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1

 

2문화중흥이 우리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새 정부가 내세운 첫번째 국정과제 ‘과학기술을 위한 창조산업 육성’도 사실 문화의 발전과 함께 할 때 가능해진다.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이 문화 발전의 기본 전제임을 감안하면, 창조산업의 육성도 문화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문화가 있는 곳에 창조가 있고, 문화가 없는 곳에 창조가 있을 수 없다.

르네상스는 15~16세기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피어난 문화의 대부흥기를 말한다. 그리스 시대에 발견된 인간의 가치와 로마 시대에 발견된 세계의 존재가 만남으로써 인류는 중세의 암흑기를 마감시키고 근대로 진입했다. 우리는 문화중흥을 위해 비록 간접 체험의 방식이지만 서구의 르네상스를 경험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중세봉건시대에서 현대사회로 바로 진입하는 역사상 유래가 없는 집약적 성장을 성취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이성적 사고와 과학적 논리가 시민사회에서 온축되는 근대화 과정을 겪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지금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기현상을 보인다. 르네상스 시대가 조형예술의 발전과 겹친 이유는 그 시대의 이성(원근법)과 과학(해부학)적 사고가 대중(작가)에게까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는 원근법의 이성주의와 해부학의 과학 정신이 결합된 창조의 화신이다.

19세기 프랑스 인상주의 운동은 현대적 사고의 출발점이고, 현대인인 우리는 모두 그 시대의 후손이다.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의 모습과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인상의 다양함을 통해 우리는 세상에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문화의 발전은 단순한 기술의 발견이나 국민소득의 급격한 상승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테네, 로마, 피렌체, 파리 그리고 뉴욕에서 목격했던 문화의 비약적 도약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발견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가치와 사고의 방법, 세계의 발견, 관점의 다양한 공존 그리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그것이다.

이제 우리도 인류를 위해 공헌할 때가 되었다. 우리 힘으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발견하여 문화중흥을 이룰 때가 운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우리 젊은이들이 빙판을 휩쓸고, 골프장의 그린을 주름잡고 있으며, 싸이는 흥겨운 말춤으로 세계를 한 번 들었다 놓았다. 한국 기업들이 만든 일류 제품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우리가 만든 문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 가운데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세계의 모든 이웃들과 함께 나눌 때 비로소 우리는 선진문화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오지 않을 문화중흥의 기회다. 우리 문화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발견하는 문화중흥의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