만원 수준. 다소 높은 편이지만 각광받는 전문 자격증이라는 말에 이미 900여 명이 이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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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자제를 부탁했다.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박은혜 사무관은 “국가 공인이 아닌 단순 민간 등록 자격증에 불과하다. 자격증 활용 수요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환경부는 탄소거래 중개 인력 양성에 대해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자격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탄소거래시장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에 시장원리를 적용해 시장 스스로 감축하도록 유도할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가 탄소배출권거래제다.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커지면 중개인력이 중요해진다는 것이 유엔 미래포럼이나 한국고용정보원 등의 전망이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세계적 추세다. 유럽연합(EU) 27개국과 뉴질랜드·스위스가 전국단위로, 미국·일본은 일부지역에 도입했다. 중국도 탄소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환경부에서는 2월 22일 배출권 거래 전담부서인 ‘배출권거래준비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온실가스배출권은 ‘일정기간 동안 일정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 배출권을 주식이나 채권처럼 매매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할당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했을 경우 줄어든 분량만큼 배출권을 팔 수 있고, 반대로 배출권을 구입해 정해진 양보다 온실가스를 더 배출할 수도 있다.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쪽이 적게 배출하는 쪽에서 배출 권리를 사는 구조다. 배출 허용량을 지키지 못하면 초과한 온실가스 1톤당 전년도 시장가격의 3배에 이르는 부과금을 내야 한다.

배출권거래준비기획단은 제도 정착을 위해 2014년까지 목표관리제 시행을 통해 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체계를 확립하고, 신뢰성 있는 배출량 통계를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말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6월에는 할당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민간의 탄소 중개 거래사 양성 과정에 대해서는 각 기관의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글·이채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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