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모든 채널을 열어놓고 직장을 알아보고 있어요. 곧 좋은 소식이 오리라고 기대합니다.”
김진희(41·전북 전주)씨의 목소리는 희망에 차 있었다. 김씨는 그간 힘들게 보낸 세월을 뒤로 하고 2013년부터는 새 인생을 살고자 한다. 그는 올해 아동교육분야 독서지도사에 도전할 예정이다. 창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재능과, 대학 시절 따놓은 사서 자격증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씨의 원래 직업은 간호사다. 그의 어머니는 딸에게 늘 “너는 봉사심이 많으니 간호사를 하라”고 독려했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김씨는 2006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전북 전주의 예수간호대학에 입학했다.
김씨는 2009년 대학을 졸업하면서 국가고시인 간호사 면허시험에 합격했다. 전주 예수병원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 해 규모가 작은 다른 병원에 들어갔지만 주사를 잘못 놨다고 해고당했다. 이후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일했는데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남자 환자들은 여자 환자는 물론 간호사에게도 성추행을 일삼았다. 이를 심각한 문제로 여긴 김씨는 동료간호사들에게 “애로사항을 잘 전달해 환경을 개선하자”고 주장했지만 허사였다.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며 병원 측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결국 그는 2012년 4월 노인요양병원을 그만두었다.
김씨는 딸 다섯인 집안의 맏이다. 김씨가 어렵사리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어머니 덕분이었다. 그런 어머니가 지난해 8월 갑자기 뇌경색으로 몸져누웠다. 예수병원에서 치료받다 지금은 재활병원에 입원해 있다. 김씨는 요즘 어머니 병간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나이가 찼음에도 결혼도 안 했고 직장도 없고 어머니도 모셔야 하고… 고민이 많아요. 주위 사람들은 대단하다, 심청이다 하고 치켜세우지만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고난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겠죠. 병원에서 보면 저보다 힘들고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요. 어머니 재활을 도우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습니다.”

꾸준히 공부하며 자격증 따 실력 갖춰
그는 올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한다. 간호대에 입학하기 전 그는 백제예술대학 출판편집학과에 입학해 편집디자인과 북디자인, 컴퓨터 출판 등을 배웠다. 1993년 광주산업디자인전람회에서 펜화 일러스트로 특선을 수상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국회도서관 비정규 계약직으로 사서 일을 하면서 도서 DB 구축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성균관대 사서교육원 39기로 졸업하면서 준사서 자격증도 땄다. 이후 전주대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해 2005년 졸업했다. 같은 해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는 사서 자격증인 정사서 2급을 땄다.
“경력은 짧지만 공부했던 것을 활용해 독서지도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방과후 아동지도사와 애니어그램(심리상담유형검사) 초급과정을 수료했지요.”
김씨는 지난해 ‘세이브 더 칠드런’이라는 아동권리교육기관에 합격했다. 직원교육까지 받았지만 어머니 병 간호 때문에 일할 수 없었다. 이제는 어머니 병세도 많이 호전되어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직장을 알아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북여성일자리센터에서 꾸준히 교육받고 있다.
“나를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죠. 취직하면 나이도 있으니 결혼도 생각 중이에요. 연이 닿는다면 목사님과 결혼하고 싶어요.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벅차오른답니다. 이 시대 재취업 희망여성들 모두 파이팅!”
글·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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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