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수차례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궁금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부모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촘촘하게 설계한 돌봄시스템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 돌봄체계도 ‘천의무봉(天衣無縫)’ 수준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결이 시급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없다. 할 수 있는 정책을 모두 써서 국민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가부는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직장어린이집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또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제도를 모범적으로 시행하는 기업에 ‘가족친화인증’을 수여하고 있다.”

보육의 책임을 여성이 떠안고 있는 게 더 큰 문제 아닌가?
“좋은 지적이다. 여전히 육아와 가사노동은 대부분 여성의 몫이다. 일·가정 양립지원 제도, 보육지원 제도 등이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빠의 육아·가사 참여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빠들이 육아에 참여하는 기회가 늘수록 남성들의 인식이 많이 바뀔 것이다. 직장어린이집에 가보면 아이와 함께 출근하는 아빠들이 있다. 회사 식당에서 함께 아침을 먹고, 퇴근길에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는 아빠들이 많다. 제도만 잘 갖추면 인식을 바꾸는 건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톱다운 방식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5.7퍼센트, 경제활동 참여율은 55.2퍼센트로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매우 낮다. 양성평등을 실질적으로 이루려면 정부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그래야 민간이 따라온다. 공공부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중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4급 이상 관리직 여성 공무원을 지난해 9.3퍼센트에서 2017년 15퍼센트로 확대하고, 정부위원회의 여성 참여율 역시 2017년까지 40퍼센트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범죄의 친고죄 폐지가 60년 만에 이뤄졌다.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가능해졌다. 합의 강요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법 개정으로 당분간 성폭력 범죄 신고 건수가 늘어날 것이다. 그동안 신고율은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
성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어떤 점에 중점을 뒀나?
“크게 두 가지다. 성범죄에 대한 ‘엄단’과 인식을 바꾸기 위해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다. 우리 국민은 성폭력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친고죄 폐지와 함께 성범죄자가 술이나 약물에 취했다는 이유로 형량을 줄여주던 관행을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어린이·청소년 대상 강간범죄에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비율이 무려 45.1퍼센트나 됐는데, 이에 대한 법정형 하한을 5년에서 7년 이상으로 올려,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처벌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왜곡된 성 인식을 바로잡는 것도 시급하다.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기관이 6만7천여 개로 늘었다. 여가부는 올해부터 ‘성폭력 예방교육 지원기관’을 운영해 어린이·청소년, 성인, 노인 등 생애주기별 교육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개발·보급하고, 전문강사를 양성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예방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여가부는 피해자가 상담·의료·법률·수사 지원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전국에 31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 도움을 받은 피해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서비스 전문성에 대해서는 만족도(91.6퍼센트)가 높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있다. 피해자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올해 부산·인천 등에 3개소를 신설하는 등 매년 센터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6월 28일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가정폭력은 친밀한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진다. 가정폭력의 평균 지속기간은 11년 2개월이다. 그런데도 가정폭력을 가정 내 문제로 보는 인식이 강해 공적지원 체계 활용이 저조한 실정이다. 이번 대책은 가정폭력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규정하고, ‘피해자 지원’부터 ‘건강한 가족 회복’까지 돕는 입체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핵심 내용이 궁금하다.
“2012년 32.2퍼센트인 가정폭력 재범률을 2017년까지 25.7퍼센트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기존 학교에서 국가·지자체 등으로 확대하고, 기초 단위에 설치돼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활용해 건강한 가정 구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고, 가정폭력 행위자는 현행범으로 체포하며, 상습·흉기이용사범은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피해 가정의 회복을 위해 가족보호 시설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긴급 피난처가 먼 경우에는 병원 등과 연계해서 ‘임시 보호소’를 마련해 보다 촘촘한 보호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도 여가부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복지 지원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왜곡된 발언을 지켜보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 시절 독도 문제를 다뤄보니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자료’와 ‘고증’이었다. 이번에 출범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진상규명과 기념사업 추진 민관TF’는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보관·활용하기 위해 근대사학자, 한·일관계 전문가, 국가기록원, 민간활동가 등으로 구성됐다.
정말 중요한 것은 세계인이 관심을 갖고 심정적으로 우리를 지지해주는 것이다. 그 답은 문화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위안부와 관련해 만들어진 만화, 발레, 노래, 시집, 다큐멘터리 등 모든 문화 콘텐츠를 모아봤다.
또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화를 제작해 내년에 열리는 세계적인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출품하기로 했다.”
글·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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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