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탁탁탁”
베틀 돌아가는 소리에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운다. 아무것도 없던 틀 위에서 조금씩 천이 완성돼가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진다. 지난 5월 11일 충남 서천군 한산면 동자북마을에 엄마, 아빠의 손을 잡은 도시 아이들 20여 명이 모였다. 동자북마을은 한산세모시와 소곡주로 유명한 마을이다.
모시옷 자체가 생소한 어린 나이지만 지켜보는 눈길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이날 모인 아이들은 이곳에서 모시 잎 관찰부터 모시 째기, 모시 삼기, 베틀로 직물 짜기 등을 직접 체험했다.
손에 닿는 모든 게 배움인 나이, 자연을 담은 우리 전통 옷감의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한 아이들은 조금 더 성장한 듯 보였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04년부터 운영 중인 ‘가자! 1박2일 민속마을로 떠나요(이하 민속마을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이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민속마을 프로그램은 전통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짐에 따라 방학 기간 중 아이들이 전통생활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시범 운영하다 참가 가족과 지방자치단체의 호응을 얻어 2008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황경선 학예연구사는 “민속마을 프로그램은 도시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지역 마을을 방문해 민속문화 및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민속문화 체험뿐만 아니라 시골 생활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면서 서로 정을 나누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가족별로 마을 민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 집에서 아침밥을 함께 먹는다. 자연히 마을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 가운데 아이들은 시골 할머니집을 찾아온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마을 특성에 맞게 마련된 각종 체험 행사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기면서 아이들은 색다른 놀이를 발견하고, 부모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넉넉한 인심과 즐거운 체험 거리가 가득한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훈훈하고 따뜻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역시 예정된 10회 중 8번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제 남은 일정은 두 곳뿐이다.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마을은 함양의 대표적인 양반 마을로 성리학의 대가인 정여창 고택을 비롯해 100년이 넘는 크고 작은 고택 60여 채가 모여 있는 마을이다.
돌담길을 따라 마을 곳곳의 고택을 탐방하면서 마을의 보물을 찾아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전래놀이 체험장인 ‘다송헌’에서 다채로운 전래 놀이도구를 만나고, 놀이도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한옥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풍경과 느긋한 여유는 덤이다.
인천 강화군 내가면 용두레마을은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흘러 큰 인물이 많이 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가을 수확철을 맞아 ‘어린이 농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추수와 탈곡 등 농부의 땀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강화역사관과 인근 고인돌 유적지 등을 돌아보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글·장원석 기자 / 사진·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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